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고영훈 기자]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반도체 업황 악화 전망 보고서로 반도체주가 급락하고 있다. 국내 증권가도 반도체에 대해 전과 달라진 전망을 내놓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7일 D램 등 주요 반도체의 수요가 악화되고 있다는 보고서를 공표했다. 이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들이 하락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SK하이닉스는 전날 종가 대비 3200원(4.06%) 하락한 7만5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전날에 비해 1100원(2.39%) 하락한 4만5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 7일 주가 추이. 출처=네이버증권

모건스탠리는 D램 등 주요 반도체 수요가 최근 악화되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지난달에는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 전망을 주의 등급으로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PC, 모바일, 데이터 센터 수요가 최근 2주 동안 악화됐으며 재고가 실제로 쌓여 있다"면서  "3분기 반도체 가격이 더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미국 기술주들과 반도체 업종은 폭락했다. 

6일(현지시간)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0,1%(20.88포인트) 오른 2만5995.87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날보다 0.4%(10.55포인트) 내린 2878.0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9%(72.45포인트) 하락한 7922.73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증시는 투자자들이 중국에 대한 관세 발효 여부에 주목하면서 매물이 나왔다. 특히 그동안 상승을 주도한 대형 기술주와 바이오 업종이 부진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비용 증가 우려감을 표명한 여파로 하락세를 이어갔다"면서 "미국 법무장관이 이번 주 안에 인터넷 플랫폼 회사들에 대한 규제 가능성을 논의한다고 발표한 점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시장 조사업체 팩트셋은 2분기 IT 업종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2.5%나 급증했다고 발표했으나, 3분기에는 전년 대비 14.2%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이슈가 확대되면서 중국 내 사업 부진으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실적 둔화 우려감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NAND와 D램 가격 추이. 출처=유안타증권

노무라도 반도체 칩 주식에 대한 매수세가 약화됐다고 주장했다. 이 여파로 마이크론(-9.87%) 등 반도체 관련주가 급락하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67% 떨어졌다. KLA-텐코(KLA-Tencor) 최고재무관리자(CFO)는 '씨티 2018 글로벌 테크놀러지 컨퍼런스'에서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적다며 업황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자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급락했다.

페이스북(-2.78%)과 트위터(-5.87%), 알파벳(-1.26%)은 비용 증가 우려와 규제 강화 가능성이 제기돼 주가가 하락했다. 아마존(-1.83%)도 규제 강화 우려로, 애플(-1.66%)은 오는 12일 새로운 아이폰 발표를 앞두고 상승세를 이어왔으나, 이날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주가가 내려갔다. 반면, 넷플릭스(1.55%)는 RBC가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한 데 힘입어 상승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목표주가 하향

국내 증권가 역시 반도체 업황에 대해 예전과 달라진 전망을 내고 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 하향조정이 진행됐으며, 이는 낸드(NAND)에 이은 디램(DRAM)의 가격 둔화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고 연구원은 "NAND는 올해 3월, DRAM은 5월을 고점으로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했다.

OECD 복합경기선행지수와 WSTS 전년비 성장률. 출처=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5일 시장에서 반도체 업황의 참고 지표로 쓰이고 있는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의 월별 매출 증가율의 모양새가 일단 예상보다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의 전년비 성장률 그래프 모양이 나빠졌다는 사실은 투자자들 입장에선 달갑지 않은 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