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황스러운 면접 질문 #1

“지원자인 당신이 면접관이라면 여태까지의 면접 진행을 감안해서 2명을 뽑을 경우, 본인을 포함해서 누굴 뽑겠습니까? 차례로 답해 보세요.”

5명의 면접자에게 질문과 답변이 거의 끝날 무렵에 이런 질문을 불쑥 던진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한 근거를 묻는다. 무엇을 보고자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일까?

30여분 진행되는 동안의 숱한 대화를 잘 챙겨 듣는 태도 이상의 것을 테스트하는 것이다.

 

당황스러운 면접 질문 #2

“입사 이후에 상사가 시키는 일이 부당하다고 생각되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하지 말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답을 하면 “그러면 지시를 거부하겠습니까?”라고 되레 묻는다. “부당한 지시라 거부한 것입니다”라고 답을 한다. 그러자, “부당하다는 본인의 생각한 것이 모두 옳을까요? 그 자체가 틀릴 가능성은 없을까요?”

이 정도 되면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해지며, 질문은 이어져 나간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일을 잘한다는 것은 수많은 공부와 자료, 경험을 바탕으로 최선의 선택과 결정을 하는 것이다. 그 선택을 위한 행위가 ‘판단(判斷)’이라는 단어다.

이 칼럼에서 말해 왔던 많은 TIP, 그리고 학교 공부, 경험과 학내외 활동 등 모든 것의 귀결은 ‘좋은 판단’을 위한 것이다. 앞으로 직장생활이나 기업에서 기본인 경영활동의 성공으로 좀 더 확대해 말하면 가장 중요한 핵심역량은 ‘판단, 선택, 결정력’이고 이를 면접에서 점검해 보는 것이다.

특히 기업의 활동은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여러 대안 중에 하나를 선택하기 위한 ‘판단’의 연속이다. 심지어는 똑같은 일도 좋은 판단, 선택의 기준이 어제오늘 다른 경우도 있다. 경영의 환경요소가 극단적으로 바뀌는 경우가 해당된다. 그런 의미에서 그 변동성이 훨씬 덜한 공무원이나 공기업 등 공공분야의 경우와는 그 판단의 기준이 크게 다른 경우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기업면접에서 ‘정답이란 것은 없다. 나름대로 판단한 답은 말하면 된다’는 원칙을 따르면 된다. 그것만으로 면접에서 할 일은 충분하다.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내 나름대로의 판단, 선택과 그 근거를 말하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른바 기출문제(旣出問題)를 가지고 미리 준비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도 한다.

사족(蛇足)을 달자면 국가에서 만든 ‘NCS(국가직무표준)’이니 ‘블라인드 채용’ 등의 이름으로 표준화된 지식을 주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면접’이나 ‘지원서류’에 관해서도 지침을 만들어 기업에게 따라오라고 하는 것은 정말 넌센스라 할 것이다.

 

취업포털이나 카페 등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

차제에 중요한 것을 하나 지적하고 싶다. 첫 번째의 상황에 대한 인터넷 취업포털이나 취업카페의 코멘트는 대개가 ‘면접장에서는 본인의 질문만이 아닌 면접장 전체에서 일어나는 대화를 잘 귀담아 듣는가를 본다’라고 한다. 잘 듣는 것은 판단과 선택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태도이기에 맞는 말이다. 그러나 5명의 면접자들이 주고받는 대화 속에 ‘내가 사장’이라면 우리 회사에 가장 적합한 인재는 누구인지를 선택하고 판단의 기준을 말하는 것은 수많은 기반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해야만 답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질문은 최고급의 수준이다. 그런데 대개의 경우 답변은 워낙 넌센스 퀴즈를 대하는 정도로 치부할 정도이며 선행되었던 질문대답조차도 기억을 못한다. 그래서 제대로 주고받는 대화가 어려워지기에 중간에 자르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는 안타까운 경우가 태반이었다.

 

좋은 판단을 위한 학습, 준비법

지금부터라도 학교에서, 집에서, 누군가와 대화에서 그리고 물건을 사고 파는 시장이나 마트에서도 연습해야 한다.

첫째, 강의시간이 많은 질문과 답변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인데 교수들이 해주어야 한다. 그것만으로도 취업준비의 50% 선은 넘는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단, 반드시 스스로 내린 결론을 글로 써보든가 누군가에게 말로 표현해야 한다. 그런 후에 질문자인 교수와 답을 견주어 보고, 다른 친구들과 비교도 해본다. 정답이라는 관점보다는 어느 답이 ‘더 나은가’라는 관점으로 진행하면 된다. 이를 머릿속으로만 하면 전혀 효과가 없다.

둘째, 일상생활에서 ‘판단’해야 하는 경우를 많이 접하는 것이다. 스스로 답을 내리고 근거를 말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다. 작게는 친구와 지금 먹을 간식을 선택하는 것부터 크게는 TV에 나오는 헤드라인 뉴스도 가치판단을 해보라. 취업 준비 과정에서 이 글을 읽고 구체적으로 알게 된 지식을 토대로 실행 훈련을 할 대안들을 2,3개 찾아보고,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지 판단해고 그 근거를 나름대로 정리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훈련이 될 것이다.

가급적 제한된 시간 내에서 선택하고 이유를 설명해 보는 것이 좋다.

 

결정장애의 문제와 노년의 삶

그런 의미에서, 이 시대에 많은 청년들이 ‘결정장애 햄릿증후군’ 증상을 앓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결정장애가 있는 사람은 경쟁이 치열한 회사의 취업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취업이 되어도 매일 닥치는 수많은 선택의 순간이 두렵고 힘겨울 것이기 때문이다. 잘못된 나의 작은 선택 하나가 내가 취업한 회사의 존폐의 귀로에 서게도 하기 때문이다.

개인의 삶은 어떨까? 극단적으로 슬픈 사건이 최근 있었다. 지난 3월에 보이스피싱 한 통에 9억원을 날린 어느 70대 어르신의 경우다. 그 이유는 정확하게 모르지만 판단과 선택의 실수가 일으킨 비극이다. 모든 사람이 크고 작은 일을 겪으며 사는 중에 이만큼 중요한 단어가 있겠는가?

‘판단, 선택, 결정’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는 말이 새삼스럽다. 판단과 선택은 남이 대신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