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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쌀로 만든 수제맥주 드셔보셨나요?농진청, 민간중기에 기술이전

[이코노믹리뷰=박성은 기자] 지난여름 내내 한 낮에는 40도를 웃도는 폭염으로, 밤에는 열대야로 하루하루가 참 고단했다. 고단한 하루의 갈증을 시원하게 적셔준 것은 바로 맥주. 특히 몇 년 전부터 이태원을 중심으로 알음알음 문을 열었던 수제맥주(Craft Beer) 가게가 이제는 동네 곳곳에 있을 정도로 흔해졌다. 대형마트는 물론 편의점에서도 별도의 수제맥주 코너가 마련됐고, 인터넷과 SNS에서 ‘수제맥주’를 검색하면 관련 정보와 뉴스, 사진들이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다. 또한 집에서 수제맥주를 직접 만들어 마시는 사람들도 꽤 있다.

   
▲ 몇 년 전만해도 이름도 낯설었던 수제맥주를 이제는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 쉽게 살 수 있고, 동네 곳곳에서도 수제맥주 가게를 흔히 볼 수 있다. 출처=vinepair


수제맥주는 청량한 ‘라거’와 풍미 깊은 ‘에일’로 구분

대기업이 아닌 개인이나 소규모 양조장이 자체 개발한 제조법에 따라 만든 맥주를 수제맥주라고 한다. 과일향이 나거나 홉의 진한 쓴맛이 나오는 등 제각기 독특한 풍미를 지녔는데, 맥주 제조자의 개성만큼 맛이 다양하다.

수제맥주는 크게 가볍고 청량한 라거(Lager)와 묵직하면서 풍미가 깊은 에일(Ale)로 구분할 수 있다. 맥주 효모가 맥주통 위에서 발효하는지(상면발효·Top Fermentation), 아니면 밑에서 발효하는지(하면발효·Bottom Fermentation)의 차이로 라거와 에일을 구분한다. 상면발효 맥주는 에일, 하면발효 맥주는 라거다. 에일맥주는 보통 진한 색상과 함께 맛이 묵직하다. 반면 라거맥주는 부드럽고 깔끔한 맛이며, 색상이 맑고 투명하다.

에일맥주는 포터(Porter)와 페일에일(Pale Ale), 스타우트(Stout), 바이젠(Weizen) 등이 있고, 라거맥주는 필스너(Pilsener)와 둥켈(Dunkel), 슈바르츠(Schwarz), 엑스포트(Export) 등이 속한다.

   
▲ 폭염과 열대야로 고통스러웠던 지난여름, 우리는 시원한 맥주로 하루의 고단함을 달랬다. 출처=marketing week

쌀 소비 촉진 목적 쌀맥주 제조기술 개발 지속

최근 농촌진흥청에서 국산 쌀 소비 촉진을 위해 쌀로 만든 수제맥주를 개발했다고 발표해 화제가 됐다. 특히 쌀 함량이 70%까지 높인 점은 주목할 만하다.

사실 쌀로 만든 맥주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5년 6월 국세청 기술연구소 전통술산업육성지원센터는 쌀을 주원료로 한 맥주 제조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특허 등록하고, 쌀맥주 시음회를 열기도 했다.

또한 2010년 경기도 김포시가 쌀을 주원료로 인삼을 감미한 ‘김포인삼쌀맥주’를 개발·판매한 적이 있고, 2014년 경기도농업기술원이 국내 에일맥주 제조업체인 세븐브로이맥주와 협약을 맺고 전통주 제조 기술을 응용한 쌀맥주를 선보이기도 했다.

전통주 업체로 유명한 배상면주가도 7년간의 연구 끝에 2015년 11월 맥주에 쌀을 첨가한 기존의 쌀맥주와 다른 오로지 쌀과 누룩만 활용한 쌀맥주 ‘R4’를 출시해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동남아와 중국, 일본 등지로 수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만 주세법 규정에 따라 쌀맥주 R4는 맥주가 아닌 청주로 분류됐다. 맥아가 전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 배상면주가가 2015년에 쌀과 누룩으로만 만든 쌀맥주 R4. 출처=배상면주가
   
▲ 왼쪽부터 일반 보리맥주, 50% 쌀맥주, 70% 쌀맥주. 출처=농촌진흥청

쌀 함량 70% 높인 쌀맥주 개발…몰트 가공기술이 핵심

이처럼 쌀맥주 개발에 대한 시도가 여러 번 있었던 가운데, 농진청은 국내 쌀 소비 촉진을 목적으로 당화가 잘되는 가공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해 쌀 함량을 70%까지 높은 쌀맥주를 개발했다. 당화란 녹말·섬유소와 같은 고분자량의 탄수화물을 분해해 당류와 포도당, 과당 등으로 변화시키는 반응을 의미한다.

기존에 쌀가루로 만든 쌀맥주는 전분 당화가 어려워 쌀 함량이 20~40% 수준이었다. 그러나 농진청은 발아한 벼를 싹트게 해 뜨거운 열로 건조시키고 뿌리를 제거하는 몰트(malt) 가공기술로 벼의 당화를 촉진한 것이 쌀 함량이 높은 쌀맥주 제조기술의 핵심이다.

벼가 발아하면 벼 자체의 당화효소가 만들어지면서 양조 적성이 우수해진다. 쉽게 말해 술을 만드는 효소의 움직임이 더욱 활발하다는 것. 농진청은 몰트 가공기술을 벼의 발아에 적용해, 가루가 되기 쉬운 정도를 나타내는 '파쇄성'을 기존 32%에서 46%까지 끌어올려 당화가 촉진되는 원리를 이용했다.

국내에서 육성한 벼 품종 ‘세오대’를 발아해 쌀 함량을 70%까지 끌어올린 농진청의 수제 쌀맥주는 최근 남녀 20~60대 이상 7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시음평가에서, 특히 20~30대 젊은 층에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진청의 70% 쌀 함량 수제맥주는 지난해 특허출원을 받은 상황이며, 민간업체에 기술이전까지 완료돼 조만간 상품화될 예정이다.

이점호 농진청 작물육종과장은 “국내 쌀 공급 과잉 상태에서 쌀 함량이 높은 맥주 가공기술이 쌀 소비촉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가공기술로 만든 쌀맥주가 국내 수제맥주 시장에도 큰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은 기자  |  parkse@econovill.com  |  승인 2018.09.09  10: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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