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성은 기자] 세계 최대의 B2B 온라인 쇼핑몰인 알리바바닷컴을 운영하는 마윈(馬雲)의 알리바바(Alibaba), 알리바바의 온·오프라인 결합 신유통 채널인 ‘허마셴셩(盒馬鮮生)’이 지난 3월 상하이에 처음으로 개점한 ‘콰이마러스(筷马热食, Quick Mart)’가 ‘삼시세끼 따뜻한 음식을 한곳에서 빠르게 해결한다’는 콘셉트로 도시민과 직장인에게 크게 호응을 얻고 있다.

독특한 점은 알리바바의 콰이마러스가 100㎡(약 30평) 남짓한 작은 규모에서 식당과 편의점에 음식배달 서비스까지 하나로 결합한 ‘원스톱(One Stop) 레스토랑’을 지향하며,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는 데 있다.

▲ 콰이마러스 상하이 1호점. 출처=터우탸오

알리바바 부총재 왕레이가 주도

8월 25일 <윈상(赢商网)>, <루커지(鹿科技)>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콰이마러스(또는 퀵 마트)는 알리바바 그룹 부총재이자 음식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어러머(饿了么, 알리바바가 4월 인수한 중국 최대 음식배달 앱)’의 왕레이(王磊) CEO가 주도해서 만든 프랜차이즈 매장이다.

콰이마러스는 식당과 편의점, 음식배달 서비스의 개념을 통합한 매장으로,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따뜻한 음식’을 ‘한곳’에서 ‘빠르게’ 먹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사무실·주택가 근처 등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해 새우덮밥을 비롯한 주식과 간식을 제공하는 한편, 신선식품·디저트·음료 등 식료품 판매와 음식배달 서비스까지 함께 하는 원스톱 레스토랑이다. 콰이마러스를 방문한 소비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한곳에서 삼시세끼는 물론 차와 음료, 야식까지 모든 종류의 먹거리 해결이 가능하다.

▲ 콰이마러스 사업을 주도한 알리바바의 부총재. 왕레이. 출처=소후닷컴

중국인 좋아하는 따뜻한 음식을 기다림 없이 저렴하게 제공…배달도 가능

콰이마러스는 30여평 수준의 크지 않은 매장 면적을 갖고 있지만, 식사 공간·음료와 신선식품·간식·핫푸드(Hot Food) 즉석 판매·핫푸드 주문 등 다섯 구역으로 나눠 구분돼 운영되고 있다.

이 중 핫푸드 즉석판매 구역은 온장고 안에 다양한 종류의 따뜻한 음식들이 진열된 곳이다. 온장고 외관에는 “신선한 재료로 갓 만든 따뜻한 음식들입니다. QR코드 스캔을 통해 값을 지불하면 더욱 편리합니다”라는 안내가 있어, 굳이 기다리지 않고 바로 음식을 사서 먹거나 테이크아웃(Takeout)할 수 있다. 또한 허마셴셩과 달리 현금 결제가 가능하다.

핫푸드 즉석판매 구역은 점심시간에 줄 서는 것을 꺼리면서 빠르게 한 끼를 해결하고 싶은 직장인을 겨냥한 것으로, 음식을 골라 가져가는 편의점 도시락 시스템과 유사하다. 단, 편의점 도시락과 달리 음식이 따뜻한 상태로 유지되기 때문에 따로 데울 필요 없이 바로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예부터 따뜻한 음식을 선호하는 중국인의 취향을 제대로 파악한 부분이기도 하다.

음료·신선 구역은 직장인과 도시민이 주로 찾는 과일과 유제품, 음료 등 시중에서 잘 판매되는 제품들 위주로 구성됐고, 가격 면에서도 대형마트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 스낵과 편의식품 등이 마련된 간식 구역은 소비자가 QR코드를 스캔해 바로 구매할 수 있다.

핫푸드 주문 구역은 20~30위안(약 3300~5000원) 수준의 저렴한 가격대로 다양한 종류의 메뉴를 판매해 특히 직장인에게 호응이 좋다. 또한 고객이 조리과정을 직접 볼 수 있는 오픈키친 형태로 구성돼 음식 조리에 대한 신뢰를 함께 주고 있다.

여기에 콰이마러스는 알리바바가 인수한 어러머를 활용한 음식배달 서비스를 함께 제공해, 근거리에 있는 직장인과 도시민에게 콰이마러스의 따뜻한 음식을 신속하게 제공하고 있다.

▲ 따뜻한 음식을 즉석으로 제공하는 온장고. 출처=바이자하오

빅데이터 활용 인기메뉴 위주 구성으로 ‘맞춤형 음식’ 강점

알리바바의 콰이마러스가 내세우는 마케팅 전략은 ‘따뜻한 음식’과 ‘고객과의 접점’, ‘빅데이터’, ‘인력 절감’ 등으로 압축할 수 있다.

중국인은 특성상 아침이든 점심, 저녁이든 따뜻한 음식을 선호한다. 좀 더 까다로운 고객들은 신선하면서도 갓 나온 음식을 원한다. 이런 소비자 니즈에 맞춰 콰이마러스는 바로 조리해 제공하는 음식이든, 온장고를 통한 음식 셀프서비스든 ‘따뜻한 음식’에 초점을 맞춰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과의 접점’을 강화하기 위해 콰이마러스는 회사가 많거나 소비자 거주 비율이 높은 주택가 중심으로 위치를 선정했다. ‘가장 가깝고, 가장 편리하고, 가장 빠르게’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

현재 중국의 음식배달 서비스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관련 업체들이 고객의 니즈를 최대한 만족시키려고 노력하지만 여전히 지적되는 부분은 음식 맛이다. 음식배달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는 고객들의 최대 불만사항은 직접 매장에서 먹는 음식의 맛과 배달음식의 맛의 차이가 크다는 것. 아무래도 매장에서 갓 나온 음식은 배달해서 먹는 것과 다를 수밖에 없다.

콰이마러스는 이러한 점을 감안해, 고객에 최대한 근접한 거리에서 매장을 개설하고 10분 안에 따뜻한 음식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해 기존 음식배달 서비스의 단점을 최대한 보완하고 있다. 

▲ 콰이마러스는 따뜻한 음식을 신속하게 제공한다는 콘셉트로 도시민과 직장인에게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출처=바이자하오
▲ 콰이마러스의 직원이 식료품 매대를 살펴보고 있다. 출처=바이자하오

콰이마러스가 제공하는 핫푸드와 같은 모든 조리음식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고객이 배달음식을 주문할 때 선호도가 높은 인기 메뉴들로만 구성한 것. 이러한 데이터는 알리바바가 인수한 중국 최대 음식배달 서비스인 어러머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것이다. 콰이마러스는 어러머의 빅데이터로 어느 지역, 어느 회사의 고객들이 어떤 음식을 선호하는지 맞춤형 음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때문에 향후 콰이마러스는 매장 규모를 확장할 때, 해당 지역의 고객들이 선호하는 음식 특성을 반영해 각 매장마다 차별화된 메뉴를 제공·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콰이마러스는 판매하는 모든 음식을 중앙 오픈키친에서 조리하는데, 조리과정 모두가 표준화됐다. 때문에 매장에 조리사가 필요 없으며, 다른 편의점 기업처럼 별도의 조리·생산 공장을 두지 않고 있다. 매장 내 모든 용기는 일회용품으로 세척 과정이 없고, 직원은 고객이 식사를 마친 후 간단한 뒷정리만 하면 된다. 또는 핫푸드 주문 구역에서 음식을 계산하는데, 이 점 역시 고객이 QR코드 등을 통해 스스로 결제할 수 있다. 이런 편리함 때문에 현재 콰이마러스 상하이 1호점은 세 명의 직원으로만 운영돼, 인력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 콰이마러스의 핫푸드 주문 구역. 출처=바이자하오

 

▲ 콰이마러스 상하이 1호점 내부 모습. 출처=hckd

2020년까지 중국 전역 1만개 매장 개설 계획

식당과 편의점, 음식배달까지 한 번에 결합된 신개념 매장인 콰이마러스는 상하이에 개점한 지 반 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고객들의 높은 호응으로 월 평균 매출이 50만 위안(한화 약 8157만원)을 웃돌면서 주변 상권에 있는 식당들의 매출액을 이미 뛰어넘은 상황이다. 또한 알리바바는 콰이마러스를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보고, 2020년까지 중국 전역에 1만개 이상의 콰이마러스 매장을 개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