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주택산업연구원이 단독 후보로 추천된 서종대 전 한국감정원장의 원장 임명을 보류했다. 서 전 원장은 재직 당시 성희롱 전력으로 지난 2월 해임된 인물로 정부와 정치권에서 연이어 비판성명을 내고 반대여론이 거세지면서 원장 선임을 미룬 것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은 29일 이사회를 열고 서 후보자 임명 승인 안건을 무기한 보류하기로 했다. 특히 이 안건에 대한 다음 이사회 일정이 잡히지 않아 임명은 사실상 철회된 것으로 보인다. 

주산연 이사회는 연구원 출연기관인 대한주택건설협회 심광일 회장, 한국주택협회 김대철 회장을 비롯해 학계인사 등 모두 13명으로 구성돼있다.

원장 후보 재추천 등 추후 일정 역시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사회는 이달말 임기가 끝나는 권주안 현 원장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심광일 대한주택건설협회장을 원장 대행으로 추대하기로 했다. 주산연 이사회는 심광일 원장대행체제를 유지하며 당분간 악화된 재정 문제를 먼저 해결한 후 다시 절차를 밟아 신임 원장 후보를 받기로 했다.

서 전 원장은 감정원장 재직 당시 직원들 앞에서 성희롱 발언을 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지난해 2월 해임됐다. 서 전 원장은 지난해 초 한국감정원 재직 당시 감정원 여직원들에게 “넌 피부가 뽀얗고 몸매가 날씬해서 중국 부자가 좋아할 스타일”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결국 해임조치됐다.

앞서 국토부는 서 전 원장이 주산연 원장 후보에 단독으로 추천되자 전날인 28일 입장자료를 내고 서 전 원장의 원장 선임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국토부는 “주택산업연구원은 비영리법인인 민간연구기관으로 원장 선임은 연구원의 자율 판단으로 결정해 정부가 직접 관여할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주택산업연구원은 국토교통부의 허가를 받아 설립된 비영리 법인으로서 성희롱 방언으로 해임된 전 공공기관장을 원장으로 선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주택산업연구원 운영 또는 원장추천위원회 활동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다”면서 “지난 2016년 이후로 주택산업연구원에 대한 출연을 전면 중단했으며 이미 이사직 사퇴서를 제출해 원장추천위원회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