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트코는 지난 40년 동안 “불필요한 비용 줄이고 가격 낮춘다”는 자신만의 전략을 고수해 왔다.    출처= Costco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코스트코(Costco)는 비용을 억제하고 멤버십 회비를 받아 경쟁사들보다 더 나은 가격을 제공함으로써 아마존에 대한 방어망을 구축해 왔다.

컬럼비아 경영대학원(Columbia Business School) 소매업 연구소장 마크 코헨 교수는 “코스트코는 가격을 내리는 일은 가장 먼저 하고 가격을 올리는 일은 가장 나중에 하는 회사”라고 평가했다.

코스트코는 특히 여유 있는 고객 층을 두고 아마존과 상당 부분 중첩된다. 만일 그런 고객들이 아마존이나 코스트코에서 모두 고개를 돌린다면 코스트코는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코스트코는 신선 식품과 스탠드 주유소를 통해 휘발유를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고 온라인 업체들이 흉내 낼 수 없는 보물찾기 구매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같은 워싱턴주를 기반으로 하는 이웃 아마존에 대항해 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월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장조사 회사 칸타르 리테일(Kantar Retail)의 티모시 캠벨 애널리스트는 “쇼핑을 허드렛일이라고 생각하거나 즐겨 하지 않는 사람들은 아마존을 주로 이용하지만, 그렇게 온라인을 이용하거나 쇼핑을 단 몇 군데로 통합하는 고객들에게도 코스트코는 배제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진격의 코스트코

코스트코는 수익의 4분의 3을 60에서 120달러에 달하는 연간 회비에서 창출한다. 클라우드 비즈니스를 포함한 아마존의 전체 매출은 코스트코보다 높지만, 소매 매출로는 코스트코가 세계에서 월마트 다음으로 큰 회사다.

회원들은 큰 포장의 케첩과 마요네즈 상품처럼 물건을 대량으로 값싸게 사면 1년 동안 충분히 보상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꺼이 회비를 지불한다.

코스트코의 회원 가입자는 9300만명으로 충성도가 대단히 높다. 올해 6월 현재 코스트코의 회원 갱신률은 90%가 넘는다.

회사는 회원 가입비로 인한 수익으로 가격 인하를 꾸준히 추구한다. 월마트나 크로거(Kroger)와는 달리 코스트코는 주로 가격에 투자해 왔다. 코스트코의 창고는 무료 배송 같은 불필요한 서비스가 없다. 회사는 무리한 성장을 위해 돈이 많이 들어가는 디지털 부문 인수를 하지 않았다.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의 코헨 교수는 “코스트코는 업계에서 가장 생산적인 소매 업체 중 하나다. 고객이 필요로 하지 않거나 기대하지 않는 기능에 돈을 낭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셀프 서비스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평방피트당 매출액이 1200달러다. 경쟁 업체의 두 배 수준이다. 이 회사의 매장 직원들은 재고 선반이나 창고 뒤에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무료 식품 샘플을 직접 제공하는 등 고객의 쇼핑 경험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 이 회사의 매장 직원들은 재고 선반이나 창고 뒤에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무료 식품 샘플을 직접 제공하는 등 고객의 쇼핑 경험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출처= Costco

회사는 또 공급업체와 강력한 파트너십을 맺고 있어, 가격이 오르더라도 최상의 협상을 할 수 있다.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코스트코가 비용을 절감해 매장 가격을 낮출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공급업체는 코스트코의 그러한 정책이 판매를 늘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꺼이 따른다.

고객을 위한 가치 창출에 중점을 둔 전략 덕분에 코스트코는 지난 7월 또 다시 뛰어난 실적을 과시했다. 휘발유 가격 상승분을 제외하고도 전년 대비 6.6% 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코스트코의 매장당 성장률은 최근 몇 년간 동종 경쟁업체인 월마트, 크로거, 타겟(Target)을 앞지르고 있다.

자체 브랜드 커클랜드 시그네이처

월마트 같은 대형 소매 업체의 경우 매장에서 10만개 이상의 품목을 판매하지만, 코스트코는 평균 3800개의 제조업체 브랜드(National Brands)와 자체 브랜드(Private Label)인 커클랜드 시그네이처(Kirkland Signature) 제품만을 판매하고 있다.

선택의 폭이 적지만, 코스트코는 화장지에서 와인, 평면 TV, 보석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들을 끊임없이 투입한다.

무디스(Moody’s)의 소매 분석가 찰리 오셔는 지난 5월 보고서에서 “코스트코의 제품 구성은 광범위한 구매 데이터 기반에 따라 만들어지고 있으며, 분명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트코는 제품 종류가 적지만 신속하게 선반을 채움으로써 제품당 매출을 높이고, 경쟁 업체보다 재고 회전률이 빠르다. 이런 방식으로 회사는 낮은 이익률을 보전한다.

칸타르 리테일의 캠벨은 “코스트코의 물건들은 평균적으로 다른 유통 업체보다 회전이 빨라 창고를 채우는 횟수가 더 많다”고 설명한다.

코스트코와 유사한 형태의 창고형 마트 비제이스 홀세일 클럽(BJ’s Wholesale Club)도 7000가지 이상의 품목을 판매하고 있지만, 품목당 매출에서 코스트코를 따라가지 못한다.

코스트코의 또 다른 성공 요인은 자체 상표인 커클랜드다. 애널리스트들은 커클랜드가 전 소매점에 걸쳐 가장 인기 있는 화이트 라벨(White Label, 같은 회사에서 생산된 제품이 서로 다른 브랜드를 달고 시장에서 판매되는 제품)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코스트코는 고가의 카테고리에 진입해 빅 브랜드보다 저렴한 대안 제품을 제공하는 전략을 구사하기도 한다. 최근 글로벌 면도기 브랜드 질레트와 경쟁하기 위해 커클랜드 시그네이처 트리플 블레이드 면도기를 출시한 것이 그 예다.

▲ 이 회사는 셀프 서비스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평방피트 당 매출액이 1200 달러다. 경쟁 업체의 두 배 수준이다.    출처= Costco

식료품과 스탠드 주유소

코스트코는 또 가장 강력한 동종 라이벌 샘스클럽(Sam’s Club)도 손쉽게 제쳤다. 샘스클럽의 모기업인 월마트는 최근 판매량의 상당 부분을 잠식한다는 판단 하에 샘스클럽 매장을 60개 이상 폐쇄했다.

식료품도 코스트코 성장의 주요 공신이다. 시장조사 업체인 스티펠(Stifel)의 최근 설문 조사에 따르면 코스트코의 경우 회원 중 식료품을 사는 비율이 93%나 되지만, 아마존에서 식료품을 사는 회원 비율은 18%에 불과하다.

이것이 코스트코가 신선 식품 사업을 강화하려는 이유다. 코스트코는 최근 식품 신선도 관리 솔루션을 개발한 스타트업 제스트 랩스(Zest Labs)와 파트너십을 맺고 농산물을 더 오래 신선하게 유지하고 있다. 또 온라인 기반 농작물 배송 서비스 업체 인스타카트(Instacart)와 제휴해 식료품 이틀 배송, 신선 식품 당일 배송을 시작했다.

회사는 또 온라인 사업도 크게 강화했다. 지난 7월 온라인 부문은 1년 전에 비해 21% 성장했다.

코스트코는 웹사이트와 앱을 통해 1만개가량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항상 볼 수 없는 가구 같은 비싼 품목도 포함되어 있다. 코스트코는 그동안 1년에 두 달 동안만 매장에서 가구를 판매했다.

또 보석류나 노트북 같은 품목은 온라인 구매, 매장 내 픽업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회사 측은 이와 같이 온라인으로 구매하고 매장에 픽업하러 오는 고객 중 절반 이상은 매장에 오면 추가 구매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무디스의 찰리 오셔는 “코스트코의 온라인 사업은 오프라인 매장을 잘 보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