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만성 간염의 주원인인 B형 간염바이러스(HBV)를 제거하는 단백질을  새롭게 발굴했다.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국내 연구팀이 만성 간염의 주원인인 B형 간염바이러스(HBV)를 제거하는 단백질을 새롭게 발굴했다.

한국연구재단은 23일 건국대학교 김균환 교수, 김두현 박사, 박은숙 교수 연구팀이 사람의 간세포를 이용해 B형 간염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신규 단백질을 발견하고, 제거 원리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B형 간염바이러스는 만성 간염, 간경화, 간암의 주범으로 전 세계에서 높은 사망률을 나타낸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우리 몸에서는 세포에서 분비된 후 세포 자신이나 다른 세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단백질인 사이토카인 등이 분비돼 바이러스를 제거한다. 이 과정에서 사이토카인이 어떤 단백질을 통해 항바이러스 효과를 일으키는지는 이전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사이토카인(종양괴사인자‧인터페론‧인터루킨)의 영향으로 인터루킨-32라는 단백질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바이러스 제거에 관여하는 원리를 발견했다.

인터루킨-32는 바이러스의 전사와 복제를 직접 막아내는 강력한 항바이러스 단백질이다. 연구팀은 기존의 다른 인터루킨들과는 다르게 외부에 분비되기보다 간세포 내부에서 신호전달을 조절해 바이러스를 제거한다는 점을 규명했다.

▲ 건국대학교 김균환 교수, 김두현 박사, 박은숙 교수 연구팀이 발굴한 B형 간염바이러스 제거 원리 도식표. 출처=한국연구재단

B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돼 면역세포가 종양괴사인자(TNF)와 인터페론-감마(IFN) 등의 사이토카인을 분비하면 인터루킨-32 유전자가 발현되고, 이는 다른 사이토카인 분비물과 달리 외부로 나가지 않고 세포질에 머물면서 ERK1/2를 활성화시키는데 이때 바이러스 전사에 관여하는 간세포전사인자들인 HNF4알파와 HNF1알파가 저해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연구재단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인터루킨-32가 바이러스성 간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중요한 이론 근거를 제시했다”면서 “이후 만성 B형 간염의 치료제 개발에 이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균환 건국대학교 교수는 “종양괴사인자와 인터페론-감마가 어떤 단백질을 매개로 B형 간염바이러스를 간세포 손상 없이 제거하는 지에 대한 분자적 기전을 세세하게 밝힌 것은 이후 만성 B형 간염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수년 동안 지속해서 치료제 개발에 대한 다각도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이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8월 16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