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진종식 기자] 퇴직연금 시장이 자산운용사들의 미래 먹을거리 블루오션으로 인식되면서 메이저 운용사에 이어 중형 자산운용사들도 MS(Market Share, 시장점유율) 늘리기에 참여하며 ‘퇴직연금 차지하기’ 각축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최근 ‘키움투자자산운용’이 ‘키움키워드림TDF’를 출시하고 본격적으로 퇴직연금 시장에 뛰어들어 타겟데이트펀드(Target Date Fund, 이하 TDF)로 무장하고 퇴직연금을 운영하는 자산운용사는 8개 자산운용사로 증가했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우리나라 퇴직연금 시장의 적립자산 총규모는 168조원에 이르는 거대한 시장이다. 이중 DC(확정기여형), IRP(개인형 퇴직연금), 집합투자증권 등 실적배당형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14조원(8.3%) 정도에 머물고 있다. 나머지는 원리금보장형으로 운용하는 DB(확정급여)형이 148조원(88.0%), 기타 대기성자금 6조원(3.7%) 등이다.

현재 8개 자산운용사가 겨냥하고 있는 타겟고객은 자기 퇴직연금을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운용하고자 하는 14조원 규모의 DC, IRP, 기타 집합투자증권 투자형 고객이다. 전체 168조원 시장 규모에 비해서는 작은 시장(8.33%)이지만 향후 퇴직연금 시장은 매우 안정적이고 현재까지 공급자시장(자산운용사)으로 운영되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퇴직연금 적립자산은 매년 20조원씩 운용자산 규모가 늘어난다. 이중 실적배당형 퇴직연금은 지난 2016년에서 2017년까지 1년간 약 4조원(25%)이 증가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8개 자산운용사가 TDF로 운용하기 위해 끌어들인 퇴직연금 적립자산은 8월20일 기준으로 1조1975억원에 그치는 수준이다. 매년 실적배당형 운용대상 자산은 4조원씩 증가하는데 자산운용사들이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수의 자산운용사들이 참여해도 먹을거리는 넘치는 상황이다.

여기에 가입자들의 적립금이 증가하고 투자기간이 길어질수록 운용수수료가 증가하기 때문에 퇴직연금시장은 자산운용사들에게는 놓쳐서는 안 될 블루오션인 것이다.

자산운용사 역량은 역시 수익률, '삼성한국형TDF'  19.37%

지난 2016년 삼성자산운용은 먼저 퇴직연금 시장의 미래성을 간파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시작하면서 퇴직연금 시장 MS 쟁탈전이 시작됐다.

삼성자산운용은 ‘삼성 한국형TDF’를 신규 설정한 후 2년 4개월 만인 20일 현재 4771억원의 적립자산을 유치했다. 이후 한국투자금융, 미래에셋 등 메이저 운용사에 이어 중형급 자산운용사들이 퇴직연금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며 참여했다.

시장에 참여한 자산운용사들은 투자자들의 퇴직연금 자산을 높은 수익률로 운용하여 자신의 운용능력을 입증해야만 계속적으로 고객을 유치할 수 있고 자신에게 돌아오는 이익을 향유할 수 있는 권리와 의무가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6개 운용사의 1년 이상 운용한 41개 TDF의 설정후 수익률을 살펴보면 최하 1.02%부터 최대 19.37%까지 넓은 수익률 격차를 보이고 있다.

설정후수익률 상위 TOP10 TDF를 살펴보면 가장 우수한 실적을 기록한 상품은 ‘삼성한국형TDF2045’형으로 19.37%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다음은 ‘삼성한국형TDF2040’형이 18.29%, ‘삼성한국형TDF2035’ 16.93%, ‘하나행복한TDF2045’ 14.38%, ‘삼성한국형TDF2030’ 펀드가 14.30%를 기록하며 각각 2~5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은 ‘미래전략배분형TDF2045’형이 13.39%, ‘하나행복한TDF2040’ 13.11%, ‘미래전략배분형TDF2040’ 13.02%, ‘미래전략배분형TDF2035’ 12.18%, ‘삼성한국형TDF2025’ 펀드가 11.70%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6~10위 순위에 머물렀다.

수익률 상위 TOP10 TDF의 특징은 3개 운용사의 TDF 대부분이 가입자의 은퇴시점과 생애주기를 기준으로 포트폴리오에 주식 등 위험자산의 비중이 높고 안전자산(채권)의 비중이 낮은 2025~2045형 TDF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즉 투자기간이 긴 장기 상품일수록 안정적인 포트폴리오에 따라 해당 TDF들이 높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1년 수익률도 장기투자형(2030~2045)이 고수익 실현

최근 1년간 운용수익률이 우량한 수익률 TOP10 TDF는 최하 4.89%, 최대 6.51% 수익률을 기록하며 TDF의 단기 운용능력면에서도 탁월한 실력을 나타냈다. 1년 정기예금 수익률이 2% 아래인 것과 비교되는 성적이다.

기간중 가장 우량한 수익률을 기록한 TDF는 ‘미래 자산배분형TDF 2045’이 6.51%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다음은 ‘KB 온국민TD 2050’형 펀드가 6.00%, ‘KB 온국민TDF 2045’ 5.92%, ‘미래 전략배분형TDF 2045’ 5.57%, ‘미래 자산배분형TDF 2040’형이 5.48%를 기록하며 각각 2~5위를 차지했다.

수익률 6위 TDF는 ‘미래자산배분형TDF2035’TDF가 5.41%를 기록했다. 이어 ‘미래전략배분형TDF2040’ 5.33%, ‘KB온국민TDF2040’ 5.27%, ‘삼성한국형TDF2045’ 5.13%, ‘미래전략배분형TDF2035’ TDF가 4.89% 수익률을 기록하며 각각 7~10위를 차지했다.

단기 투자기간인 1년 수익률을 기준으로 TOP10 TDF의 특징을 보면, 단기 수익률도 미래 투자기간이 장기간인 상품들이 단기변동성에 초점을 두지않고 장기간 안정적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2035~2050형 TDF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퇴직연금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퇴직연금시장은 역사가 일천하여 근로자의 연금수급권, 최소보장 연금수익률, 가입자의 상품 선택을 돕는 디폴트옵션 등 제도적으로 미흡한 부분이 많은 상태로 운영되어 자산운용 금융회사가 우위에 있는 시장이 됐다”면서  “가입자들은 자산운용사 선정에 가장 신경을 써서 단기 수익률에 현혹되지 않고 장기의 안정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운용사를 선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처음 가입 당시의 수수료는 별로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지만 매년 운용자산이 증가함에 따라 지급수수료도 급격하게 증가하는 만큼 신중하게 비교하고 검토하여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또 “앞으로 기금형 퇴직연금이 출시되어 전문가에게 퇴직연금 운용을 의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면 운용수익률도 높아지고 수수료는 더 낮아지면서도 근로자의 연금수급권은 강화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