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국내 화학연구진이 스마트폰, PC, 전기자동차 등에 필수로 쓰이는 인조흑연의 원료 ‘피치’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5일 임지선 박사 연구팀이 '피치'를 석유 잔사유(원유 정제 후 남은 부산물)에서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석유화학 전문기업 동양환경에 기술을 이전했다고 밝혔다.

인조흑연은 우수한 전기와 열전도성을 지녀 스마트폰, TV, PC의 이차전지 음극재, 방열부품으로 널리 쓰인다. 음극재는 이차전지를 구성하는 4대 소재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중 하나이다.

▲ 인조흑연의 원료인 '피치'의 활용범위. 출처=한국화학연구원

인조흑연을 만들기 위해서는 '피치'라는 원료가 필요한데, 석유화학 공정의 부산물과 찌꺼기로부터 섭씨 200~500도의 열처리 후 제조가 가능하다.

피치를 만드는 기술은 지금까지 미국, 일본, 독일 등 일부 선진국에만 있었다. 우리나라는 석유화학 분야 세계 3~5위의 강국임에도 공정 부산물 활용기술이 없어 대부분 저급연료로 사용했다. 국내에서 제조에 필요한 피치와 인조흑연은 수입에 의존해왔고 인조흑연은 수입 단일품 중 가장 많은 규모로 해외에서 들여오고 있다.

연구팀은 동양환경에 구축된 원료 공정을 기반으로 400∼600도의 열과 전기를 공급하고, 중합공정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맞춤형 공정기술을 구축했다. 이곳에서 생산될 피치는 수율이 높고 가격이 저렴해 수입산을 대체할 수 있다. 또 기업이 서산의 석유화학 공단 부지에 있어 공단에서 발생하는 석유화학공정 찌꺼기를 바로 가져올 수 있어 운송비도 절감된다.

기술을 이전받은 동양환경은 자체 제조한 피치를 인조흑연 제조 원료로 국내에서 활용하거나 수출할 계획이다.

임지선 한국화학연구원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피치 제조기술과 현재 연구 중인 인조흑연 제조기술로 인조흑연의 국내 생산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자원 확보와 수입 대체로 사회·경제 효과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