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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반도체 굴기...2020년 세계 생산량 20%"초기술 격차 빠르게 전개해야"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8.09.10  08:55:04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둘러싸고 다양한 이견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이 2020년 글로벌 반도체 생산량의 20%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를 산업의 쌀로 규정한 중국의 행보에 집중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10일 업계와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의 중국 반도체 생태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팹 생산 능력은 글로벌 기준 16% 수준이다. 2020년이면 20%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생산공장을 배치한 외국기업의 물량을 모두 더한 수치지만, 중국 반도체 굴기의 위협을 고려하면 심상치않다는 평가다. 중국은 현재 베이징과 시안 등 다양한 지역에서 합작법인을 불사하면서 반도체 팹 건설에 열을 올리고 있다.

   
▲ 오성홍기가 펄럭이고 있다. 출처=뉴시스

중국의 굴기..빛과 그림자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현실이다. 중국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8월7일(현지시각)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반도체 컨퍼런스를 통해 내년 32단 3D 낸드플래시 양산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아직 국내 업체들의 기술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YMTC가 내년 여세를 몰아 64단 양산까지 나서면 치킨게임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시장의 판이 변할 수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96단 3D 낸드플래시, SK하이닉스는 72단 3D 낸드 플래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나 2선공급 시장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정부는 향후 10년간 약 170조원을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며 자급률을 끌어 올린다는 복안이다. 국가IC산업 투자기금을 설립한 대목에도 집중할 필요가 있다.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중국 정부 차원의 국부펀드며, 초기 자금규모만 1200억위안, 지방정부 기금 및 사모기금이 600억위안에 달한다. 해당 펀드 자금 중 이미 칭화유니그룹에만 100억위안이 지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국영 반도체 기업인 XMC는 후베이성 우한에 총 27조원을 투자해 20만장의 웨이퍼를 생산할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중국 정부가 중부지역 굴기를 위한 13차 5개년(2016~2020년) 계획에 메모리 반도체 사업이 비중 있게 삽입된 것도 중요하다. 미국 마이크론(Micron Technology, Inc.)과 샌디스크(SanDisk Corporation) 인수에 실패했으나 움직이는 행보 자체가 역사로 여겨진다. 지난해 중국 반도체 분야의 인수합병 사례는 총 35건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2015년과 비교해 2배 증가한 수치다. 세계반도체장비재료협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중국 내에 적어도 26개의 반도체 공장이 들어선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외국기업에 대한 견제로도 이어진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D램 가격 담합 의혹을 조사했으며, 현지 언론도 일제히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가격을 담합했다'는 의혹을 쏟아낸 바 있다. 지난 6월에는 실제 액션에 나서기도 했다. 중국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물론 미국의 마이크론을 대상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 담합 조사를 벌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향후 3년간 중국 시안에 8조원을 투자하는 반도체 라인을 건설하고 SK하이닉스도 낸드플래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 우한에 클린룸 확장에 나서는 등 현지 투자가 빠르게 이어지고 있으나, 중국 당국은 여전히 경계의 눈초리만 보내고 있다. 중국이 가격 담합 의혹을 매개로 사실상 한국 반도체 업계를 압박하는 상황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중국의 반도체 기술력이 지나치게 포장됐다는 반론도 있다.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시장 자생력은 막대한 자금 투입이 무색할 정도로 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중국 D램 업계의 기대주인 허페이창신은 3월로 예정됐던 새로운 시제품 개발에 실패했고 그 마저도 25나노 공정에 머물러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17나노 공정이며 SK하이닉스는 18나노 공정이다. YMTC가 공언한 32단 3D 낸드플래시 기술도 업계 일각에서는 위협적으로 보지 않는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국내 인재들을 무차별 데려가려는 이유도, 허술한 자국 경쟁력을 보완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해석된다.

   
▲ 시진핑 국가 주석이 반도체 생산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아직은 한국 천하...그러나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수퍼 사이클이 이어지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 58조4800억원, 영업이익 14조8700억원을 기록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8000억원 증가했다. 2분기 반도체 매출은 21조9900억원, 영업이익 11조6100억원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SK하이닉스도 미소를 머금었다. 2분기 매출 10조3705억원, 영업이익 5조5739억원, 순이익 4조3285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사상 최대 분기 경영실적을 경신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반도체 1위 사업자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2위 인텔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며 1위의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됐다. 상반기 397억85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세를 보였다. 메모리 반도체인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면서 2위 인텔과의 격차를 더 벌렸다. 인텔은 올해 상반기 매출 325억85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13% 매출 증가세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중국이 버릴 수 없는 카드기도 하다. 한국무역협회와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수입액은 886억1700만달러(약 100조원)며 전년과 비교해 38.8% 증가했다. 반도체 자급율을 올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외부 의존도가 계속 높아지는 분위기다. 한국 다음으로는 대만이 197억300만달러, 일본이 57억5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중국 반도체 기술력이 생각보다 올라오지 않는 상태에서 한국 반도체 기업의 역량이 탄탄하고, 초기술 격차 트렌드가 강해지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러나 반도체 수퍼 사이클 주기에 대한 이견이 여전한 가운데 중국의 반도체 내수 시장이 점점 커지는 한편, 이를 무기로 삼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일본도 움직이고 있다. 일본 시스템 반도체 기업인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가 미국의 통신용 반도체 강자 설계업체인 IDT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지난 1일 "르네사스가 IDT 인수를 위해 막바지 조율에 나서고 있다"면서 "인수금액은 60억달러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한국의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는 아니지만 의미심장하게 봐야 할 대목이라는 말이 나온다. 한국 반도체의 미래는 중국의 거대한 내수시장을 냉정하게 활용하고, 일본의 시스템 중심의 전략도 감안해야 한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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