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성은 기자]‘광우병’으로 불리는 소해면상뇌증(BSE)이 미국에서 28일 발견됐다. 오염된 사료로 전파되는 정형 BSE가 아닌 고령의 소에서 자연 발생해 감염 가능성이 없는 ‘비정형 BSE’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주재로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열어 29일부터 잠정 조치를 내린 미국산 쇠고기의 검역을 강화(현물검사 현행 3%→30%)하는 등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미국 플로리다 주의 6년 된 암소 1마리에서 비정형 소해면상뇌증(BSE, 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이 발견됐다고 29일 발표했다. 이번 미국에서의 광우병 소 발생은 2003년 이후 총 6번째 사례(2003·2005·2006·2012·2017·2018년 각 1건)다. 

이에 농식품부는 미국 당국에 추가 정보를 요청하며 관련 상황을 파악하는 한편, 29일부터 미국산 쇠고기 현물검사비율을 현행 3%에서 30%로 확대하는 등의 검역강화 조치를 내렸다.

또한 30일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을 비롯해 식품의약품안전처·농림축산검역본부·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등이 참여한 관계기관 대책회의에서, 29일부터 잠정 실시된 농식품부의 검역강화조치를 확정해 철저히 대응하는 한편, 미국 당국에 역학조사결과 등 관련 정보를 조속히 제공받기로 했다.

이개호 장관은 대책회의에서 “이번 미국의 비정형 BSE 발견과 관련해 국민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적극적이면서 선제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관련 정보를 국민에게 소상히 알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왼쪽)이 미국 BSE 발병과 관련한 점검과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30일 관계기관들과 대책회의를 가졌다. 출처=농식품부

우리는 현재 도축과정에서 특정위험물질(SRM)이 제거된 30개월령 미만의 미국산 쇠고기만 수입하고 있다. 농식품부 검역정책과 관계자는 “미국 내 우리나라로의 쇠고기 수출 승인을 받은 도축·가공장은 총 75개소인데, 이번에 BSE가 발견된 플로리다주에서 우리나라로 쇠고기를 수출하는 도축·가공장은 없다”고 전했다.

BSE는 크게 정형과 비정형으로 구분하는데, 문제가 되는 건 주로 ‘정형 BSE’다. 정형 BSE는 BSE가 발병된 소로 만든 육골분(肉骨粉)이 첨가된 사료를 먹어 감염된 소의 만성 신경성 질병이다. 소의 뇌 조직이 스폰지 모양으로 변하면서 신경세포가 죽기 때문에 광우병이라고 불린다.

정형 BSE의 발병 원인은 변형 프리온단백질로, 변형 프리온단백질이 소의 뇌에 축적돼 뇌신경세포를 죽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형 BSE는 오염된 사료를 통해 전파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발병될 경우 동일한 오염된 사료를 섭취한 소에 대한 추적조사를 하고 있다. 2017년 현재 전 세계에 정형 BSE 발생건수는 19만여 건이다.

비정형 BSE는 정형 BSE와 달리 특정 개체 중심의 나이든 소(평균 8~13세)에서 매우 드물게 자연 발생하는 편으로, 사료와 관계가 없어 위험성이 낮다는 게 세계동물보건기구(OIE)의 설명이다. 이번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발생한 BSE는 비정형으로 추정되고 있다. OIE는 비정형 BSE 발생은 BSE 지위평가(위험무시국·위험통제국·미결정위험국)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농식품부 검역정책과 관계자는 “이번 미국의 BSE 발견 대응 차원에서 가축전염병예방법령·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과 같은 관련 규정과 미국의 BSE 발견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농식품부는 다음 주 중에 가축방역심의회를 개최해 미국의 BSE 발생현황을 점검하고, 추가 조치의 필요 여부에 대해 생산자단체·소비자단체·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