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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열도, 생산공장이 돌아오고 있다중국 등 아시아 국가 '메이드 인 재팬'바람에 '원산지 일본'에 공장 설립
   
▲ 상하이 선싱 브러시의 왕린 전무는 중국 소비자들에게 고급 제품을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일본 공장 설립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캡처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중국의 ‘메이드 인 재팬’ 열풍으로, 중국 기업의 일본 공장 설립은 물론 저임금을 겨냥해 중국에 진출했던 일본 기업들마저 생산 공장을 다시 일본 열도로 복귀시키는 ‘원산지로서의 메이드 인 재팬’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몇 년간 최대호황을 누렸던 중국 소비재 업체들은 최근 일본에 공장을 설립하는 것이 최고의 경쟁력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 원산지 라벨에 ‘메이드 인 재팬’을 넣어야만 중국의 중산층 소비자들이 그들의 제품을 선택하는 현상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중국 상하이의 칫솔 제조업체인 상하이 선싱 브러시(Shanghai ShenXing Brush-making Co.)는 최근 일본 오사카에 제조 공장을 설립했다. 이 회사의 왕린 전무는 “중국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이 좋은 물건을 찾고 있다”며 “중국인들은 특히 일본 제품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업체들도 마찬가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오래 전에 일본을 빠져나갔던 일본 제조업체들이 일본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소비자 수요가 증가하면서 일본 제품의 인기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이들 국가들의 중산층 부상이 이 지역의 시장을 변화시키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도쿄의 화장품 제조사 시세이도는 1983년 이래 처음으로 일본 열도에 새 공장을 짓고 있다. 일반 가정의 판매 감소로 2004년 6개였던 일본 공장을 2015년에는 3개까지 줄였던 이 회사가 중국의 수요 증가와 일본 판매 회복에 힘입어 생산 시설을 다시 확충하고 있는 것이다.

시세이도의 우오타니 마사히코 최고경영자(CEO)는 일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일본 화장품을 사들이면서 그들이 원하는 크림과 로션을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내년 2월에 새 공장 두 곳이 문을 열 예정이다. 시세이도는 지난해 중국에서의 20% 성장에 힘입어 전 세계적으로 18% 성장하며 매출 1조엔(10조원)을 돌파했다.

   

일본 기업들은 오랫동안 중국이 독자적으로 만들 수 없는 첨단 장비와 부품을 중국에 수출해 왔다. 반면 중국 기업들은 일본이 수출한 장비에 저가의 노동력을 투입해 의류나 저가의 전자 제품 같은 소비재를 만들어 수출해 왔다.

그러나 중국 소비자들이 풍요로워지고 일본의 값비싼 소비재 시장이 창출되면서 수십 년 동안 이어져온 패턴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베이징에 사는 32세 교사 주 아이긴은 집안이 파나소닉 냉장고, 다이킨(Daikin Industries) 에어컨 등 일본 제품으로 가득 차 있다며 “일본 제품의 디자인은 아시아인의 취향에 잘 맞는다”라고 말한다.

   

그는 “일본의 가전제품들은 품질도 좋고 내구성도 좋다”며 가전제품뿐 아니라 시세이도 화장품, 다이오 제지(大王製紙, Daio Paper Co.)의 군(Goon) 기저귀 같은 제품도 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이 보복 관세로 무역 전쟁에 돌입함에 따라 중-일 경제의 긴밀한 관계를 조장하는 바람이 불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오는 10월에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며, 시진핑 주석의 역사적인 일본 최초 방문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무성하다. 일본은 또 중국이 포함된 지역 경제협정인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추진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역사는 일본이 중국의 많은 부분을 점령했던 1930년대와 1940년대의 기억에 불이 붙으면 양국 간 정치적 긴장이 쉽게 폭발할 수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12년 중국과 일본 간 동중국해영토(센카쿠 열도 ‘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이 발발하자 중국에서는 반일 시위가 일어났다. 중국에서 일본 상품을 판매하는 상점들은 모두 잠정폐쇄되었고 중국인의 일본 관광은 급격히 감소했다.

미쓰비시 UFJ 리서치앤컨설팅(Mitsubishi UFJ Research and Consulting)의 고바야시 신이치로 이코노미스트는 “중국과 한국 같은 나라에서는 정치적 관계와 경제적 관계를 분리해서 생각하기 어렵다. 정치적 긴장이 다시 살아나면 중국 소비자들은 생필품까지도 일본 상품 불매 운동을 벌이며 그들의 애국심을 드러낸다”고 자적했다.

그러나 어쨌든 현재는, 중국 소비자들은 일본 상표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자신들의 세련미를 과시하고 싶어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일본을 방문해 그런 행동을 한다. 2017년에 일본을 방문한 290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 중 거의 절반이 중국, 홍콩, 대만에서 왔으며, 이들의 소비가 관광객들이 지출한 총 소비액 400억달러(44조5000억원)의 60%를 차지했다.

   
▲ 2017년에 일본을 방문한 290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 중 거의 절반이 중국, 홍콩, 대만 관광객이며, 이들의 소비가 관광객들이 지출한 총 소비액 400억 달러(44조 5천억원)의 60%를 차지했다.     출처= Global Times 캡처

지샥(G-Shock) 시계 시리즈로 유명한 카시오 컴퓨터(Casio Computer Co.)는 최근 일본 북부 공장에서 20달러짜리 시계의 생산을 크게 늘렸다. 지금까지 그 모델들은 대부분 중국과 태국에서 생산됐었다.

카시오 시계 사업을 맡고 있는 카와이 테츠야는 “모든 공장의 품질은 비슷하지만 해외 바이어들은 메이드 인 재팬 상품이 더 좋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들은 굳이 포장의 핵심 단어가 반드시 일본어일 필요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일본 정부 자료에 따르면, 홍콩 기업을 포함해 일본에 생산 시설을 갖고 있는 중국 제조업체는 2017년 3월 기준 49개로 5년 전에 비해 두 배 많아졌다.

상하이 선싱 브러시는 중국에서 다른 회사의 하청으로 값싼 칫솔도 만든다. 그러나 왕린 전무는 중국 소비자들에게 고급 제품을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몇 년 전에 일본 공장 설립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그는 “동료 사업가들은 처음에는 내 생각을 이해하지 못했고, 일본의 고비용 구조를 모른다며 나를 미쳤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러나 우리가 일본에 와서 제품을 생산하면 그것이 진짜 일본 상품이고 그만한 가격으로 팔 수 있다”고 말했다.

왕린 전무는 최초의 자사 브랜드 칫솔을 만들기로 결정하고 5년 동안 일본 디자이너와 함께 제품을 개발했다.

현재 이 회사는 매달 생산하는 칫솔 5만개를 대부분 중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중국 소비자들은 온라인 쇼핑몰 징동닷컴(JD.com)에서 5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

‘3분의 1’(One-Third)라는 모델은 다 쓰면 교환할 수 있도록 브러시 헤드와 검정색 칫솔모가 한 세트 더 붙어 있다. 검정색 칫솔모는 일본 제조업체가 자주 사용하는 항균 성분인 대나무 숯이 사용된 제품이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상품 포장에는 일본어로 된 라벨이 중국어 번역과 함께 붙어 있다. 일본인이 주로 사용하는 제품이고 중국은 부수적 시장이라는 인상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이다.

사실 왕린은 이 제품이 일본에서 얼마나 많이 팔리느냐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이 제품이 오사카의 일부 약국과 야후 쇼핑과 같은 일본의 전자 상거래 사이트에서 판매되고 있긴 하지만).

다만 “우리가 ‘메이드 인 재팬’이라고 말하면서 일본에서 판매되지 않는다면 이상하게 보일 것이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홍석윤 기자  |  syhong@econovill.com  |  승인 2018.09.04  07:4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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