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덕강일택지지구 필지 위치도. 출처=SH서울주택도시공사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당·정·청이 일제히 주택공급 확대를 언급하면서 서울 수도권 도심 신규주택 공급카드로 고덕강일지구가 떠오르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3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정부가 여러 번 부동산 규제정책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며 “여러 대책을 강구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공급을 크게 확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하성 정책실장 역시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신혼부부를 비롯해 중산층·서민 중에서 실수요자들이 필요로 하는 주택의 경우 서울을 포함해 수도권에 공급을 늘릴 것을 고려 중이다”라고 말했다.

지금껏 부동산 규제카드 일변도를 걸어온 김현미 장관 역시 이날 저녁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도심 개발이라든가 정비 사업을 할 때 규제를 조금 완화해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장비를 준비 중이다”라고 언급했다.

이처럼 당·정·청이 주택공급 확대로 노선을 변경한 데에는 계속된 부동산 시장 규제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집값 상승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 ‘8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8월 서울 집값 상승률은 0.63%로 전월(0.32%) 대비 2배 가까이 올랐다.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45% 올랐다. 이는 감정원이 아파트 시세 조사를 시작한 지난 2012년 5월 이후 주간 상승률로는 6년 3개월 만에 최고치다.

앞서 정부는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연일 압박을 가했다.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시행, 안전진단 요건 강화, 투기·투기과열지구 추가 지정, 집값 급등지역 공시가격 인상 등이 전방위적으로 쏟아졌다.

그러나 규제에도 잡지 못한 서울 집값에 정부는 결국 공급카드를 내밀었다. 국토부는 지난달 27일 수도권에 14개 이상의 신규 공공택지를 추가로 공급하기로 밝히기도 했다. 앞서 지난 7월 5일 수도권에 신혼희망타운 30곳을 마련하겠다는 정부 계획에 이어, 8.27 대책에서 언급된 14곳까지 총 44곳 이상이 수도권 신규 공공택지로 공급된다.

업계에서는 이미 택지가 부족한 수도권 지역에서 44곳 이상을 신규 택지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그린벨트 해제가 논의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정책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당장 공급될 수 있는 토지 위주로 공급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 중 업계에서 많이 언급되고 있는 곳 중의 하나가 바로 고덕강일지구다. 고덕강일지구는 서울의 마지막 대규모 택지개발지구로 보금자리 개발 계획에 따라 1만여가구가 조성될 사업지로 임대 5255가구, 공공분양 314가구, 민간공급 2103가구가 순차적으로 공급된다. SH공사는 고덕강일지구 내 1블록(4만8434㎡), 3블록(5만1845㎡), 5블록(4만8230㎡), 10블록(3만5321㎡) 총 18만3830㎡를 지난 3월 민간에 매각하기로 계획을 세웠지만 잠정 보류 중이다. 이들 네 개 블록은 모두 공공주택용지로 한때 건설사들의 관심이 쏠렸지만 6개월째 매물로 나오지 않고 있다. 서울고덕강일지구는 총 1,2,3지구로 구성되며 1지구 1~2블록, 2지구 3~8블록, 3지구 9~14블록으로 구성됐다. 이 중 3지구에는 이미 12블록에 신혼희망타운 조성이 추진 중이지만 업계에서는 민간매각이 보류 중인 토지도 공공에 공급될 확률이 높다는 시각이다.

국내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공급하기에는 토목공사 등 시간 자체가 부족해 당장의 정책효과를 볼 수가 없다”면서 “고덕강일 4개 블록은 이미 실시계획이 끝나고 민간에 매각되기로 알려졌지만 진행되지 않는 점에 대해 상당수 신혼희망타운 등으로 공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미 안성 아양지구나 동탄2신도시 중 미매각된 토지가 신혼희망타운 등 정부 공급택지로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가장 입지가 좋은 곳으로 평가받고 있는 곳은 고덕강일지구인 만큼 상당 부분 공급 물량을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SH공사 관계자는 “고덕강일지구 12블록에 신혼희망타운 추진하는 것도 현재로서는 검토 중으로 추가 공급 등 자세한 부분은 알 수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