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전자상거래 시장의 급속한 확대 속에서도 오프라인 전통 유통채널의 대표 ‘방문판매(이하 방판)’는 오히려 인기를 얻고 있다. 방판 채널을 대변하는 47년 전통의 ‘야쿠르트 아줌마’는 전동카트, 모바일 앱을 통한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채널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상품군 확대로 매력적인 유통채널로 진화하고 있다. ‘정(情) 마케팅’, ‘스킨십 마케팅’이 비대면 전자상거래를 극복하는 모습이다.

한국야쿠르트에는 최근 다양한 식품회사들로부터 ‘저희 제품 좀 팔아줄 수 있을까요?’라는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고 한다. 2014년 냉장고를 탑재한 전기차 ‘코코’와 모바일 앱 도입으로 신선 제품을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전달받을 수 있는 편리한 신(新)유통채널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오리온이 만들고 한국야쿠르트가 배달 서비스를 맡은 ‘마켓오 디저트’는 지난해 기준 판매 5개월 만에 누적 8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베이커리 전문점의 인기 디저트가 일평균 약 3000개가 팔린다. 이 점을 감안하면 하루 평균 5000개 넘게 팔리는 마켓오 디저트는 엄청난 판매기록을 세운 셈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냉장 디저트의 성격상 유통기한 제한이 있어 많이 팔기 어렵다”면서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해 사전주문을 받아 재고 부담 없이 많이 팔 수 있어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3월 출시된 ‘콜드브루 바이바빈스키(이하 콜드브루)’는 야쿠르트 아줌마들을 통해 7~8월에 하루 평균 10만잔이 팔렸고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 1600만잔을 기록했다.

끼리치즈는 지난해 2월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만 판매하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5월 전국 판매를 시작했다. 끼리치즈는 품절대란을 일으키는 등 지난해 누적판매 개수는 500만개, 매출 250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야쿠르트 측은 전기차 도입으로 오랜 시간 유지하는 ‘신선함’과 방판 아줌마들의 ‘직접 전달’이라는 편리함이 전자상거래의 신속함과 비대면을 제압한 결과로 풀이한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7월 신선함에 초점을 두고 주문 후 요리하는 콘셉트의 ‘잇츠 온’ 가정간편식 브랜드를 출시했다. 국, 탕, 찌개, 반찬, 요리 등 총 80여종으로 구성된 잇츠 온은 지난해에만 100억원이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11월에는 요리 시 필요한 식재료를 미리 손질해 구성한 ‘밀키트(Meal Kit)’ 제품도 출시하며 신선식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시작한 간편식 정기배송은 한 달 만에 무려 1만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서울시 용산구에서 야쿠르트 방문판매를 하는 A씨(42, 여)는 “우리는 배달이 아닌 전달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데, 고객이 직접 소통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신뢰감을 갖고 이용 방법을 설명서로 읽는 것보다 직접 듣는 것을 더 선호한다”면서 “그러다 보니 고객과의 유대도 끈끈해져 장기고객으로 발전하게 된다”고 자평했다.

야쿠르트 아줌마들이 타고 다니는 전기차 코코는 둥글둥글한 외형이 이름만큼이나 귀엽다. 코코가 지나다닐 때마다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 다가오는 손님이 늘고 고객 접점 또한 좋아졌다. 서울시 용산구에서 직장을 다니는 김신정(27, 여) 씨는 “귀여워서 다가왔다가 냉장고 가득 들어 있는 요구르트를 보니 사지 않을 수가 없다”면서 “물론 편의점이나 마트에서도 비슷한 제품을 살 수 있지만, 야쿠르트 아줌마는 직접 제품 설명도 해주고 필요한 제품을 추천해주니 더 좋다”고 말했다.

1969년 설립된 한국야쿠르트는 매출의 90% 이상이 방문판매에서 나오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의 방문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야쿠르트 아줌마’들은 설립 초기 수레에 아이스박스를 실어 제품을 배송했다. 이후 1990년 후반에 전동카트가 도입됐고, 2014년 냉장고를 탑재한 전기차 ‘코코’가 제작돼 보급됐다. 전국에 방문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야쿠르트 아줌마’는 1만3000여명이다. 한국아쿠르트는 코코 1만대 보급을 목표로 8000여대를 보급했다. 지난해 2월 경기 용인시에 1만1109㎡ 규모의 신갈통합물류센터를 신축해 물류센터에서 전기차 도입까지 신선한 제품을 빠르게 배달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야쿠르트 아줌마의 방판 채널은 신선함이 강점”이라면서 “가정을 직접 방문하고 고객과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 마케팅, 스킨십 마케팅과 간편식이 만나 좋은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