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수진 기자] 이야기의 시작은 19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성 권익과 평등이 화두로 떠오른 이때, 시계 분야에서도 여성 시계에 관한 혁신이 시작했다. 이전에도 여성들이 소장한 아름다운 회중시계가 있었지만 여성을 위한 손목시계가 본격 발전한 것은 20세기 초반이다.

여성 시계가 대중적인 상품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여성이 손목시계를 내려다보는 행위는 "지루하거나 관심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여 무례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에 오메가는 ‘시크릿 주얼리 워치’를 만들기 시작했다. 겉보기엔 팔찌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 자그마한 시계를 숨기고 있는 제품이었다. 많은 여성들이 오메가의 주얼리 워치에 열광했고 오메가는 이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유행에 맞춰 다양한 여성 시계를 선보였다.

▲ 1940년(왼쪽), 1946년(가운데)에 제작된 주얼리 워치와 1955년 생산된 레이디매틱. 출처=오메가
▲ 오메가의 1900년대(왼쪽), 1920년대 여성 시계 광고. 출처=오메가

오메가의 자료에 따르면 1894년부터 1935년까지 오메가가 출시한 고급 무브먼트 제품 중 35%가량이 여성 시계였다. 이는 여성 시계 시장의 가능성과 중요성을 일찍부터 알아봤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 오메가는 직장, 가정, 여가 생활 등 여성들의 다채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시계 광고를 제작했고 1950년대엔 마릴린 먼로와 오드리 햅번이 등장하는 대형 스크린 광고를 선보였다. 

1950년대에 들어 오메가는 여성 시계에 더욱 힘을 쏟았다. 1951년 오메가 광고 카피가 좋은 예다. “모든 면에서 남성만큼 바쁘고 활동적인 삶을 영위하는 그녀에게는 품격 있는 시계가 필요하다”. 오메가는 1955년 레이디매틱을 출시했다. 레이디매틱은 당시 세계에서 가장 작은 크로노미터 인증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탑재한 시계였다. 첨단 기술과 아름다운 디자인이 조화를 이룬 레이디매틱은 다른 시계에서 찾아볼 수 없는 매력으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 1996년 오메가 워크샵에 방문한 신디 크로포드. 출처=오메가

오메가의 스타들은 계속 등장했다. 1960년대, 1970년대엔 유명 디자이너들과 함께 실험적인 시도와 디자인, 컬러, 창의성이 어우러진 시계들을 선보이며 시선을 사로잡았고 1995년엔 유명 모델 신디 크로포드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2005년엔 할리우드 배우 니콜 키드먼이 오메가 홍보대사로 합류했다. 신디 크로포드와 니콜 키드먼은 지금까지도 오메가 홍보대사로 활약하고 있다.

시대를 막론하고 오메가는 여성들의 변화하는 취향에 발맞춰 함께 걸어왔다. 여성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 시대에 오메가는 여성 시계 시장의 최전선에서 뛰고 있다. 오메가는 업계 최고 수준의 매뉴팩처에서 정교하고 아름다운 여성 시계를 제작하고 있다. 어떤 경우엔 남성 시계를 만들 때보다 훨씬 더 섬세한 장인 기술이 요구된다.

▲ 2016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그녀의 시간(Her Time)' 전시장 전경. 출처=오메가

오메가는 또한 2015년부터 해마다 ‘그녀의 시간(Her Time)’ 전시를 열고 있다. 오메가 여성 시계 100년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로, 빈티지 시계와 오래전 오메가 여성 시계 광고 캠페인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2015년 밀라노를 시작으로 모스크바, 상하이, 시드니, 파리, 뉴욕에 이어 올해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오메가의 ‘그녀의 시간(Her Time)’ 전시가 열렸다.

▲ ‘그녀의 시간(Her Time)’ 전시가 열리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르모르 궁. 출처=오메가
▲ ‘그녀의 시간(Her Time)’ 상트페테르부르크 전시장 전경. 출처=오메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각)엔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기는 마르모르 궁에서 오프닝 파티가 진행됐다. 니콜 키드먼을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모인 유명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칵테일파티와 디너파티가 이어졌다. 레이날드 애슐리만 오메가 대표이사는 니콜 키드먼을 맞이하며 “100년 전 오메가의 워치메이커들이 여성 시계를 처음 제작한 당시 머릿속에 그린 여성은 니콜 그 자체다. 재능 있고 매력적이며 위트 있고 독립적이다”고 극찬했다. 

▲ 니콜 키드먼(좌)과 레이날드 애슐리만 오메가 대표이사. 출처=오메가

니콜 키드먼은 “이번 전시에 진열된 시계들이 모두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는 건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오메가가 단지 아름다운 장식품이 아닌 여성을 존중하는 마음에서 여성 시계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내가 오메가 시계를 더욱 특별하게 생각하는 이유다”고 화답했다.

▲ 오메가의 빈티지 여성 시계가 전시돼있다. 출처=오메가
▲ 유리 돔 안에 전시된 오메가의 여성 시계들. 출처=오메가

이번 전시에는 1900년대 초반의 여성용 회중시계부터 1950년대 출시한 레이디매틱, 최신 컬렉션까지 오메가 여성 시계의 변화를 보여준다. 2018년 신제품인 트레저 워치는 물론이고 씨마스터 아쿠아테라와 같은 인기 모델도 확인할 수 있다. 화강암과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마르모르 궁은 전시에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더해주며 오메가의 여성 시계를 돋보이게 하는 단단한 배경이 되어준다. ‘그녀의 시간(Her Time)’ 상트페테르부르크 전시는 오는 9월 12일까지 열린다. 현장에 직접 가지 못하는 시계 애호가들은 기사 속 따끈따끈한 현장 사진과 영상으로 아쉬움을 달래보자.

▶ ‘그녀의 시간(Her Time)’ 상트페테르부르크 전시 오프닝 파티 영상 & 사진

▲ ‘그녀의 시간(Her Time)’ 상트페테르부르크 전시장 입구. 출처=오메가
▲ 반짝이는 금빛으로 가득한 전시장. 출처=오메가
▲ 지난달 28일(현지시각) 마르모르 궁에서 오프닝 파티가 열렸다. 출처=오메가
▲ '그녀의 시간(Her Time)' 상트페테르부르크 전시 오프닝 디너 파티 전경. 출처=오메가
▲ 호화로운 궁 안에서 디너 파티가 열리고 있다. 출처=오메가
▲ 서버들이 손님들에게 음식을 서빙하고 있다. 출처=오메가
▲ '그녀의 시간(Her Time)' 상트페테르부르크 전시 오프닝 파티. 출처=오메가

▶ 지구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계 집결지 [타임피스 아시아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