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대웅제약 윤재승 회장이 직원들에게 상습적인 폭언과 욕설을 한 사실이 폭로됐다. 대한항공 갑질사태로 온 국민이 분노하는 가운데 재벌의 또 다른 갑질 논란이 불거진 셈이다. 윤 회장은 대웅제약 창업주인 윤영환 명예회장의 셋째아들로 1984년 사법시험에 합격, 검사 생활을 한 후 인성정보 대표이사로 취임했다가 1995년 대웅제약 부사장에 부임한 인물이다. 1997년부터 대웅제약 대표이사를 맡았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윤 회장은 직원들에게 "정신병자"나 "미친 XX네"와 같은 폭언을 일삼았다. 전현직 직원들은 윤 회장의 폭언과 갑질이 일상이었다고 폭로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윤 회장은 즉각 사과하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으나 지난 주말 돌연 출국해 '도피성 출국을 감행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윤 회장은 2007년 학력위조 논란을 일으킨 신정아씨와 관련된 사교클럽 포야에서 활동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윤 회장의 갑질 논란이 파장을 일으키는 가운데, IT업계에서는 윤 회장과 네이버의 관계에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윤 회장은 현재 네이버가 2011년 설립한 독립적 비영리 교육재단인 커넥트의 이사장에 2013년부터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커넥트는 교육 민주화와 교육 혁신을 선도한다는 슬로건을 가지고 있으며 초기 NHN넥스트로 운영된 후 2015년 9월 커넥트로 이름을 변경했다. 지난 3월 카이스트와 포스텍 등 6개 과학기술특성화대학과 STAR-MOOC을 위한 플랫폼 지원 협약을 체결하는 등 지금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 윤재승 회장은 커넥트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출처=갈무리

커넥트는 2014년 교육 체계 변화를 두고 내홍을 겪은 바 있다. 당시 윤 회장이 재단 이사장을 맡으며 3년차 입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 체계를 바꾸려고 시도했고, 교수들은 "재단이 코딩 교육 학원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반발했다. 윤 회장은 교육 과정을 변경해 입학생 규모를 최대 10배로 늘려 더 많은 졸업생들을 배출하려고 했으나 교수들은 "진정한 인재는 공장 라인에서 대량생산하듯이 속성으로 만들어질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윤 회장이 이사장으로 재직하며 교수와 학생들과 전혀 소통하지 못했고, 이 과정에서 강압적인 시도가 벌어지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재단 교수들은 2014년12월11일 성명서를 발표하며 "소통 없는 재단의 일방적인 ‘독주’로 학교는 이미 많이 망가졌다"면서 "교단에 설 의욕조차 잃고 떠날 날만 기다리고 있는 교수들도 다수다. 학생들은 학교를 지켜보겠다며 그동안 굳이 만들 필요가 없다던 학생회를 처음으로 구성했다. 공부를 해야 할 학생들이 여기저기 실상 을 알리고 도움을 청하는 모습도 안타깝다"고 절규했다. 논란은 시간이 흐르며 진정됐지만, 당시 재단 이사장으로 재직한 윤 회장이 보여준 불통의 리더십은 IT업계에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 커넥트 재단이 NHN넥스트로 운영될 당시 윤 회장의 불통 리더십이 논란을 일으켰다. 출처=갈무리

윤 회장은 이해진 네이버 창업주와도 인연도 깊다. 두 사람은 오랜 지인이며, 이해진 창업주는 윤 회장을 자기의 롤모델로 치켜세우기도 했다. SK텔레콤 사외이사 경험을 가진 윤 회장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NHN 사외이사로도 활동한 경험도 가지고 있다. IT 업계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인연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커넥트 재단의 이사장은 윤 회장이며, 윤 회장이 소유한 개인회사 일부는 네이버 기업집단에 편입돼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네이버를 기업집단에 편입시키며 커넥트 이사장을 맡고있는 윤 회장의 개인회사 일부가 포함됐다는 설명이다.

8월14일 공시된 네이버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디엔컴퍼니 등 윤 회장 개인회사 3곳이 기업집단에 들어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변대규 네이버 의장 회사인 휴맥스 계열사도 네이버 기업집단에 포함됐으나 행정소송을 제기해 빠진 것처럼, 윤 회장 개인회사도 조만간 빠질 가능성은 있다.

한편 네이버는 "윤 회장이 커낵트 이사장직을 계속 맡을 것인지는 모른다"면서 "잔여 임기는 남아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