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독일 베를린에서 지난달 31일부터 6일간의 일정으로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8이 5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이번 전시회의 특징은 주최 측과 업계가 예상한 대로 인공지능(AI), 스마트홈, 8K TV였다.

공기가 돼버린 인공지능

특히 AI는 마치 공기처럼 이번 전시회장 어디를 돌아다녀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인공지능이 적용된 제품이 각각의 부스에서 강조됐고, 인공지능 혹은 사물인터넷(IoT)이 탑재된 가전제품은 거의 대부분의 가전 업체가 전시했다고 해도 무방하다.

음성인식 인공지능 플랫폼인 구글 어시스턴트와 아마존의 알렉사는 이제 가전회사들의 필수품이 됐다. 구글은 이번 전시회에 따로 부스를 만들어 구글 어시스턴트가 적용된 IoT 플랫폼인 ‘안드로이드 싱스’를 적극 홍보했다. 아마존도 알렉사가 적용된 여러 기기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원통형 공간을 만들어 알렉사를 알렸다.

특히 구글은 방진복이 연상되는 복장을 한 사람들이 구글 어시스턴트가 적용된 제품이 있는 곳에 배치해 작은 배지를 주면서 홍보를 강화했다. 가전제품을 직접 만들지 않더라도 자사의 인공지능이 탑재된 제품이 많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린 것이다. 아마존도 부스에 얼마나 많은 전시회 참가 회사들이 자사의 알렉사를 탑재하고 있는지를 알리는 표를 만들어 자신감을 뽐냈다.

삼성전자는 자체 인공지능 음성인식 ‘빅스비’가 탑재된 가전제품을 선뵀다. LG전자는 자사의 인공지능 ‘씽큐’에 더해 구글 어시스턴트, 알렉사까지 탑재된 제품들을 전시했다. 삼성전자는 빅스비를 자사의 다양한 제품군에 적용해 인공지능과 디바이스 양쪽 모두에서 글로벌 선도 기업이 되겠다는 속내를 보여줬다. LG전자는 개방형 정책으로 자사의 인공지능에 더해 외부 인공지능 플랫폼까지 탑재해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스마트홈과 8K TV...로봇까지

중국 화웨이도 전용 스마트홈 플랫폼인 하이링크(HiLink)가 탑재된 인공지능 스피커와 스마트홈 관련 제품들을 선뵀다. 인공지능 스피커는 아마존의 알렉사로 구동돼 하이링크로 연결된 화웨이의 스마트홈 제품들을 컨트롤할 수 있게 했다. 스마트홈 관련 제품이 집중 전시된 6홀에도 아마존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와 연동된다는 것을 강조한 제품이 많았다.

인공지능을 탑재하진 않았지만 와이파이(Wi-Fi) 탑재 등 IoT 기능이 있는 스마트홈도 인공지능이 적용된 스마트홈과 함께 주목을 받았다. 인공지능을 적용한 스마트홈은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장 돋보였고, 지멘스, 보쉬, 밀레 등도 일부 제품에 IoT 기능을 넣은 제품을 선뵀다. 하이얼, 하이센스, 스카이워스와 같은 중국 기업도 스마트홈 부스를 만들었다. 중국 업체인 TCL도 자사의 인공지능과 아마존 알렉사가 적용된 스마트홈 체험 부스를 선뵀다.

8K TV도 이번 전시회의 하이라이트였다. 8K TV는 풀HD 대비 16배, 4K 대비 4배 더 많은 화소를 적용한 TV를 뜻한다. 삼성전자는 QLED 8K TV를 공개했다. 65형, 75형, 82형, 85형 등 초대형 라인업의 8K TV로 프리미엄 TV 시장의 판도를 바꾼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목표다. 특히 이 제품은 인공지능이 적용돼 SD급의 저화질 영상을 고화질로 변화시켜 주는 ‘업스케일’ 기능으로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LG전자도 88인치 올레드(OLED) 8K TV를 공개했다. 3300만개의 자발광 화소가 만들어 내는 선명한 8K 화질로 관람객을 유혹했다. 8K TV시장은 올해 6만대 정도지만 2022년에는 53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해외 업체들도 8K TV를 선뵀다. TCL, 창홍, 샤프 등 중화권 업체들도 각각 8K TV를 IFA 2018에 내놨다.

이 밖에도 스타트업과 중소형 업체들을 소개하는 부스인 ‘IFA 넥스트(IFA NEXT)’에서도 유비테크, 누와 등의 중화권 업체들이 자사의 로봇을 전시해 관람객의 이목을 끌었다. 누와는 어린이들을 타깃으로 만든 교육용 로봇에 직접 개발한 인공지능을 탑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