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는 송편을 먹고 설날에는 떡국을 먹습니다. 우리는 큰 명절에 꼭 떡을 만드는 풍습이 있습니다. 곡식을 가루로 만들어 찌거나 삶아서 떡을 만들어 먹습니다. 떡의 어원은 ‘찌다’의 ‘찌기’가 ‘떼기’, ‘떠기’로 변해 ‘떡’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 떡에는 조상에 대한 감사와 자손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마음이 두루 담겨 있습니다.

 

# 달이 차기를 기원하는 송편

송편은 추석의 대표 음식입니다. 송편은 원래 ‘송병(松餠)’이라 했는데, 소나무 ‘송(松)’과 떡 ‘병(餠)’ 자를 써서 송병이라 했습니다. 송병이 변해 송편이 되었죠. 또, 이 반달 모양의 송편에는 백제 의자왕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어느 날, 의자왕이 밤하늘에 이상한 도깨비불이 돌아다니는 걸 봤습니다. 도깨비불은 ‘백제가 곧 망한다’고 말하곤 사라졌습니다. 다음 날 의자왕이 그 도깨비불이 사라진 땅을 파보았더니 거북이 한 마리가 발견되었습니다. 그 거북이 등에는 ‘백제는 만월이요, 신라는 반달이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의자왕이 점술가에게 그 뜻을 물었더니 백제는 꽉 찬 보름달이라 이제부터 기울 것이고, 신라는 반달이라 점점 꽉 차게 될 것이라 풀이했습니다. 의자왕이 크게 화를 내자, 백제의 한 신하가 백제는 꽉 찼으니 번성이고, 신라는 반만 찼으니 쇠약을 의미한다고 점술가와 반대로 풀이했습니다. 그리고 이 소문은 백제를 넘어 신라까지 나게 되었죠. 당연히 백제 사람들은 신하의 말을 믿었고, 신라 사람들은 점술가의 말을 믿었죠. 그 후 신라 사람들의 신라의 번성을 기원하며 반달 모양의 떡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곧 송편이 되었답니다.

송편의 다른 유래는 우리의 농사와 관련이 있습니다, 달의 변화에 따라 시간을 예측하고 맞추어 농사를 지었기 때문이죠. 송편을 만들 때, 소를 넣기 전에는 둥근 보름달 모양이었다가 소를 넣고 반으로 접으면 반달 모양이 됩니다. 즉, 송편을 빚는 과정에서 보름달과 반달을 달의 변화를 그대로 재현하는 셈이죠.

 

# 부와 장수를 기원하는 떡국

설날 아침에 떡국을 한 그릇씩 비우면 한 살씩 더 먹게 됩니다. 그래서 ‘설’도 나이를 뜻하는 ‘살’에서 생겼다고 하기도 합니다. 떡국으로 흰 떡을 끓여 먹는 것은 한 해가 때 묻지 않고 밝고 좋은 일만 생기라는 기원이 담겨 있습니다.

조선시대 세시풍속집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서는 ‘떡국은 긴 가래떡을 식혀 굳으면 칼로 어슷하게 썰어 엽전 같이 납작한 떡을 소고기나 꿩고기를 넣고 끓이는 국’이라 합니다. 여기서 긴 가래떡은 길게 오래 살라는 장수(長壽)를 기원하고, 떡을 엽전 모양으로 둥글납작하게 써는 것은 부(富)를 기원한다고도 합니다. 가을 대표 생선인 전어(錢魚)에도 돈 전(錢) 자가 있는데, 이유는 전어가 엽전처럼 둥글납작하게 생겨서 그렇다는 말도 있고, 또 전어는 그 맛이 너무 좋아 사는 사람이 돈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전어라고 하기도 했답니다.

 

# 맛의 절미 인절미와 액운을 막는 팥시루떡

다른 떡 이야기로 인절미와 시루떡이 있습니다. 인절미는 조선시대 이괄의 난이 일어나자 인조 임금이 공주로 몽진을 갔을 때 이야기랍니다. 인조 임금이 몽진 중에 임씨 성을 가진 사람의 집에서 콩고물을 묻힌 떡을 먹었는데, 떡을 맛본 인조 임금은 감탄하며 ‘떡이 절미(絶味)로구나’라고 칭송했답니다. 그 후에 이 떡은 진상한 임씨 집의 ‘임’ 자와 ‘절미’를 합쳐 ‘임절미’가 되었고 후에 인절미가 변해서 지금의 인절미떡이 되었답니다.

또,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는 시루떡 이야기입니다. 팥시루떡은 사업을 시작하거나 이사했을 때 붉은 팥고물로 만들어 시루떡을 만들어 고사를 지내기도 하고 이웃과 나눠 먹기도 합니다. 팥시루떡을 만드는 이유는 예로부터 붉은색이 잡귀를 물리치고 액운을 막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잔치나 제사에는 붉은 팥고물 대신 흰팥이나 녹두, 깨로 떡고물을 만들어 시루떡을 하기도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