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왜 손흥민은 되고 방탄소년단은 안 돼요?”

최근 아시안게임에서 국가대표 축구팀이 금메달을 거머쥐면서 한 선수가 군면제를 받자 병역 특례 논란이 다시 불거져 시끄럽다. 이번엔 혜택을 줘서가 아니라 왜 이 선수는 주고 다른 사람은 주지 않느냐는 억지 같은 주장을 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45년 전 도입된 예술체육 분야 병역특례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병역법 제33조는 올림픽에서 3위 이내 또는 아시안게임 1위, 국제경연대회 입상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병역 혜택을 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국제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 국위를 선양한 운동선수나 예술인에게 향후 성과에 대한 기대와 격려 차원에서 병역을 면제한다.

문제는 ‘국위 선양’이다. 방탄소년단(BTS)은 미국의 권위 있는 음악 차트 ‘빌보드 차트’에서 석 달 새 두 번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랐다. 이 같은 놀라운 성과에 청와대는 “계속해서 놀라운 기록을 세우며 우리 문화를 알리고 있는 방탄소년단”이라며 축하의 뜻을 전했다. 이낙연 총리도 “1년에 두 번 빌보드 1위에 오른 가수는 비틀즈, 앨비스 프레슬리, 프랭크 시나트라 등 슈퍼스타뿐”이라고 극찬했다.

지난 5일 기준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BTS 병역특례를 주라는 청원이 수십 건 올라왔다. 올림픽 금메달 못지않은 성과를 올렸으니 병역 혜택을 주는 게 마땅하다는 주장이다. 언뜻 보면 ‘아이돌 팬덤’들의 철없는 요구 같지만 병역특례 제도의 허점을 정확히 짚었다. 문제는 ‘형평성’이다.

야구선수 박찬호, 추신수, 축구선수 박지성, 피아니스트 조성진 등이 병역특례의 덕을 봤다.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았다. 물론 잡음도 있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축구 동메달을 땄을 때 ‘4분 병역 면제’가 화제였다. 4분을 뛰고 병역 특례를 받은 선수 때문이었다.

대안으로 ‘병역 특례 마일리지’ 방안이 제기됐다. 한 번 메달을 딴 것만을 근거로 할 게 아니라 꾸준히 국위를 선양해 쌓은 포인트가 일정 점수를 넘었을 때 혜택을 주자는 것이다. 이 방식이 대중문화 분야에까지 적용되면 빌보드 차트 붙박이 방탄소년단도 특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축소론도 비등하고 있다. 병역 자원이 줄고 있다는 게 이유다. 국민 전체에 대한 형평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도 이유다.

아시안게임 야구는 논란에 불을 지폈고 방탄소년단 청원 등은 논란의 화염에 기름을 퍼부었다. 관련 부처 중 하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전담팀을 꾸리고 활동에 들어갔다. 스포츠와 문화 예술계에서 발군의 능력을 보이는 인재가 특례를 받아 역량을 지속해서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일리가 있다. 그렇더라도 국민들이 수긍할 만한 형평성과 합리성을 전제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크다는 점을 정부는 알아야 한다. 이번을 계기로 시대에 맞게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