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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소국 가이아나, 석유 '횡재' 맞았지만...베네수엘라 등 방만 경제로 실패 vs 석유부국 노르웨이, 어느 모델 따를까 고민
▲ 출처= countryreports.org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미국의 다국적 석유화학기업 엑손모빌(ExxonMobil)은 지난 2015년 남미 동북부 가이아나 해안에서 석유를 발견하고 매장량이 엄청나다고 확신했다. 적게 잡아도 약 40억 배럴로 추정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660만 에이커에 달하는 스타브르크 블록(Starbroek Block, 가이아나 근해 구역)에 훨씬 더 많은 석유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가이아나가 새롭게 발견된 막대한 석유 횡재에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이 나라의 미래 운명을 가를 것이라고 CNN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구가 80만 명 미만에 GDP가 40억 달러도 되지 않는 나라에 석유가 발견되었다는 것은 삶이 변하는 것이다.

투자회사 레이먼드 제임스(Raymond James)의 부사장 겸 주식 연구원 파벨 몰카노브는 "경제가 완전히 뒤바뀔 현실적인 기회”라면서 "가이아나 같은 작은 나라에서는 그 영향력은 엄청나다.”고 말했다.

엑손모빌이 바라는 대로, 2020년에 첫 석유가 나오기 시작하면 가이아나는 수십억 달러의 돈을 즉시 거둬들일 수 있다. 엑손모빌은 2025년까지 하루 75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역사에는 갑작스럽게 생긴 재물을 과도하게 허비한 국가에 대한 교훈적 이야기가 많다.

베네수엘라는 1980년에 석유가 터졌지만, 1998년 우고 차베스 정부는 석유 산업을 국유화하고 수익을 사회 복지 프로그램에 쏟아 부었다. 이 나라는 석유 ​​인프라에 재투자하지 못했고 유가가 추락하자 국가 경제도 함께 추락했다. 이 나라는 현재 음식과 의약품과 같은 기본 용품도 수입해야 하는 처지다. 지금도 초인플레이션에 몸살을 앓고 있는 이 나라의 인플레이션은 2018년 말에는 무려 100만 %에 달할 것이라는 게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이다.

적도 국가 기니도 석유 횡재를 낭비하며 부패가 극에 달했다. 2000년에서 2013년 사이에 아프리카 서부의 이 작은 나라는 450억 달러의 엄청난 돈을 석유로 벌어들였지만 독재 정부가 돈을 흥청망청 쓰면서 지금도 여전히 최빈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패, 인프라 건설, 예기치 않은 시장 세력은 가이아나에게도 예외가 아닐 수 있다.

이 나라는 16세기 이전까지는 비교적 고요했다. 그러다 서인도회사를 앞세운 네덜란드에 점령된 뒤로 400년 가까이 외침을 받았다. 나폴레옹이 네덜란드를 침략한 뒤로는 프랑스령이 됐고, 그 다음에는 영국령이 됐다.

영국은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식민지 인도에서 인력을 조달했다. 인도인은 지금 전체 인구의 44%에 이른다. 1966년 독립한 뒤에도 인도인의 정치적 영향력은 크다. 국부(國父)로 추앙 받는 인물도 인도계 독립지도자다.

민주 공화국인 이 나라의 또 다른 한 쪽은 아프리카 노예의 자손들로 구성되어 있다. 두 세력 간에 갈등이 지속되고 있어 권력을 잡고 있는 정부가 불공정하게 어느 한 쪽을 편애하느냐 하는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

▲ 출처= oilnow.gy

현재 이 나라는 아프리카계 가이아나인이 주도하는 정당인 인민민족회의(PNC, People's National Congress)가 집권하고 있지만, 2020년에 선거에서 누가 경제권을 쥐게 될지 모른다.

영국의 위험분석 자문사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Verisk Maplecroft)의 정치 분석가 아일린 개빈 은 "비록 작은 나라지만 정국 불안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이아나는 또 새로운 산업이 생기면 기존 산업이 잊혀지는 이른 바 ‘네덜란드 병’(석유, 가스 등천연자원으로 급성장한 국가가 산업 경쟁력 제고를 등한시함으로써 경제가 뒷걸음치는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 가이아나는 현재 금, 보크사이트(bauxite, 알루미늄 원광), 설탕, 쌀 수출로 대부분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횡재를 잘 다룬 나라들도 있다. 노르웨이 같은 나라는 미래 세대를 위해 잉여 수익을 투자하는 ‘석유 기금’(oil fund)를 만들어 놓았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엑손과 가이아나의 계약이 엑손에 유리하다는 데 이견이 없다. IMF는 최근 가이아나 정부에 “가이아나의 세법이 ‘국제 표준’보다 훨씬 낮다"며 미래의 협상을 위해 계약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가이아나가 석유 채굴의 경험과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로서는 엑손에게 유리한 계약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 우드맥킨지(Wood Mackenzie)의 루아라이드 몽고메리 선임 애널리스트는 "과거에 가이아나에서 돈이 되는 자원이 발견된 적이 없다”면서 "특히 변경 지역에서는 위험이 높기 때문에 투자자들을 끌어 들이기 위해서는 매력적인 조건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일단 석유가 추출되고 더 많은 매장량이 확인되면, 투자 위험도 사라지기 때문에 ‘세계적 수준의 탄화수소 분지’인 가이아나가 미래의 계약을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리스크의 아일린 개빈은 현재 가이아나는 준비 과정에서 모든 것을 제대로 잘하고 있다고 말한다. 가이아나는 올해에 국부 펀드를 설립할 예정이며, 각 나라들이 "탄화수소 매장량을 재정적으로 책임 있게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민간 기구”인 채굴산업 투명성 운동기구(Extractive Industries Transparency Initiative, EITI)에도 가입했다.

그러나 아직 단언하기에는 이르다. 개빈은 "길고 짧은 것은 석유 수입이 나오기 시작하는 2020년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석윤 기자  |  syhong@econovill.com  |  승인 2018.08.31  17:4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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