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카카오가 현대기아차와 함께 인공지능, 스마트카 협력을 강화한다. 카카오의 인공지능 '카카오 i'가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모빌리티 전략을 타고 본격 확장되는 분위기다. 현대기아차에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가 탑재되는 가운데, 카카오의 인공지능 전략도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

카카오는 30일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 i를 현대기아차 인포테인먼트 기술에 확대 적용하는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는 내년 현대기아차에 카카오미니에서 서비스되는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후 그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음악 감상, 날씨, 주식, 환율, 운세 등 생활 정보와 라디오, 뉴스, 실시간 이슈 검색어, 팟캐스트, 스포츠 정보, 동화 읽어주기 등 카카오미니의 다양한 기능이 지원된다는 설명이다.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i의 서버형 음성인식은 현재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현대기아차로 적용된 상태다.

▲ 카카오 i가 현대기아차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출처=카카오

올해 3분기 카카오미니 음성 인터페이스가 강화되면 이를 활용한 새로운 기술도 탑재될 수 있다. 스티어링휠에 위치한 음성인식을 버튼을 누른 뒤 ‘음악 틀어줘' 등 다양한 음성 명령을 차량에 내릴 수 있게 된다.

카카오의 인공지능 전략이 주목을 끈다. 카카오는 인공지능 시장을 준비하며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에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미니와 같은 스피커를 많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카카오 i가 다양한 영역에 스며들기를 원한다. 인공지능 스피커 판매량으로 카카오 인공지능 전략을 예단할 수 없는 이유다. 카카오의 핵심 경쟁력이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이며, 카카오톡이 소프트웨어 기술의 총아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설득력이 더해진다.

카카오 i의 행보를 봐도 답이 나온다. 카카오 i는 현재 현대기아차는 물론 삼성전자와도 간격을 좁히고 있다.

카카오와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14일 카카오i와 빅스비의 연동을 발표했다. 아직 가시적 성과는 나오지 않지만, 카카오 i가 소프트웨어 파워를 중심으로 강력한 오프라인 가전 생태계를 가진 삼성전자와 만났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 가전 서비스가 중요하다. 스마트 가전 서비스는 카카오톡 메시지나 카카오미니(카카오의 스마트 스피커)로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생활 가전제품을 명령하고 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다. 카카오의 다양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와 음성 엔진, 대화 엔진(챗봇) 기술을 삼성전자 가전제품에서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의 스마트홈 전략도 비슷한 맥락이다.

카카오와 현대기아차의 만남도 마찬가지다. 현재 현대기아차는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와 협력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전략을 짜고 있다. 재미있는 대목은 카카오의 행보다. 카카오는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에 카카오맵을 지원한다. 30일 발표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를 구매한 사람은 기본 인터페이스에서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를 선택하면 카카오맵을 만나고, 현대기아차 본연의 인포테인먼트를 선택하면 카카오 i 생태계와 직접 만나게 되는 구조가 됐다.

▲ 안드로이드 오토가 구동되고 있다. 출처=구글

자동차가 포스트 스마트폰의 유력한 후보로 부상한 가운데, 모빌리티 전략이 고도화되면 스마트 시티의 중요한 가치가 자동차로 수렴될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는 국내 1위 완성차 업체 현대기아차의 고객이 높은 확률로 만나게 되는 핵심 기능을 제공하게 됐으며, 이는 카카오 생태계의 확장을 의미한다는 평가다.

카카오는 철저하게 소프트웨어 중심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인공지능 카카오 i도 다양한 영역에서 비슷한 로드맵을 보여주는 가운데, 카카오 i 에브리웨어 전략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