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고영훈 기자] 신한금융지주의 ING생명 인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신한금융의 인수가 ING생명 소액주주들에겐 오히려 불리해 매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DB금융투자는 21일 지난 3월 인수설 때와는 MBK파트너스와 신한금융의 태도가 달라 지분매각 성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신한금융은 MBK파트너스가 보유하고 있는 ING생명 지분 59.15%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ING생명은 이날 전일 종가 대비 350원(0.94%) 하락한 3만6900원에 장을 마쳤다.

현재 인수 예상가는 앞서 알려진 2조5000억원보다 낮은 2조1000억~2조4000억원 사이로 예상되고 있다. ING생명 주식수는 8200만주로, 주가로는 4만3296~4만9481원에서 거래가 논의되고 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한금융 주주 관점에서 보면 가격을 많이 깎은 셈"이라며 "당장의 증자 우려를 불식할만한 가격협상과 조달구조 설계가 이뤄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신한금융의 "6월말 기준 보통주자본비율(CET1) 하락폭은 35bp(1bp=0.01%) 수준에 그쳐, CET1 12.6% 유지는 가능할 것"이라며 "비연결자회사에 대한 중대한 투자는 1조8000억원 이내로 추정돼, 2조4000억원을 지불하더라도 보통주 자본의 15% 한도를 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최근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등을 발행하고 있는 신한생명도 중장기적으로 합병이라는 대안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ING생명 인수대금 2조4천억원 가정 시 신한금융 자금 조달구조 예상. 출처=DB금융투자

그러나 ING생명 주주라면 신한금융의 인수는 불리한 조건이다. ING생명은 앞으로 도입되는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응이 충분한 회사로 지급여력(RBC) 비율은 6월말 기준 438%다. 

이 연구원은 "신한금융이 ING생명을 인수한다면 고배당과 잉여자본 환원이라는 기존의 정책이 유지되기 어렵다"며 "이 대목에서 신한금융과 기존 ING생명 소액주주들과의 이해관계는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신한금융이 ING생명의 독자 경영을 언급했지만, 과거 비슷한 사례에 비춰 보면 그 기간이 길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DB금융투자가 추산한 ING생명의 내년도 당기순이익 전망은 3600억원이며, 신한금융의 예상 인수비용은 연 900억원 수준이다.

신한금융이 가져오는 예상 지배주주순이익은 2130억원이다. 신한금융이 인수가인 2조4000억원을 신종자본증권과 회사채로 조달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직접이자비용은 890억원에 달한다. 따라서 증가하는 지배주주순이익은 1200억원 내외로 신한지주 주당순이익(EPS) 증가 효과는 3.8%다.

이 연구원은 "EPS와 자기자본이익률(ROE) 증가는 긍정적이지만, 일단 CET1 비율 하락으로 배당여력이 줄어들 것"이라며 "회사채 차입이 9조원에 달해 재무적 위기대응 여력이 감소하며, 향후 100% 자회사화 과정에 대한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