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성은 기자]한 달 넘게 지속된 폭염·가뭄과 최근 동안 잦은 강우로 고랭지지역 무·배추 작황이 부진해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배추는 다음 달부터 가격안정이 예상되지만, 무는 공급여건이 호전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4000t의 긴급 물량방출과 40~60% 수준의 할인판매 등 강도 높은 가격안정대책을 27일 내놨다.

▲ 8월 하순 현재 배추 도매가격은 7126원으로 평년보다 84% 상승했다. 사진은 농협 하나로마트 서대문점에서 판매되는 배추와 무 등 농산물 매대.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성은 기자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달 하순 가락시장의 배추 반입량은 1일 324t으로 평년(643t)보다 50%, 무 반입량은 1일 462t으로 평년(550t)보다 16% 각각 줄었다. 이에 도매가격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배추는 이달 상순 포기당 3593원에서 중순 5412원, 하순에 7126원으로 평년보다 84% 급등했다. 무 역시 이달 상순에 개당 2397원에서 중순 2064원, 하순 2993원으로 평년과 비교해 2배 이상 가격이 올랐다.

농식품부가 지난 24일 강원도청과 농협중앙회, 도매시장 관계자 등과의 긴급 수급점검회의와 함께 25일 평창·강릉·정선을 비롯한 주요 고랭지채소 산지를 살펴본 결과, 배추는 다음 달부터 공급여건이 안정될 것으로 관측했다. 강릉 등 9월 출하예정지역의 재식면적(1085헥타르, ha/약 328만2100평)이 평년보다 5% 늘었고, 현재까지 작황이 양호해 출하량은 다음 달 중순까지 하루 기준 2958t으로 평년(2983t)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무는 작황 악화로 공급여건이 안정되기까지 시간이 다소 걸릴 전망이다. 9월 출하 예정지역의 재식면적(664ha, 약 200만8600평)은 배추와 마찬가지로 평년대비 5% 늘었으나, 여전히 뿌리비대가 불량하고 무름병 등 병충해로 산지 작황이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때문에 당분간 무의 공급 부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농식품부는 “태풍 이후 강우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보되고, 다음 달까지 무 공급부족이 예상되기 때문에 추석 생활물가 안정을 위해 강도 높은 수급·가격안정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 9월 배추 출하예정지인 강원도 강릉 왕산면 안반데기 지역의 작황은 양호한 편이다. 출처=농식품부

우선 가락시장에 무·배추 반입량 감소에 따른 도매가격 상승에 대응해, 농식품부는 배추 3000t·무 1000t을 긴급하게 수매해 도매시장에 집중 방출한다. 농식품부 원예산업과 관계자는 “긴급수매는 수의계약을 통한 농협 계약재배 물량 인수방식으로 진행해, 입찰경쟁에 따른 산지가격 상승 가능성을 차단한다. 또한 수매물량은 저장과정 없이 도매시장에 곧바로 방출해 부족한 무·배추 반입량을 보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농식품부는 이달 29일부터 추석 전까지 전국 500여개 농협 하나로마트매장에서 매일 배추 100t, 무 30t을 시중가격보다 40~60% 할인판매를 개시한다. 그동안 무를 중심으로 3개의 농협 하나로마트매장(양재·수원·청주)에서 실시했던 무·배추 할인판매를 전국 주요 매장으로 확대하는 한편, 판매물량도 대폭 확대해 추석을 앞두고 소비자 부담을 최대한 덜어준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농협과 협업을 통해 추석 성수기에 김치 할인판매를 진행한다.

이 외에 농식품부는 농협 계약재배와 산지유통인 물량을 농협 출하조절시설에 일정 수준(200~300t)으로 가저장하면서 출하시기를 탄력적으로 조절해 강우 등에 따른 단기 수급불안에 대응하는 한편, 채소가격안정제를 통한 조기 출하물량(배추 8월 하순 150t→9월 200t, 무 50t→100t)을 꾸준히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