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혜빈 기자] ‘밀가루 음식은 소화가 안 돼 속이 답답하다’며 빵을 꺼리는 사람들이 있다. 발효를 빠르게 하기 위해 첨가한 이스트가 소화 흡수를 더디게 하기 때문인데, 이스트 없이 100% 천연 효모만을 사용해 빵을 만드는 빵집이 있다. 서울 성동구의 뺑드에코는 곡물과 과일에서 얻은 천연효모를 배양해 천연발효종을 만들어 빵을 굽는다. 덕분에 이스트를 넣은 빵보다는 모양은 조금 투박하지만, ‘몸에 좋은 맛’이 뭔지는 확실히 느끼게 해준다. 요즘 천연발효종 빵이 유행하면서 여기저기서 쉽게 천연발효종 빵을 볼 수 있는데, 빵에 100% 천연효모를 넣는 곳은 흔하지 않다. 뺑드에코의 쫄깃하고 깊은 풍미를 지닌 빵을 맛보기 위해 성수동의 좁은 골목길 사이로 찾아 들어갔다.

▲ 뺑드에코 전경. 출처=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1. 음식 종류

바게트, 치아바타, 식빵

 

위치

▲ 뺑드에코 위치. 2호선 뚝섬역과 분당선 서울숲역 사이에 있다. 출처=갈무리

 

주소 : 서울 성동구 뚝섬로 1가길 25

영업시간 : 월~수, 금~일 11:00~:1900/ 목요일 휴무

메뉴

뺑선형쓰 8000원, 쎄레알 4000원, 신의 바게트 3500원, 무화과 피칸 바게트 4000원, 뺑오푸룬 4000원, 고구마 깡빠뉴 4000원, 쇼콜라 바게트 4500원, 올리브 치즈 바게트 4000원, 크랜베리 깡빠뉴 4000원

쫄깃한 탕종식빵 6000원, 르방 브리오쉬 7500원, 크림치즈 큐브 3000원, 보스톡 2500원, 퀸아망 2500원, 뺑오쇼콜라 3500원, 르방 크로와상 3500원, 치즈 치아바타 3000원, 허브 올리브 치즈 치아바타 3000원, 미스 그린 4500원, 크랜베리 치즈 스틱 4500원,

 

3. 상호

▲ 뺑드에코 내부. 빵이 진열돼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메아리라는 뜻의 단어 ‘에코’는 김동일 대표(46)에게 특별한 뜻이 있다. 그가 아내를 부르는 애칭이 바로 메아리이며, 이들 부부의 5개월 된 딸의 이름은 ‘아리’이기 때문이다. 갓 태어난 아이를 앞으로 안은 채 땀 흘리며 일하는 김 대표 부부의 모습은 유독 다정해 보였다.

김 대표는 “사실 정확한 프랑스어로 하면 ‘르 에콜 드 뺑’(Le école de pain)이라고 해야 맞다. 하지만 한국식으로 이해하기 쉽게 ‘뺑드에코’라고 정했다”라고 상호에 대해 설명했다.

 

4. 경영철학

▲ 뺑드에코 입구. 천연발효종에 대해 설명하는 입간판이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빵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눈을 반짝반짝 빛내는 김 대표는 빵에 대해 갖고 있는 애정만큼이나 확고한 철학을 지니고 있다. “내 가족이 먹을 수 있는 빵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실제로 김 대표의 가족 역시 집에서도 뺑드에코의 빵으로 식사를 한다고 말했다. “스스로에게 떳떳한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가슴을 쭉 펴는 김 대표의 모습은 빵의 맛과 품질에 대해서는 의심할 것이 없다는 느낌을 받게 했다. 실제로 뺑드에코의 단골손님들은 “여기 빵 아니면 안 먹는다”고 말할 정도로 신뢰를 보인다.

 

5. 주메뉴

▲ 바게트 '뺑선형쓰' '쎄레알' '신의 바게트'. 출처=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뺑선형쓰’라는 독특한 이름의 바게트는 뺑드에코의 시그니처 메뉴다. 이 빵은 김 대표의 가까운 지인의 이름을 딴 것으로, 한국화 화가인 김선형 교수가 좋아하는 재료를 넣어 만들었다. 빵의 겉은 하얗지만 갈라진 틈새는 살짝 거무스름해서 처음 입에 넣었을 때는 탄맛이 느껴져 당황할 수 있다. 하지만 상호명의 메아리(에코)처럼 빵을 씹으면 점차 메아리처럼 다양한 맛이 전해진다. 처음에는 발효종 특유의 신맛과 짠맛이 느껴지고, 점차 구수한 맛과 마지막에는 고소함까지 느낄 수 있다. 뺑선형쓰에는 통밀과 호밀, 아몬드, 건포도, 꿀, 피칸 그리고 호두가 들어 있어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견과류의 매력을 즐길 수 있다.

▲ '퀸아망' '뺑오쇼콜라' '르방크로와상'. 출처=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르방(천연발효종) 브리오쉬는 프랑스인이 즐겨 먹는 식빵의 한 종류다. 빵의 겉에는 큼지막하게 설탕이 붙어 있는데, 이 설탕과 함께 큼지막하게 베어 먹는 것이 르방 브리오쉬를 즐기는 방법이다. 우유와 함께 먹으면 그 매력이 배가 되는데, 지금껏 먹었던 식빵과는 다른 느낌으로 고소하고 깊이가 있는 맛이다. 르방 브리오쉬는 손으로 뜯어 먹는 것이 가장 맛있으며 부드러우면서도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느낌이어서 마치 ‘누구나 좋아하는 둥글둥글한 호인’ 같은 느낌이다. 소화력이 약한 어린 아이나 노인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빵이다.

르방 크로와상 역시 보통 빵집에서 파는 크로와상과는 다른 새로운 맛이다. 크로와상 특유의 버터 향은 같지만, 천연발효종이 든 빵답게 가볍지 않고 첫 느낌은 담백하다. 이 빵 역시 처음 씹을 때는 모르지만 2~3초 후에 그 매력이 느껴진다. 인공 느낌이 아닌 정직하게 쌓아올린 내공이 엿보이는데, 버터의 고소함이 빵의 형태를 띠고 나타난 듯 재료 본연의 맛을 볼 수 있다. 재료가 좋아야만 낼 수 있는 자신만만함이 드러나는 빵이다.

 

6. 맛의 비결

▲ 뺑드에코 내부. 출처=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뺑드에코의 모든 빵에는 천연발효종이 들어 있다. 우리가 평소 쉽게 접할 수 있는 빵에는 전부 이스트가 들어 있는데, 이스트는 효모를 정제해 대량으로 배양한 것으로 빵을 빠른 속도로 만들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널리 쓰인다. 하지만 빵 반죽의 발효 시간을 앞당기는 이스트는 글루텐을 포함하고 있고, 이 글루텐 때문에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 되는 증상이 생긴다.

반면 천연발효종은 이보다 발효 시간이 2~3배 더 길고, 이 때문에 글루텐이 없어 자연스럽게 소화가 잘 되도록 한다. 또한 천연발효종이 포함하고 있는 효모에는 베타글루칸 성분이 있는데, 베타글루칸은 면역력을 강화하며 암세포의 증식과 재발을 억제하는 등 몸에 좋은 여러 요소들을 지니고 있다. 흔히 ‘밥이 최고의 보약’이라며 평소 먹는 음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천연발효종 빵 역시 보약으로 불릴 수 있을 만큼 몸에 좋고 여기에 맛까지 챙긴 것이 특징이다.

▲ 뺑드에코의 바게트와 크로와상. 출처=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김 대표는 과거 직장에 다니던 시절, 다른 사람들이 퇴근한 뒤에도 혼자 남아 빵을 만들며 레시피를 연구했는데, 오랜 시간 고민하며 개발한 덕분에 건강에 이어 빵의 맛까지 잡게 됐다. “소가 뒷걸음질 치다가 쥐를 잡은 것처럼 우연히 레시피가 나왔다”고 겸손하게 표현하지만, 그가 오랜 시간 치열하게 고민한 끝에 결과물을 얻었다는 사실은 숨길 수 없었다.

 

7. 특별한 서비스

3층으로 된 일반 주택 건물을 개조한 뺑드에코는 이 점 때문에 처음 방문했을 때는 못 알아보고 지나칠 수 있다. 반지하층은 김 대표가 빵을 만드는 주방이고, 2층으로 올라가면 빵과 커피를 구입할 수 있으며 3층은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마치 친구의 집을 방문하는 것처럼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 이곳의 특징이다.

▲ 뺑드에코 내부. 출처=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마치 가정집 같은 편한 분위기와 천연발효종 빵이 지닌 매력이 어우러져 뺑드에코만의 독특한 느낌을 풍기고 있다. 더불어 사람 냄새 나는 김 대표와 그의 아내, 친절하고 싹싹한 직원의 서비스는 일반 빵집 같지 않은 특별함을 준다.

 

*식재료는 어디서 구입하는지

가게 입구에 각 재료들의 원산지를 크게 써놓았다. 대부분의 식재료가 유기농인 탓에 주로 미국과 프랑스, 스페인 등에서 가져온다. 유기농 밀가루와 호밀, 통밀, 버터 등은 미국산이고 구운 소금과 계란 등의 신선식품은 국내산을 쓴다. 이외에 올리브는 스페인, 체다치즈는 영국, 고다치즈는 네덜란드 등 몸에 좋은 재료들을 가져다 쓰고 있다.

 

 

8. 고객이 전하는 ‘뺑드에코’

▲ '보스톡' '크림치즈큐브' '쫄깃한탕종식빵' '르방 브리오쉬'. 출처=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이곳의 단골이라고 밝힌 한 손님은 “빵을 정말 좋아하는 일명 ‘빵순이’다. 성수동에 맛있는 빵집이 많이 있다고 해서 자주 방문하고 있는데, 이곳의 빵은 정말 특별하다. 뺑드에코의 빵 맛이 생각나 종종 들른다”고 말했다.

구석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르방 브리오쉬를 즐기고 있던 한 손님은 “솔직히 말해서, 앉은 자리에서 르방 브리오쉬 하나를 다 먹는다. 그만큼 부드럽고 속에 자극이 없는 데다 정말 맛있다”라며 애정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