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희준 기자]아트선재센터는 31일부터 11월 4일까지 벨기에 출신으로 멕시코시테에서 활동하고 있는 프란시스 알리스(Francis Alÿs)의 국내 최초 개인전을 연다.

1959년 벨기에에서 태어나 1980년대 중반 멕시코시티로 이주하여 활동하고 있는 프란시스 알리스는 멕시코시티를 포함한 국제 사회의 여러 사회정치적 사안, 국경과 경계에 대한 생각을 부드러운 색채의 영상과 드로잉으로 표현한다. 그는 영상, 드로잉, 텍스트,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사용해 자신만의 시선으로 이러한 사회의 문제들을 짚어낸다.

▲ 프란시스 알리스의 <지브롤터 항해일지> 출처=아트선재센터

알리스는 캐나다 토론토 온타리오아트갤러리(2017), 부에노스아이레스의 MALBA(2017), 하바나국립미술관(2017), 멕시코시티의 타마요현대미술관(2015), 카셀도큐멘타(2012), 뉴욕 모마미술관(2011), 런던 테이트모던(2010)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쿠바의 아바나와 미국 플로리다의 키웨스트, 그리고 아프리카와 유럽 대륙 사이에 위치하는 지브롤터 해협에서 한 두 번의 ‘다리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국가의 경계와 충돌이 존재하는 지역의 지정학적 이슈를 작가의 시적이고 서정적인 언어로 드러낸다.

<다리>(2006)는 쿠바 이민자들과 미국 이민당국과의 갈등에서 출발한 첫 번째 다리 프로젝트로, 아바나와 키웨스트의 어민들이 양쪽 해안에서 각자 출발해 어선을 배치해 해상에 떠 있는 다리를 만드는 듯한 광경을 연출한 다큐멘터리 영상이다. 아바나와 키웨스트의 어민들이 다리를 만드는 장면은 지정학적 긴장감과 해결되지 않은 양국의 갈등을 상쇄하려는 은유적인 시도다.

이번 전시의 중심 작업이자 두 번째 다리 프로젝트인 <지브롤터 항해일지>(2008)에서 알리스는 강대국들의 전략적 요충지가 된 지브롤터 해협에 두 번째 다리를 만든다. 신발로 만든 배 모형을 손에 든 스페인과 모로코의 아이들이 양쪽의 해안가에서 각각 출발해 수평선에서 만나려 시도하는 장면에서 긍정적인 변화에 대한 작가의 희망을 느낄 수 있다.

▲ 프란시스 알리스의 설치 전경.출처=아트선재센터

이와 함께 오랜 세월이 흘러 지워진 파나마 운하지대의 도로 중앙분리선을 다시 칠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 <페인팅>(2008), 미국-멕시코 국경을 넘어 유입되는 불법 노동자와 이를 제지하는 미국 정부의 입국심사를 향한 대응으로써 양국 국경을 건너는 가장 먼 길을 택하여 세계일주를 떠나는 <루프>(1997) 등 6점의 영상 작업과 20점의 드로잉을 포함한 작가의 최근 대표작들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