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성은 기자]우리는 보통 한우고기를 구입하거나, 한우고기 전문식당에 갈 때 ‘투 플러스(1++)’ ‘원 플러스(1+)’와 같은 등급을 확인한다. 한우고기 등급은 1++, 1+, 1, 2, 3 등 총 다섯 가지로 구분하는데, 등급이 높을수록 하얀 마블링(Marbling) 지방 비중이 높다. 다시 말해, 투뿔, 원뿔 등 지방 함량이 높을수록 한우고기의 맛이 더욱 고소하면서 식감이 부드럽다는 의미다. 물론 등급이 높을수록 가격이 비싼 것이 소비자 입장에서 부담이긴 하다.

▲ 2~3등급의 저등급 한우고기도 냉장숙성을 잘하면 1++, 1+ 한우고기 못지않은 맛을 볼 수 있다. 출처=횡성한우축제

전국한우협회가 운영하는 한우114 온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한우고기 투뿔 가격은 8월 30일 기준 1만720원(등심/100g당/총체보리한우유통센터 기준), 2등급 가격은 7300원(등심/100g당/영월동강한우)으로 3000원 이상 차이가 있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등급이 낮은 2~3등급의 한우고기를 투뿔이나 원뿔 한우고기 못지않게 먹는 ‘꿀팁’이 있어 독자에게 알려준다. 답은 바로 ‘냉장숙성’에 있다.
 

저등급 한우고기 3주 냉장숙성 시키니 연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변화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마블링이 부족하거나 거의 없는 2~3등급의 ‘저등급 한우고기’는 충분한 기간을 두고 냉장 숙성하면 육질이 연하고 부드러워진다.

농진청은 최근 ‘저등급 한우고기의 숙성연구’를 위해 한우 수소고기 12개 부위(안심·등심·채끝등심·목심·부채·업진 등)를 영상 2도에서 각각 1주와 2주, 3주 동안 숙성시켰다. 연구결과 숙성기간이 길수록 모든 부위의 전단력 수치가 숙성하지 않은 대조구보다 유의적으로 낮아져 더욱 연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단력은 고기를 절단하는데 필요한 힘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연하다.

고기가 수분을 보유하는 능력을 뜻하는 보수력은 3주간 숙성한 한우고기가 모든 부위에서 숙성하지 않은 대조구(0일)보다 유의적으로 높았다. 보통 고기에 수분이 많으면 육즙이 풍부해져, 씹었을 때 입안에서 더 맛있게 느껴진다는 게 농진청의 설명이다.

전문 평가자(패널)의 관능특성 평가에서도 3주간 냉장 숙성했을 때 부위별 연도(연한 정도)와 전체 기호도가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집에서 진공포장 후 김치냉장고에 3주간 0~4도 냉장보관하면 충분
숙성은 소고기를 냉장온도에서 일정 기간 보관해 육질을 부드럽게 하고 맛을 좋게 하는 처리공정을 뜻한다. 부분육을 진공포장 상태로 냉장보관(0∼4℃)하면 고기에서 자연 발생한 효소가 근육 섬유질을 서서히 분해해 고기를 더 연하게 만들어 준다. 특히 진공포장은 고기가 산소와 직접 접촉하는 것을 차단하므로, 고기의 산화와 수분 증발, 미생물 번식을 막을 수 있다.

숙성 처리공정은 크게 습식숙성과 건조숙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습식숙성은 워터에이징(Water-aging), 건조숙성은 드라이에이징(Dry-aging)으로 생각하면 된다. 둘 다 요즘 식당이나 대형마트의 쇼케이스에서 종종 볼 수 있다. 가정에서 저등급 한우고기를 숙성할 경우, 먹기 전에 미리 고기를 구입해 진공포장 상태로 김치냉장고에 0~4도로 3주 이상 냉장보관하면 자연 숙성된다. 

조수현 농진청 축산물이용과 연구관은 “3등급의 저등급 한우고기는 살코기가 많아 단백질 함량이 높지만, 마블링이 거의 없다보니 식감이 질겨 소비자들이 구매를 기피했던 게 사실”이라며 “이제는 많은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저등급 한우고기를 가정에서 김치냉장고로 3주간 숙성해 맛있게 즐기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