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2018년 7월 9일 싱가포르에서 여의도와 용산 개발을 언급했다. 빠르면 8월, 늦어도 9월엔 ‘마스터플랜’이 나올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것은 큰 후폭풍이 되어 그달 20일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11% 올랐다. 그중에서도 여의도동이 있는 영등포구가 1.84% 오르며 서울 시내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리고 용산구 또한 1.78% 상승해 인근에 위치한 동작구 1.81%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올랐다.

이로 인해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는 서로 마찰을 빚었다. 현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은 국회에 출석해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에 대해 비판했으며, 그러한 갈등 이후 8월 26일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청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발표와 추진은 현재의 엄중한 부동산 시장 상황을 고려해 주택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도시풍수를 논함에 있어서 도시 내에 있는 지형의 변화는 중요한 요인이다.

필자가 창안한 도시풍수의 철학적 개념은 천인지 이론인데 박 시장의 발표나 김 장관의 언사는 천(天)에 해당하는 영역이다. 즉 그로 인해 도시 내의 지형이 바뀔 수 있다.

과거 풍수의 역사에서도 조선의 건국은 정도전의 설계에 의해 집터들이 모두 남산을 바라보는 특성을 지녔으며, 도성을 정하고 그 터의 위치와 방향 역시도 천의 영역에서 이루어졌다.

여의도는 돈의 힘이 세계적으로 뻗어가기 좋은 터다. 한강을 앞에 두고 바다를 통해 세계로 뻗어가는 기운이 강하기 때문이며 풍수에서는 물을 재물로 보기 때문이라고 지난 여의도 편에서 언급한 적 있다.

그러므로 박원순 시장이 아니더라도 머지않아 여의도의 개발이나 지형적 변화는 일어날 것으로 본다.

땅은 옛날부터 한 가지 모양으로만 있지 않았다.

조선의 풍수는 고려시대에 중국에서 건너온 형세론(形勢論)이라는 풍수법이 있었으나,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져 조선시대에 풍수 근간이 된 형국론(形局論)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조선의 건국에 지역명과 터 등이 만들어졌다.

형세론은 통일신라시대 당나라에서 공부하고 들어온 스님들에 의해 전파되었다. 이는 간용법, 장풍법, 득수법, 정혈법이라는 각각 이론들의 집합체다.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자생풍수법인 형국론은 지역의 모양을 사람 모양, 조류 모양, 혈 자리, 꽃, 사물 등의 모습과 모양으로 길흉의 의미를 부여해 땅을 이용해 자연의 기운을 읽어 점을 치고 미래를 예측했다.

거기에 더해 좌향론이라는 이론이 있는데, 이는 집을 지을 때 방향을 참고해 문을 내거나 창을 내고, 그것이 잘못되었을 때 사물이나 나무 등을 이용해 액을 막는 하나의 처방기술이었다.

삼국시대에 지어진 사찰의 경우는 당시 시대상 형세론의 이론이 없어 형국론 즉 중국의 이론만으로 지어졌으며, 통일신라 이후에는 형국론과 형세론 중 초기 좌향론이 합쳐져 지어졌다. 조선시대에는 형국론 형세론 등을 모두 보고 각종 터를 잡아 지었기에, 오래된 사찰이나 문화재 풍수 감정을 할 때는 이런 이론을 기반으로 해석해야 한다.

스님들이 풍수에 맥을 이었으나 조선시대부터는 성리학자인 유학자들이 풍수의 맥을 이었다. 그래서 관상감이라는 부처가 있었다. 풍수가 아니더라도 천문과 지리의 영역에서 절기를 살피고 하늘의 기운을 읽는 역서나 지리를 살피는 풍수나 기문둔갑 등이 있었다.

일제시대에 들어 양반계층이 사라지면서 유학자들이 수집하고 체계화했던 풍수지리 자료가 소실되었다.

지금까지 풍수의 배경과 이론을 다시 한 번 언급했다.

이제 다시 글의 주제로 돌아와, 박원순 시장이 철회했지만 여의도의 재개발 재건축 등은 결국 이루어질 것이며 여의도의 번영도 다시금 일어날 일로 예측된다.

이런 면에서 때라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여의도가 분명 번영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나 박원순 시장이 때를 못 맞춘 것으로 보인다.

한남대교의 경우도 분명 필요한 공사이지만 지리적으로 너무 체증이 심각한 지역이라 대안이 필요했다. 준비가 철저하지 않아 생긴 문제라 본다.

때를 읽는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