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태양광 에너지는 환경파괴에 따른 지구 온난화 문제, 새로운 대체 에너지 개발의 차원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미국이 중국의 태양광 제품에 세이프가드를 설정하는 한편 중국이 자국 태양광 에너지 기업에 지급하던 보조금을 줄이는 등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말도 나오지만, 태양광 에너지가 추구하는 새로운 에너지 패러다임의 가치는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국내 태양광 업계도 시끄럽다. 탈 원전과 에너지와 관련된 갈등이 폭발하며 재생 에너지 전반에 대한 회의론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연장선에서 태양광 패널이 태풍이나 산사태, 홍수 등 자연재해에 취약해 대형 인명피해를 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SNS에서도 갑론을박이다.

태양광 패널은 자연재해 등이 덮치면 정말 흉기로 변할까? 현재 SNS에서는 각 지역의 태양광 패널 구조물이 홍수나 산사태에 흔들리고 있는 사진들이 자주 등장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전국에 설치된 40만개 태양광 패널 설비 가운데 대규모 인명피해를 낸 사례는 지금까지 없기 때문이다.

태풍 솔릭이 제주도에 물폭탄을 터트렸을 당시, 많은 사람들은 제주도 태양광 패널 시설이 무너져 큰 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패널이 강풍에 날려 주거지나 도로를 덮치면 끔찍한 인명피해가 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진흥실로부터 제출받은 ‘태양광 시설 피해 현황’을 보면 이러한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제주도 지역에 설치된 2193곳의 태양광 시설 중 단 1곳만 솔릭의 피해를 입었고, 그 마저도 심각한 상황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태양광 패널 시설물이 무조건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지만, 최소한 '끔찍한 참사가 일어날 것'이라고 보기에도 어폐가 있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최근에는 모 일간지에서 태양광 패널의 빛 공해를 문제삼기도 했다. 광주 지역 아파트 베란다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의 빛 반사로 맞은편 아파트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 기사를 읽은 많은 사람들은 SNS에서 '태양광 패널의 빛 공포'를 우려했다. 일간지에 등장한 모 전문가는 "아파트나 밀집된 주택가의 경우 태양광 패널이 햇빛을 막으면 이웃집 벽에 곰팡이가 생기기도 한다”며 "여름철에는 태양광 패널과 벽 사이 공간으로 공기가 흐르면서 아랫집에 열풍이 불어 들기도 한다"는 신박한 의견을 말하기도 했다.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태양광 설비의 빛 반사율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축물 외장 유리보다 낮다. 조금만 생각하면 알 수 있는데, 태양광 패널은 빛을 반사시키는 것이 아니라 빛을 흡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업체들은 태양광 모듈을 제작할 때 빛을 잘 흡수할 수 있는 특수유리를 사용하며, 모듈 표면의 반사방지 코팅기술을 적용해 반사율을 최소화시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29일 해명자료를 내기도 했다. 산업부는 "태양광 발전소 주변 지역에 대한 열화상 촬영 결과, 열섬현상 또는 인접 지역간 특이적인 온도차 없었다"면서 "우리부는 물론 서울시에 아파트 베란다 태양광 패널 설치로 인해 곰팡이가 발생하였다는 소비자 피해신고 사례도 아직까지 접수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태양광 패널이 완벽한 대체 에너지라고 말할 수 없으며, 시설관리에도 문제점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태양광 시설을 두고 '묻지마 비판'만 일관하는 것은 재생 에너지 전반의 건설적인 토론을 망치는 주범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