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성규 기자] 자산관리는 종합예술이다. 수많은 자산에 대한 기본 지식과 투자원칙을 갖춰야 함은 물론, 당연하다고 생각한 모든 것들도 다시 한 번 뒤집어 생각해야 한다. 하나의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양·질의 노력이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능동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뜻이다.

또 긍정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것이 부정의 시각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자산을 발굴할 확률이 높다. 시장은 단 한순간도 평온한 적이 없었다. 투자에 ‘완벽한 환경’을 기대할 수 없는 만큼 주어진 상황에서 최적의 투자처를 찾아야 한다. 실제로 낙관론자들은 비관론자보다 더 많은 부(富)를 축적했다.

이를 감안하면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금리상승과 강 달러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언젠가는 글로벌 시장에 닥칠 이슈였다. 자산관리는 장기 레이스인 만큼 이러한 시장 변동성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묻지 마 투자’를 권유하는 것은 아니다. 각 자산군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적절한 자산배분을 통해 롱런해야 한다는 뜻이다.

‘2018 머니엑스포’의 취지도 마찬가지였다. 예측보다는 대응 그리고 균형 투자를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자산관리를 해나가자는 것이다. 현재는 과거가 만들었고 미래는 현재가 만든다. 아무도 알 수 없는 미래에 ‘배팅’하기보다는 현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 먼저다. 시장은 또 변할 것이며 이를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또 따른 기회가 오고 있음을 말한다.

최근 글로벌 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미국의 금리인상과 미중 무역분쟁이다. 또 일부 국가들의 정치적 리스크, 신흥국 위기 등 불안 요소가 산재해 있다.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그만큼 현재 상황을 판단하기 쉽지 않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현재 시장의 쏠림은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 하반기로 갈수록 달러화 강세 재료가 우위에 있어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연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제개편안에 힘입어 미국 기업들의 해외 현금성 자산이 본토로 들어오고 있다는 점도 미국 증시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인다.

미국은 그동안 법인세가 높은 해외 이익에도 높은 세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올해 초 법인세 인하(35%→20%)를 포함한 기업들의 현금성 자산을 국내로 유도하기 위해 기업들이 해외에서 들여오는 현금성자산에 대한 송환세를 일시 면제하는 방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IT, 제약·바이오 기업들을 중심으로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형식으로 역외에 묶어둔 자금이 본국으로 송환되고 있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세금 부과를 최대한 피하기 위해 해당 기업들이 국채와 현금을 보유해둔 저세율 국가(아일랜드, 버뮤다 등)의 미국 국채 보유 잔액은 지난 6월 기준 약 9% 감소했다. 특히 IT기업들(애플과 구글, MS 등)의 미국 국채 감소 추세가 눈에 띈다.

이는 미국 증시의 펀더멘탈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국채 매도에 따른 현금 확보는 해외이익 계정에 인식되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 어닝(실적)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역시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올 초부터 본격화된 달러 강세는 신흥국 시장을 뒤흔들었다. 현재 MSCI EM(모건스탠리 이머징마켓) 지수는 연초 대비 9.9% 하락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6.1% 상승과는 대조적이다. 신흥시장(EM)지수 부진은 중국 여파가 크다. 지수 내 31.2%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지수 부진은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이 크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중국뿐만 아니라 신흥국 시장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말한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모건스탠리 신흥국 지수는 패시브 성격이기 때문에 부정의 이슈가 발발하면 연관된 시장 전체에서 물량이 나온다”면서 “펀더멘털이 이상이 없는 국가도 영향을 받으면서 없는 문제도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신흥국 지수 부진의 본질은 앞서 언급한 달러 강세다. 문제는 달러 인덱스 구성 통화(유로화, 엔화, 파운드화, 캐나다달러, 크로나화, 프랑화)들의 강세 전환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유로화가 터키발 금융 불확실성으로 가치가 하락하면서 달러 강세를 부추기는 형국이다.

결국 달러화의 방향성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하게도 미국뿐이다.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달러 약세 전환이 필요한 상황에서 기댈 수 있는 것은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다. 이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약달러 지지다. 그러나 Fed의 정책금리인상의 기정사실화, 미국과 중국의 상이한 경제펀더멘털 등은 강달러에 힘을 싣는다.

미국 금리인상과 달러 강세는 모든 자산의 가치를 끌어내린다. 주식·채권·부동산·실물자산 등 어느 곳도 피할 수 없다. 현재 투자자들의 고민이 가중되는 이유다. 정말 대책은 없는 것일까.

<이코노믹리뷰>는 각 분야 전문가들에게 향후 투자전략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공통점은 “여전히 시장에는 기회가 있다”로 압축된다. 또 ‘수익’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수익은 절대수익일뿐 상대수익에 대한 개념은 다소 부족한 게 사실이다. 투자자들의 자산에 대한 근본적 인식이 바뀐다면 ‘위기는 기회’라는 말은 결코 헛된 소리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