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고영훈 기자] 금리상승기에는 대부분의 금융상품의 수익률이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금리가 오르는 이유가 다양하고, 투자자산마다 수익률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어떤 보험상품이 좋다고 일률로 말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더욱 정교한 보험 자산관리 전략이 필요하다.

정원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코노믹리뷰> 인터뷰에서 “금리인상의 이유가 우리나라 혹은 세계경기 회복에 기인한 것이라면, 국내·외 호재가 있는 곳의 주식 혹은 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변액보험 역시 유효한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다”면서 “보험도 상황에 맞는 포트폴리오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연구위원은 “변액보험상품을 보유하고 있다면 변액보험으로 운용하는 포트폴리오 조정을 감안할 수 있다”면서 “보험에 새롭게 가입해야 하는 경우에는 사업비 등 초기 수수료가 발생하기 때문에 투자기간과 수수료를 감안한 수익률을 고려해 보험을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줄고 있는 저축성보험 판매 감소도 보험사 전략에 의한 것이지 상품이 안 좋아진 것은 아니다. 보험사들은 국제회계기준(IFRS17) 대비 비과세 축소 등으로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고 있다.

저축성보험의 가장 큰 장점은 5년 이상 매월 보험금을 납입하고 10년 이상 보험상품에 가입하면 이자소득세가 비과세된다는 점이다. 보험사가 판매를 줄인 것과는 별개로 저축성보험 자체의 상품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는 “저축성보험의 비과세한도가 축소됐지만 한 사람당 월 납입한도는 150만원으로, 이를 부부가 각각 보험계약을 하면 가구당 비과세 한도는 월 300만원, 연간 3600만원이나 된다”면서 “따라서 개인의 사정에 따라 장기 금융상품 혹은 연금수령 시 비과세되는 연금자산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유용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 하향조정에 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피할 수 있는 비과세 금융상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저축성보험은 여전히 매력적인 상품이라고 덧붙였다.

1인 가구, 종신보장 가입 서두를 이유 없어

그는 최근 부쩍 늘고 있는 1인 가구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1인 가구의 경우 필요한 보험상품과 필요하지 않은 상품을 잘 구분해서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예를 들어 혼자 사는 사람이 본인 사망 시 남은 가족을 위한 사망보험 혹은 종신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효과가 별로 없다.

정 연구위원은 “1인 가구의 경우 실손건강보험이나 연금상품 같은 살아 있는 동안 보험의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상품에 가입한다는 원칙을 지니고 보험가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세제적격 연금저축 같은 경우에는 납입 시 12~15%의 세액공제 혜택도 있으므로 적극 가입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독형 실손건강보험 또한 가격이 월 1만~2만원으로 저렴하고 몸이 아픈 경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다인 가구 역시 연금저축과 실손보험은 우선 준비해야 할 금융상품이다.

최근 보험사들이 보장성보험을 강화하면서 종신보험 영업도 늘고 있다. 종신보험은 이름 그대로 평생 동안 죽음이라는 사건이 일어날 경우 보험금을 받는 상품이다. 정 연구위원은 “피보험자가 일찍 숨지면 유족들이 생활안정자금을 받을 수 있고 고령으로 사망하면 보험금이 유산으로 상속돼 어떤 경우에도 보험금을 받는다”면서 “계약자가 원할 경우 적립된 보험금을 연금으로 활용할 수도 있는 종합보험의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모든 사람이 이런 종합보험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1인 가구의 경우 남은 가족을 걱정해 유산을 남겨줄 필요가 없다. 또한 종신보험은 보험료가 비싼 편이고 사업비 등 수수료도 많다. 따라서 종합선물세트가 필요 없는 사람들은 필요한 보장만을 받는 단순한 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단 가입을 하면 중도 해지 시 해약환급금이 원금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되도록 해약하지 않는 것이 좋다.

 

보험계약자 선택 가입 등 절세 전략

절세 전략 역시 보험상품 포트폴리오의 중요한 요소다. 보장성보험은 연간 100만원까지 12%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3~4인 가구가 자동차보험, 실손건강보험 등 몇몇 보험에만 가입해도 연간한도 100만원은 훌쩍 넘는 경우가 많다. 맞벌이인 경우 연간 보장성보험 납입액이 200만원이라면 남편과 아내가 100만원씩 나눠서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가입 단계에서 보험계약자를 정하는 것도 절세 전략이 될 수 있다.

상속세는 자산가들이 흔히 쓰는 방법으로 아버지 혹은 어머니의 생명보험을 가입할 때 피보험자는 부모로 하되 계약자와 수익자는 자녀로 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경우 계약자가 보험료를 납입하므로 피보험자 사망 시 보험금에 대해서는 비과세된다. 그러나 계약만 이렇게 하고, 보험료를 부모가 납부하면 국세청에서 상속세를 추징당할 수 있으므로 보험료는 반드시 자녀가 납입해야 한다.

펀드를 통해 자산관리 리밸런싱이 가능한 변액보험도 소비자들의 관심 대상이다. 변액보험은 적립된 보험료를 주식, 채권, 펀드 등에 투자하는 보험상품이다. 매월 5년 이상 납입하고 10년 동안 유지할 경우 투자수익에 대해 비과세가 된다.

그러나 변액보험은 수수료가 비싸다는 결정적인 단점이 있다. 예를 들어 월 100만원을 납입하면 보통 7년간 10만~15만원 정도는 사업비 등 수수료로 떼고, 85만원만 투자된다. 따라서 변액보험 가입을 고려한다면 설계사에게 사업비 등 수수료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꼭 확인하고 수수료에 따른 비용과 비과세의 이익을 종합으로 고려해 가입 결정을 내려야 한다.

보험 리모델링 시에도 단순히 보험료를 줄이는 게 아니라 자기에게 적합한 재무설계와 포트폴리오를 통해 자산을 늘려나가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보험을 유심히 검토하고 필요 없는 보장 사항이 있다면 정리하는 것이 좋다.

30대 직장인이라면 장기와 단기로 나눠 목적자금 마련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복리나 비과세 등 오랜 기간에 수수료 부담이 없는 상품이 좋다. 의료실비보험 외에도 가족을 위해 종신보험이나 정기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좋다. 40대는 안정되고 꾸준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금융상품을 유지하는 게 좋다. 안전성과 수익성 배분이 중요한 시기다. 50대는 면역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시기로 보험상품 유지와 함께 건강관리도 중요하며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상품 준비 역시 필수다.

정 연구위원은 “자신의 자금력에 맞는 꼭 필요한 기능이 담긴 보험 상품을 고른다면 노후대비와 위험·건강 보장, 절세까지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원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프로필-

학력

성균관대 경제학 학사

성균관대 경제학 석사

(미)인디애나대학 경제학 박사

 

경력

(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전) 금융위원회 금융개혁자문단 금융세제분과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