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호재 있고, 가격 싸고, 수요 충분한 곳 골라야

부동산 바닥(아파트 등)이 왔다고 보는가. 수도권과 지방을 비교해서 설명해 달라.

김영진 대표(이하 김영진) 요즘 부동산시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침체의 가장 큰 원인이 되었던 금융위기가 좋아지고 있고 부동산과 관련된 규제가 대부분 완화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현재 강남권 재건축아파트는 금융위기 이전 가격으로 이미 회복이 됐고, 기타 수도권 지역에서도 급매물 소진 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미분양 역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현재 인기 수도권 지역은 바닥인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지방의 경우에는 정부가 각종 규제완화책을 내놨지만 미분양 적체 현상이 심하고 또한 수요 유입을 할 수 있는 특별한 호재가 없기 때문에 가격이 앞으로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본다.

박원갑 소장(이하 박원갑) 정부의 규제완화 혜택을 가장 크게 입은 재건축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늘어나면서 강남권 4개구의 재건축 아파트값이 모두 상승세로 반전됐다. 강남3구의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해제 추진에다 한강변 초고층 재건축 허용 등 각종 호재 덕분이다.

하지만 주택시장의 선행지수 역할을 하는 강남권과는 달리 대부분의 지역들은 여전히 하락세가 진행 중이다.

과거 강남권과 함께 움직이던 용인, 분당, 목동, 평촌 등 버블세븐지역들도 급매물은 많이 팔렸으나 시세 회복세는 아직 더딘 편이다.

지방의 경우 5대 광역시 중 부산만이 유일하게 소폭 오름세를 나타낼 뿐 나머지 지역들은 여전히 하락세다. 이미 지역경제 침체와 인구감소, 공급과잉이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는 가운데 실물경기 침체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돼 있어 하락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진 소장(이하 이영진) 수도권의 경우 현재 집값이 바닥 아니냐는 분위기가 지난 2월부터 형성됐다. 이로 인해 강남권 일부 급매물이 거래되기도 했다. 매도자의 경우에도 앞으로 가격이 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과 규제완화, 초고층 재건축 등의 개발호재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내놓았던 매물을 다시 거둬들이고 있다.

그러나 경기부양, 규제완화, 개발호재 등 인위적인 요인에 의한 일시적인 가격상승일 뿐 경제여건 호전으로 인한 투자심리 회복으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호가상승만큼 아직까지 실질 매수세가 받쳐주기 못하고 있고, 강남권과 일부 버블세븐지역 외 다른 지역 아파트값은 여전히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내외적인 경제위기가 아직 해소되지 않았고 올해 기업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돼 아직 바닥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경기 하락 장세에도 투자 방법은 있다고 한다. 가장 적합한 아파트 투자처를 찾는 방법이 있다면.

김영진 앞으로는 부동산시장이 호황기에 접어든다고 해도 양극화가 뚜렷해질 수밖에 없다. 공급량은 많은데 수요자들이 가고 싶어하는 지역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부동산시장은 뜨는 곳은 뜨고, 그렇지 않은 곳은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아파트 투자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장이 호황일 때 가격 상승을 이끌 수 있는 교통 개선, 도로 개선, 지역 개발, 재개발 뉴타운 등 호재가 있는 지역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여기서 겹호재가 있는 지역을 선택하는 것이 더욱 좋다.

박원갑 경기침체 여파로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향후 시장이 호황기에 접어들고 가격이 상승장에 올라섰을 때 상대적으로 더 많이 상승할 수 있는 아파트를 골라야 한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교통, 학군, 편의시설’의 삼박자를 갖춘 곳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하철이나 도로와 인접해 다른 지역들과의 접근성이 좋아야 수요가 많고, 우수한 학군과 풍부한 편의시설을 갖춘 곳일수록 가격 상승 폭도 크기 마련이다. 하락장에서 리스크를 줄이고 향후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입지여건을 철저히 따지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이영진 시장이 침체될수록 요구되는 투자원칙은 세가지다. 최소한의 개발호재가 있어야 하고 가급적 싸게 매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수요가 충분히 뒷받침되는 주택형에 투자해야 한다.

첫 번째 원칙에 따르면 신설역세권, 재건축 호재가 있는 아파트나 재개발 호재가 있는 연립·다세대 등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두 번째 원칙에 의한 투자방법으로는 가급적 급매물을 매수하거나 경매를 통해 주택을 구입하는 방법, 인근 시세보다 낮게 형성된 분양아파트를 집중 공략하는 방법 등이 있다.

세 번째 원칙은 역세권 소재 중소형 아파트에 투자하는 것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경기 불황기일 때 아파트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공식처럼 알려져 있다. 맞는가. 이유는.

김영진 불황일 때 아파트에 투자하는 것이 재테크 성공 비법이다. 본래 시장이 좋아지면 사고 싶고, 좋지 않으면 팔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역으로 불황일 때 투자하는 역발상을 선호한다.

왜냐하면 불황일 때는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가격이 떨어졌을 때 매입을 하면 그만큼 투자수익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신중히 생각해야 할 것은 향후 시장이 호황일 때 가격을 이끌 수 있는 아파트를 선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박원갑 그렇다. 불황기일수록 안전한 투자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장 수요가 많고 선호도가 높아서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상품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아파트가 불황기에 가장 좋은 투자처로 부각된다.

아파트는 ‘수익성, 안전성, 환금성’이라는 3가지 장점을 갖춘 상품이다. 우선 수요가 많아 가격 상승 폭이 크면서도 웬만한 경기 쇼크 등이 아니고는 하락 폭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아파트가 가진 가장 큰 특징이다. 가격 변동성이 큰 주식과 비교했을 때 같은 기간 오히려 수익률이 훨씬 높은 경우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또 부동산시장에서 틈새 상품이 아닌 메인 상품인 데다 주거용의 실물자산이기 때문에 주식이나 펀드 등 여타 금융자산들이나 상가 및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상품과 비교하더라도 안전성이 뛰어나다.

무엇보다 수요가 꾸준하고 풍부해 토지나 상가 등 다른 부동산 상품들에 비해 환금성 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불황장일수록 아파트와 같은 안전 상품에 주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영진 틀린 얘기는 아니다.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란 말이 있다.

바닥과 고점은 지나봐야 알 수 있듯 당시에는 그때가 바닥인지 고점인지 파악이 어렵기 때문이다.

경기가 불황일 때는 가격이 저렴한 급매물이 많이 나와 매수자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불황일 때 매입해 호황일 때 매도하는 것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다만 불황일 때 투자는 향후 수년 이내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가정이 전재돼야 한다.

따라서 오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 저평가된 지역,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 등에 투자해야 하는 것이지 모든 아파트가 그 공식에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2분기 청라지구, 파주신도시, 김포 한강신도시 등 건설사들의 아파트 분양물량이 쏟아진다. 투자자나 실수요자가 이 지역에 집을 산다고 하면 권할 수 있겠는가.

김영진 청라지구와 김포 한강신도시의 경우에는 실수요자에게 권할 만한 곳이다. 앞으로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의 투자가치는 무엇보다 서울 접근성에 따라 좌우가 될 것이다.

정부가 아무리 자족형 신도시 개발을 선호하고 속속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적으로 업무시설뿐만 아니라 문화, 편의시설 등 인프라가 서울에 밀집돼 있기 때문에 서울과 접근이 어려운 곳은 수요 유입이 힘들다는 것이다.

따라서 택지지구 중에서도 청라지구와 김포 한강신도시는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고 앞으로 탄탄한 개발 재료로 발전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특히 이들 지역은 비과밀억제권역으로 양도세 100% 감면과 전매제한도 극히 짧아 투자를 고려해 볼 만하다.

박원갑 송도, 영종도와 함께 인천 경제자유구역의 삼각구도를 이루는 청라지구는 서울과의 접근성이 가장 좋은 곳으로 평가받는다.

입지여건이 양호하고 가격 경쟁력이 있어 실거주는 물론 투자 목적으로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특히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기 때문에 경제자유구역이라는 입지적 특수성에 비해 분양가가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경제자유구역이 비과밀억제권역으로 완화되면서 5년간 양도세를 100% 면제받을 수 있게 된 데다 전매제한기간 단축으로 계약 후 1년이 지나면 거래가 가능한 것도 유리한 점이다.

수도권 2기 신도시의 대표 주자인 파주신도시와 김포 한강신도시 역시 계획신도시답게 기반시설과 교통여건 등이 잘 갖춰지게 되는 장점이 있고,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양도세 감면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고려해 볼 만하다.

다만 향후 2기 신도시 공급물량이 계속 늘어나는 것을 감안해 실수요 위주로 접근하는 것이 낫다.

이영진 세 곳 모두 서울 강남권 및 도심 접근성이 떨어지고 부천 중동, 서울 강서구, 마포 및 은평 뉴타운과의 입지경쟁에서 떨어지기 때문에 투자용으로 청약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다만 청라지구의 경우 경제자유구역으로 영종신도시, 송도신도시와 함께 삼각벨트로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어 파주나 김포 한강신도시보다는 투자여건이 양호하다고 할 수 있다.

파주 교하신도시나 김포 한강신도시 같은 경우 서울로 출퇴근하는 베드타운이 될 가능성이 많아 투자용보다는 실거주용으로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경기 상황과 앞으로 상황을 예상해서 득실을 따져본다면 수도권 아파트 투자가치는 어느 정도인가.

김영진 수도권 아파트 중에서도 어느 지역이냐에 따라 투자가치가 달라질 것이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에는 이미 올해 가격이 크게 오른 만큼 지금까지 최고가 대비 가격 비교 시 시세 여유가 있다면 투자가치는 높다.

그리고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강변 재건축아파트도 향후 개발호재로 투자가치가 높다. 그리고 분당신도시와 용인 등 개발 재료는 풍부한 데 비해 최근 가격이 많이 떨어진 지역의 경우 투자가치는 있다.

박원갑 최근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가격은 저점을 지나 이미 과거 최고점 수준을 80~90%가량 회복했다. 특히 지난해 말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올 들어 3개월 사이 급등세를 연출하면서 이미 대부분 주요 단지들이 지난해 금융위기 이전 가격을 넘어섰다.
오히려 ‘미니 버블’ 논란을 일으킬 정도로 단기간 많이 올랐다는 점에서 가격 메리트는 크게 낮아졌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여전히 침체 기조를 나타내고 있는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실물경기와 무관하게 추가적으로 나 홀로 고공 상승세를 계속해 나가기도 어려워 보인다. 특히 각종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과도하게 선반영돼 투자 메리트는 다소 줄어든 상태다.

하지만 수도권의 나머지 지역들은 과거 고점 대비 20% 정도 하락해 있어 아직까지 매입 여력이 있는 편이다. 특히 일반 시세보다 낮게 나오는 급매물은 가격경쟁력이 더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수를 고려해 볼 만하다.

이영진 당장 경기 상황이 크게 좋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따라서 2006년 말과 같은 큰 시세차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가 지속적으로 건설경기를 부양하고 부동산시장을 활성화시킬 만한 규제완화책을 발표하고 있어 강남권을 위시한 일부 지역은 거래가 다시 살아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도권 전역으로 이런 분위기가 확산될 것으로 단정하긴 아직 이르지만 국내외 경제위기의 회복 속도에 따라 부동산시장 역시 급격히 살아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같은 측면에서 본다면 올해가 아파트 투자 적기라고 말할 수 있겠다.

최근 시장 상황에서 아파트 청약 시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김영진 강남권 재건축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회복되고 있지만 청약시장은 여전히 불황이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청약경쟁률이 예전과 같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가점이 크게 높지 않다고 해도 인기 지역을 노려봐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신규 신축주택에 대한 양도세 혜택 등 세금혜택이 많은 만큼 내집 마련 수요자라면 지금 기회를 노려봐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글로벌 금융위기로 변동성과 위험성이 커진 불황기 시장인만큼 가격을 가장 신경 써서 체크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존 집값이 크게 하락한 상태여서 신규 분양아파트 가격이 인근 시세보다 지나치게 높은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가급적 고분양가 단지는 피하도록 해야 한다.

또 최근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짐에 따라 앞으로 경기 회복과 함께 분양권 거래시장이 더 활성화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서 무분별하게 청약통장을 쓰기보다는 가격이 더 저렴한 분양권 매물도 있는지 확인하고 청약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건설경기 침체로 분양 일정이 상황에 따라 상당 수준 지연되거나 변동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특히 공급 주택형도 분양 직전까지 변동 가능성이 높은데 주택형에 따라 전매제한 기간이나 청약통장 예치금액이 달라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영진 입지나 가격경쟁력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미분양아파트의 대부분은 입지여건이 기존 아파트에 비해 떨어지거나 분양가가 주변 아파트보다 높다.

특히 미분양이 발생하면 미분양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프리미엄은 고사하고 입주 때 분양가보다 낮게 시세가 형성될 수 있다. 단기투자를 염두에 둔 것이라면 특히나 입지나 분양가 수준에 대한 검증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전매제한 기간이 짧아지면서 입주 후 거래할 수 있는 물량이 크게 늘긴 했지만 여전히 공공택지 중 과밀억제권역의 중소형 아파트는 5년의 전매제한 기간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전매제한 기간도 잘 살핀 후 청약 목적에 맞게 청약에 임해야 한다.

홍성일 기자 hsi@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