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은 그 가능성에서 실제 활용 범위가 무한하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Gartner)에 의하면 블록체인 산업의 부가가치가 2025년 1760억달러, 2030년까지 3조1000억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컨설팅 회사인 딜로이트는 50개 이상의 블록체인 사용사례를 분석한 결과 블록체인이 “금융, 제조 및 소비재 산업 전반에 걸친 운영 표준이 될 것”이며 “향후 5년은 기업들이 블록체인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는 전환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기업들의 전략적 목표가 블록체인 투자를 보증하는지 평가해야 하며,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는 기업들의 경우 “뒤처질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에서는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에 대해 아직 법적인 규정이 만들어지지 않아 일반인들이 블록체인의 기술이 향후 실생활에 미칠 변화를 상상하거나 체감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리고 또 하나, 한국에서는 모든 블록체인이 ICO(ICO, Initial Coin Offering)을 통해서만 블록체인 기술 개발과 운용 자금을 모집해야만 하는 것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다. 기존의 사업에 기술로서 블록체인의 활용이 가능하며, 반드시 코인(Coin)의 형태가 아니라 토큰(Token)의 형태로도 활용되어 법정화폐인 원화와 보완도 가능하다. 마치 예전 우리가 버스를 탑승하려면 버스 토큰이 있어야 했던 것과 같은 개념이다. 블록체인 기술이 가장 활발하게 적용되는 분야는 금융이나 다른 분야에도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비트코인(Bitcoin)의 기반 기술로 잘 알려진 블록체인이 전체 산업을 근본적으로 변형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다. 비트코인은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가명의 사람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직후에 백서 ‘Bitcoin: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를 공개하면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제3자를 배제하고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개인과 개인 간의 거래와 그 정보를 함께 검증 및 기록하는 시스템이며, 이 코인은 중앙은행이 보증하는 법정화폐와는 달리 중앙집권적 통제와 관리 기구가 없는 분산원장 시스템에 존재한다. 비트코인은 ‘새로운 지불시스템’이자 완전히 ‘암호화폐를 가능하게 하는 합의 네트워크’다. 비트코인은 이미 상당히 많은 국가에서 해외 결제 및 송금에도 활용되고 있다.

제2세대 블록체인 기술로 대변되는 비탈릭 부테린이 고안한 이더리움은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 분야에서는 새로운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스마트 계약은 거래 규칙을 자동으로 확인하고 거래를 확인 및 처리하며, 경우에 따라 거래 당사자의 의무를 자체 집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유형의 자동화된 블록체인 기술은 생산성을 크게 높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기술이다.

상품의 이력을 확인하는 것도 기존의 시스템으로도 이미 가능했지만, 이 또한 중간에 정보의 위조에 대한 위협이 존재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로 모조품을 식별하고 방지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영구 불변 원장이므로 자산 소유권 체인을 쉽게 식별하고 추적할 수 있다. 블록체인에 일련번호 또는 기타 제품 신원 정보를 저장하면 제조업체, 유통 업체, 소매 업체 및 소비자의 모든 당사자가 해당 품목의 이력과 진품을 확인할 수 있다. 블록베리파이(Blockverify)라는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해 위조품을 식별하고 제품의 복제를 방지하고, 회사에서 제품을 확인하고 공급망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위조방지 조치를 강화한다. 세계 최대의 다이아몬드 생산업체인 De Beers는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해 등록된 모든 다이아몬드에 대해 불변의 영구적인 디지털 기록을 작성하고 진품 다이아몬드를 증명해 모조품을 줄인다.

공급망 개선에도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생산 구성요소와 프로세스를 확인하고 해당 정보를 블록체인에 저장함으로써 원재료에서 완제품까지 공급체인을 모니터링 및 최적화할 수 있다. 한국의 삼성SDS도 넥스트 레저라는 기술로 공급망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해 실사용 케이스에 적용 중이다. 월마트(Walmart)는 블록체인을 사용해 직원이 매장의 앱에서 과일과 같은 제품을 스캔하고 생산에서 매장까지의 모든 단계에서 이를 추적할 수 있다. 세계 최대의 해운회사인 머스크는 블록체인을 사용해 화물선을 모니터링하고 브리티쉬항공은 블록체인을 사용해 사이트, 앱 및 공항 디스플레이에서 공유하는 정보가 최신이고 정확하도록 보장한다. 국제 항공 특송 회사 페덱스(FedEX)의 CEO는 블록체인을 ‘전 세계 공급망을 완전히 바꿀 차기 분야’라고 단언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소프트웨어 회사 오라클(Oracle) 역시 이번 달에 제약 회사의 공급망 관리에 적합한 블록체인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영국은 2016년 국가 차원의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선언했다. 민간 기업과 협력해 투표 시스템, 에너지 산업 활성화, 주요 사회기반시설을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일까지 다양한 공공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영국은 복지수당 지급 시스템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연간 5조원 부정수급을 방지했다.

매년 약 238조8000억원의 세금을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복지수당으로 지급한다. 연간 약 5조 349억원이 부정수급과 행정 실수 등으로 인해 새고 있었다. 수급자의 지출 내역을 정부가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다면 부정수급을 쉽게 걸러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IT 스타트업 ‘고브코인’(GovCoin)과 POC를 했다. 수급자 24명은 6개월간 고브코인에서 개발한 블록체인 기반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만 수당을 지급받고 사용해야 했다. 고브코인은 실험 참여자들의 수당 지출 내역을 암호화해 여러 서버에 분산 저장했고 쉽게 조작할 수 없도록 했다. 이렇게 저장된 정보를 활용해 수당을 부적절한 곳에 소비하는 부정수급자를 걸러낼 수 있었고, 신청이나 지급 과정에서 벌어지는 실수를 쉽게 포착해 시정할 수 있었다. 애플리케이션이 일종의 계좌 역할을 한 셈이라 은행 등에 지급되는 중간비용을 절약하는 의외의 수확도 거둘 수 있었다. 은행 계좌 개설에 어려움을 겪는 대다수 수급자들이 고브코인을 활용해 수당을 체계적으로 운용할 수 있었다고 밝힌 것이다. 블록체인 기반 가상화폐로 복지수당을 지급하는 방식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기술 개발을 고려 중이다.

BIS의 보고서 ‘자동차시장에서의 블록체인 영향 평가와 산업동향 및 애플리케이션 분석, 2018-2026’에 따르면, 자동차 블록체인 시장의 매출 규모는 2026년 1조7600억원 규모로 예상하고 있다. 예상 연평균 성장률도 65.80%로 추정됐다. 일본의 토요타(Toyota) 북미 법인 산하 토요타연구소는 지난해 MIT미디어랩 등과 제휴를 맺고 자율주행차 개발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프랑스 자동차회사인 르노는 블록체인 플랫폼 비체인을 도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제조공정 단계부터 정보를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기록하고, 이후 유지·보수 등이 진행될 때 해당 정보를 활용해 이력을 추적한다. 서울시도 차량의 이력 시스템과 주행거리, 사고 정보 등의 데이터를 블록체인으로 관리하며 이를 통해 중고차 구매 시 자동차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려 한다.

‘제2의 인터넷 혁명’이라는 블록체인은 모든 거래의 장부의 사본이 해당 거래에 참여한 여러 사람이 나눠서 보유해 위조·변조가 어렵고 해킹을 막을 수 있고, 위조하려면 여러 사람이 나눠 가진 정보를 모두 바꿔야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