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제19호 태풍 ‘솔릭(Soulik)’이 한반도에 영향을 주면서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제주도 일부지역에 정전이 발생하는 등 상륙 초기부터 극심한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태풍 솔릭은 강도 ‘강’, 크기 ‘중형’ 태풍으로 중심기압은 955헥토파스칼(hPa)에서 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솔릭의 풍속은 초속 43m, 시속 155km로 보퍼트 풍력계급표에 따르면 나무가 뽑히고, 건물 등에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이다.

솔릭은 이날 저녁 6시에 초속 35m, 시속 126km, 24일 오전 6시에 초속 27m, 시속 126m로 차차 약화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한반도 육지를 가로지르는 만큼 우리나라에 극심한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됐다.

비는 예상 강수량이 서울, 경기, 강원, 충남, 전북, 백령 50~100mm(많은 곳 150mm이상, 경기북부, 강원도 200mm이상), 전남, 경남서부 100~250mm(지리산부근 400mm이상), 제주도 150~300mm(제주도산지 500mm이상)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 매우 강한 비로 인한 산사태와 축대 붕괴, 토사 유출, 침수 피해, 급격하게 물이 불어난 계곡과 하천에서의 안전사고 등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발표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22일 오후 7시께 제주도 서귀포시 소정방폭포 인근에서 2명이 파도에 휩쓸려 1명이 실종되고 1명이 다치는 등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한국전력 제주지역본부는 “태풍으로 22일부터 제주도 서귀포 시내와 안덕면, 대정읍, 표선면 일대 총 4500여 가구에 정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서귀포시 색달동 일대와 안덕면 일부 지역 522가구는 정전이 복구됐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강풍으로 전선이 끊어져 정전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복구 작업을 하고 있지만 비바람이 워낙 강해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 제19호 태풍 솔릭(Soulik)이 24일 오전 6시 한반도 육지에 상륙할 것으로 전망됐다. 출처=기상청

시설물 피해도 나타나고 있다. 서귀포시 위미항 방파제에 보강된 시설물 91t이 유실됐다.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서는 야자수가 강한 비바람에 부러져 도로에 쓰러졌다. 쓰러진 야자수로 도로 통행에 한동안 차질이 있었다.

항공기와 선박의 이동도 통제됐다. 항공기는 9개 공항에서 347편이 결항됐다. 제주공항 172편을 비롯, 김포 90편, 김해 25편 등이다. 여객선은 80개 항로에서 115척의 발이 묶였고, 유람선 248척 중 188척은 운행을 중단했다. 

다목적댐 20곳의 저수율은 47.1%다. 정부는 16개 다기능보 중 11개 보의 수문을 개방해 방류하고 있다.

23일 전남의 모든 학교, 전북, 경남 지역의 1493개 학교가 휴업을 결정했다. 충북에서는 599개 모든 학교가 단축수업을 하기로 했다.

태풍 솔릭은 제주도 서귀포 남서쪽 약 90km 해상에서 북북서진 중이다. 이날 저녁 6시 목포 서쪽 약 60km 부근 해상을 지나 24일 오전 6시에 서울 남남동쪽 약 70km 부근 육상에 상륙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솔릭은 곤파스보다 더 강하다”면서 “피해가 기하급수로 커질 것이다. 태풍이 정말 심상치 않다. 다시 한 번 집 안팎을 돌아보기 바란다”고 밝혔다.

기상청 관계자는 “옥외 시설물이나 고층 건물 유리창, 가로수, 전신주, 공사현장의 구조물 등에 매우 큰 피해가 우려되니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한다”면서 “계곡과 하천에서는 급격히 물이 불어 범람할 수 있으니, 안전사고에 주의하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