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고영훈 기자] 40도에 이르는 기록적인 폭염에 이어 제19호 태풍 '솔릭'까지 북상하면서 손해보험사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태풍이 북상하면서 손보사들은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한 반면 증권사들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작을 것이라고 분석해 서로 상반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23일 보험업계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1개 손해보험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MG손해보험·흥국화재·악사손해보험·더케이손해보험 등)들의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1.7%로 전년 동기 77.8% 대비 3.9%포인트 상승했다.

태풍 솔릭 예상 이동경로. 출처=SK증권

올해 1분기 강설·한파 등 계절적 요인으로 82.6%까지 상승했으나, 2분기는 80.7%로 개선됐다. 이번 폭염으로 손보사들의 손해율은 더 악화되고 있다. 7월 자동차보험 사고 피해 건수는 전달 대비 8.5% 급증했다.

올해 1분기 손보사들의 순이익도 하락했다. 국내 손해보험사들의 2018년 1분기 당기순이익은 8809억원으로, 보험영업 손실이 확대돼 전년 동기 대비 3216억원(26.7%) 감소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되고 장기보험 사업비가 늘어남에 따라 보험영업손실은 확대되고 있다.

신한금투·DB금투 등 "보험사 손실 크지 않아"

이번 태풍은 한반도 내륙을 관통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2012년 9월 태풍 '산바' 이후로 6년 만이다.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손보사들은 풍수해보험이나 자동차 보험 등 정책성 보험상품이 많아 계절적 요인이 발생할 경우 순익 하락이 불가피한 업종"이라며 "이번 태풍 북상도 손해율이 올라가 보험사에겐 악재"라고 말했다.

2002년 이후 한국에 영향을 준 태풍과 피해 규모. 출처=DB금융투자

그러나 증권사들은 이번 태풍이 보험사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의견을 냈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 실적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며 태풍 손해는 펀더멘털 이슈 보다는 일회성 요인인 만큼 주가 영향 또한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SK증권은 이번 태풍으로 인해 재보험사인 코리안리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2년간 국내 재해 영향이 미미했던 만큼 기저효과는 존재하나, 보험리스크의 관리 역량이 확대된 현 상황에서 태풍의 국내상륙이 코리안리에 미칠 손실 우려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DB금융투자 역시 태풍 피해는 보험사에 큰 악재가 아니라고 분석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태풍의 영향이 큰 것은 아니지만 자보 손해율 사이클이 악화되고 있다"며 "단기적 손해율 상승에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