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물류 브랜드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가 30일 SK 네트웍스 직영 주유소에 물류 거점인 부릉 스테이션을 입점했다고 발표했다. 대기업과 유망 스타트업의 만남이라는 의미는 물론, 최태원 SK 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공유 인프라 사업의 연장선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메쉬코리아에 따르면 부릉 스테이션은 인천 부평구와 서울 송파구에 각각 1곳씩 오픈했으며, 올해말까지 전국 SK 네트웍스 직영 주유소 내에 부릉 스테이션을 최대 10개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7월 메쉬코리아와 SK네트웍스간 업무 협약(MOU)을 체결한지 한달여 만에 거둔 성과라는 설명이다.도심물류 플랫폼 구축을 위한 사업 협력에 첫 발을 성공적으로 내딛는 분위기다.

▲ 부릉 스테이션이 SK 주유소에 입점한다. 출처=메쉬코리아

메쉬코리아는 국내 스타트업, 특히 물류 산업 전반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IT와 물류 경쟁력을 중심으로 신선식품 배송서비스 부릉 프레시(VROONG Fresh)까지 운영하고 있다. 전국에 분포된 물류 거점인 부릉스테이션에 설치된 콜드체인 설비와 이륜차 물류망을 활용해 신선한 냉장식품, HMR식품, 신선식품 등을 배송한다는 설명이다.

지난 2016년 미스터피자를 시작으로 지난해 11월에는 파파존스, 올해 2월에는 피자헛과 최근 피자알볼로, 반올림피자샵까지 배달 계약을 맺으며 국내 주요 피자업계와 배달대행 계약 완료를 끌어내는 등 사업 본연의 경쟁력도 강력하다. 카카오톡 주문하기의 공식 영업 대행 계약자 중 하나로도 활동하고 있다.

대기업과의 적극적인 협력도 눈길을 끈다. 지난 7월에는 현대자동차, 미래에셋대우 등에게 총 275억원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현대차는 대도시 이륜차 물류 플랫폼을 가진 메쉬코리아와 협력해 스마트 물류 시장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 완성차 업체의 현대차가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중심으로 모빌리티까지 진격한 후, 조금씩 스마트 물류까지 노리는 셈이다. 메쉬코리아의 IT 물류 경쟁력 스펙트럼이 커지는 분위기다.

SK 네트웍스와의 만남에도 집중할 필요가 있다. 메쉬코리아와 SK 네트웍스는 지난 7월12일 도심물류 플랫폼 구축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는 물류 산업을 위한 혁신TF를 구축하며 도심물류 플랫폼 구성에 속도를 낸 바 있다. 지난 4월에는 종합차량관리 브랜드인 ‘스피드메이트’를 통해 부릉 라이더에게 이륜차 정비 기회를 제공하며 배송 현장 니즈를 파악참과 동시에 양사 인프라 공유를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협의했다는 설명이다.

두 회사의 결실이 구체화된 것이 바로 부릉 스테이션의 SK 주유소 입주다. SK 네트웍스 관계자는 “근무 환경이 열악한 이륜차 배송기사들을 위해 당사의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 보유자산 공유를 통해 개선된 쉼터와 정비 인프라, 배송기사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여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함께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IT기반 업계 우수한 역량을 보유한 메쉬코리아와 협력을 통해 도심 물류 플랫폼 구축을 앞당겨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메쉬코리아는 SK 주유소에 입점한 부릉 스테이션을 통해 물류 거점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이사는 “부릉 스테이션의 주유소 입점은 인프라를 보유한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의 실질적인 협력 모델을 시험하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SK 네트웍스와 본격적인 사업 협력을 통해 새로운 도심 물류 플랫폼을 구축하는데 앞장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K의 공유 인프라 확장 전략도 눈길을 끈다. 최태원 SK 회장은 최근 기업의 사회적 가치와 공유 인프라에 방점이 찍힌 경영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후자의 대표 사례가 SK 주유소의 공유 인프라 활용이다. 주유소 상상 프로젝트를 통해 특정 부지를 일반에 개방, 새로운 오프라인 거점 활용 로드맵으로 풀어내고 있다.

최 회장은 올해 초 신입사원과의 대화에서 "우리 인프라를 외부와 공유하면 손해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면서, “그러나 공유할 가치가 없다면 보유할 가치도 없다는 생각으로 공유 인프라 전략을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