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8월의 박스오피스는 그야말로 ‘신과 함께’한 한달로 기록됐다. 2018년 첫 1000만 관객 영화인 <신과 함께: 죄와 벌>의 속편으로 많은 관객들의 기대를 모은 <신과 함께: 인과 연>은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 국내 영화계의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고 국내 영화 역사상 최초로 연작 영화가 연속으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여름 대작 3작품’으로 기대를 모은 영화 <인랑>은 최악의 평가를 받으며 박스오피스 하위권을 맴돌았다. 그 외 한국 영화들은 <신과 함께>의 흥행으로 탄력을 받았다. 90년대 실제로 활동한 북파공작원 이야기를 그린 <공작>, 살인마에게 목격된 목격자의 이야기를 담은 <목격자>는 작품성으로 호평 받으며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올랐다. 여기에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로맨스 여왕 배우 박보영의 복귀작 <너의 결혼식>은 ‘재미있다’는 입소문을 타고 박스오피스 1위를 꿰찼다. 

여름 영화 성수기의 연장인 9월에는 많은 한국영화 기대작들의 개봉이 예정돼있어 박스오피스의 열기는 더 달아오를 전망이다.   

2018년 9월의 개봉 영화들은 과연 어떤 작품들이 있을까. 9월의 주목할 만한 개봉 영화들을 소개한다. 

 

▲ 세상에는 진실을 쫒아 모든 것을 내던지는 훌륭한 기자들도 많다. 출처= 네이버 영화

<충격과 공포> “진실을 쫒는 기자들의 외로운 싸움” 
수입: (주)Apex
배급: BoXoo 엔터테인먼트 
개봉: 9월 6일 

‘충격과 공포’라는 말은 애니메이션 <심슨>의 한 에피소드 대사와 엮인 ‘짤(웃긴 장면)’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 영화도 뭔가 웃긴 영화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영화는 웃음과는 거리가 멀다. 영화 <충격과 공포>는 2001년 9·11사태 후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미국의 딕 체니 부통령이 이라크를 공격하기 위한 명분으로 “사담 후세인은 대량 살상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여기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는 기자들의 이야기다. 미국의 거의 모든 언론은 부시 행정부의 강경론에 찬성한 가운데 <나이트 리더>의 기자들은 이를 믿지 않고 끝까지 의심하고 진실을 쫒는다. <스포트라이트>, <더 포스트>를 잇는 언론인들의 투쟁을 다룬 영화로 기록될 영화.   

 

▲ 진지한 사극 연기도 멋있는 배우 김명민. 출처= 네이버 영화

<물괴> <조선명탐정>이 자꾸 떠오르는...?
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 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개봉: 9월 13일 

영화 <물괴>는 조선 중종 22년, 인왕산에 출몰해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괴물 ‘물괴’를 쫒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사극이다. 주인공 ‘윤겸’을 연기하는 배우가 김명민이고,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한다는 전개는 뭔가 <조선명탐정> 시리즈를 떠오르게 한다. 그러나 예고편으로 공개된 내용을 보면 <조선명탐정>처럼 가벼운 느낌은 아니기에 관심이 가는 영화다. 여기에 배우 김인권, 박성웅, 박희순 등 조연급 배우들의 클래스도 높아서 여러모로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아이돌 그룹 출신으로 처음 영화 연기에 도전한 배우 이혜리의 연기가 어떤지를 보는 것도 재미가 될 듯하다. 물론, 이혜리의 연기에 큰 기대는 안 하는 것이 좋겠지만. 

 

▲ 평양 영화인들에게 영화를 배우고 있는 안나 브로이노스키 감독. 출처= 네이버 영화

<안나, 평양에서 영화를 배우다> ‘북한’으로 영화를 배우러 간 감독의 이야기   
수입/배급: 독포레스트 
개봉: 9월 13일       

호주의 대규모 탄층 가스 채굴계획 추진으로 삶의 터전을 침범 받을 위기에 처한 영화감독 안나는 마을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선전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안나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선전영화를 제작하는 북한으로 영화를 배우기 위해 떠난다. 북한의 유명 영화인들을 만나 그들의 기법을 배운 안나는 ‘평양스타일’ 선전 영화 만들기에 돌입한다. 호주의 영화감독 안나 브로이노스키가 직접 평양으로 가 겪은 일들과 영화 제작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로, 북한 영화인들의 생각과 사상을 외국인의 눈으로 볼 수 있는 독특한 영화로 회자될 듯 하다. 

 

▲ "왕이 되고 싶소? 그럼 이 땅을..." 영화 <명당>에서 천재 지관 박재상 역항을 맡은 배우 조승우. 출처= 네이버 영화

<명당> “여기가 왕이 나올 땅인가!”  
제작: (주)주피터필름
배급: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개봉: 9월 19일 

사람의 운명을 소재로 한 영화 <관상>을 잇는 또 하나의 운명 시리즈 기대작이다. 주연 배우 조승우부터 영화의 무게감을 가늠하게 한다. 영화 <관상>이 세종대왕 시절 수양대군의 이야기를 다뤘다면 <명당>은 조선말기 온 나라의 권력을 뒤흔든 흥선대원군의 이야기를 다뤘다. 조선 최고의 지관 박재상(조승우)와 몰락한 왕족 흥선(지성)의 만남은 조선의 역사를 바꾸는 만남이 될 수 있을까. 김성균·백윤식·문재원·유재명 등 믿고 보는 조연 배우들의 연기도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 나라를 구한 영웅은 외모도 출중해야한다. 영화 <안시성>에서 양만춘 장군 역할을 맡은 배우 조인성. 출처= 네이버 영화

<안시성> 역사상 ‘가장 큰’ 승리의 기록
제작: 영화사 수작, 스튜디오앤뉴
배급: (주)NEW
개봉: 9월 19일 

20만 당나라 대군에 5000명 병사로 맞서 승리를 거둔 고구려 장군 양만춘의 ‘안시성 전투’를 다룬 영화. 뭔가 애국심을 한껏 끌어올리는 영화 <명량>의 느낌과 비슷할 것 같지만 우리 역사 속 승리의 쾌거는 언제나 가슴을 울리는 스토리텔링이었다. 설사 ‘국뽕(과도한 애국심 고취)’의 기운이 조금 있을지라도. 거기에 양만춘 장군 역할을 배우 조인성이 맡았으니, 영웅에 대한 몰입은 확실할 듯 하다. 다만,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으로 영화 신고식을 치른 배우 김설현의 출현은 또 논란의 소지가 될 수도 있겠다.

 

▲ 현빈 "이제는 영화로도 대박이 터질 때가 됐는데..." 출처= 네이버 영화

<협상> 현빈의 성공작이 되기를... 
제작: (주)JK필름
배급: CJ엔터테인먼트
개봉: 9월 19일 

영화 <협상>은 최고의 협상가와 최악의 인질범이 벌이는 치밀한 심리 대결을 소재로 했다. 협상가 하채윤은 배우 손예진이, 국제 무기 밀매상이자 인질범 민태구는 배우 현빈이 맡았다. 최고와 최악이 벌이는 대결의 구도는 뭔가 CJ스타일의 영화스러운 향기가 물씬 풍긴다. 배우 손예진의 ‘걸크러쉬’ 연기와 그간 다수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눈에 띄는 흥행 성적을 올리지 못한 배우 현빈의 와신상담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여담으로, <협상>의 예고편에서는 현빈이 “이제 판을 키워볼까?”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비슷한 대사가 영화 <꾼>에서도 나와서 뭔가 묘하게 이미지가 겹치지 않을까 살포시 걱정되는 부분은 있다. 아무튼 현빈 파이팅...?   

 

▲ 배우 마동석의 표정 한 컷만 봐도 영화 <원더풀 고스트>의 분위기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출처= 네이버 영화

<원더풀 고스트> ‘개그 요정’ 마동석?
제작: 데이드림 엔터테인먼트
배급: 제이앤씨미디어그룹, TCO(주)더컨텐츠온
개봉: 9월 26일 

영화 <범죄도시>로 오락영화에 최적화된 능청스러운 개그 연기에 물이 오른 배우 마동석이 또 한 편의 오락영화로 돌아왔다. 이번에 배우 마동석은 경찰 출신 유령 태진(김영광)이 눈에 보이는 유도 관장 ‘장수’ 역할을 맡았다. 태진은 장수를 이용해서 마을에 일어나는 여러 사건을 해결하려고 하고, 장수는 태진에게서 벗어나려 애쓴다. 스토리부터 마동석의 개그 연기를 위한 구성으로 채워져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9월 추석 연휴에 개봉하는 만큼 가족들이 함께 보기에 좋은 따뜻함도 빠지지 않았을 것이다. 전형적이지만 그래서 뭔가 더 기대되는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