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성은 기자]폭염으로 사과 등 일부 과일의 일소(햇볕 데임) 피해가 크고, 닭·돼지 등 가축폐사가 발생했으나, 정부는 추석 성수기에 농축산물 수급은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석 성수기(9월 10~21일)를 앞두고 사과·배·쇠고기 등 주요 성수품 수급여건을 분석한 결과, 과일은 품목에 따라 평년보다 5000~6000t 공급량이 많고, 축산물도 사육마릿수 증가로 추석 전 물량 확보에는 이상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사과·배 평년수요 대비 5000~6000t 공급량 증가

추석 성수기에 가장 소비가 많은 사과·배 등 주요 과실류를 살펴보면, 추석 전 3주간 기준 사과 공급예상량은 8만t으로 평년 수요량(7만5000t)보다 5000t 많다. 배 역시 공급예상량이 7만7000t으로 평년(7만1000t) 대비 6000t 많아 수급여건에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사과는 추석 성수기 주 품종인 홍로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17% 줄어든 7만5000t으로 예상되나,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여기에 고온이 지속되면서 기타 품종(5000t)의 숙기가 평년(10월 상순)보다 보름 이상 앞당겨져 출하되는 만큼, 추석 전 사과 공급량은 오히려 평년보다 늘 것으로 보인다. 배는 사과에 비해 햇볕 데임 현상이 적어 피해가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축산물도 폭염으로 피해가 컸지만, 사육마릿수가 많아 추석 성수기에 쇠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등의 공급은 안정적일 것이라고 농식품부는 전망했다.

쇠고기(선물세트 등 고려·추석 전 5주간 기준) 공급예상량은 13만 마리로 평년 수요량(12만5000마리)보다 5000마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추석 전 2주간 기준 돼지고기 공급예상량은 평년(50만7000마리)보다 12만7000마리 많은 63만4000마리, 닭고기는 평년(2916만 마리) 대비 344만 마리 많은 3260만 마리로 파악됐다. 계란 역시 공급예상량은 5억800만개로 평년(4억8000만개)보다 2800만개 많아 수급에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 고랭지배추는 최근 폭염과 잦은 비로 무름병 등 장애가 확산되며 작황이 나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정부가 배추 조기물량 출하를 1일 100t 수준에서 150t으로 확대하고, 23일부터 농협 하나로마트 매장을 중심으로 할인 판매한다. 21일 현재 농협 하나로마트 서대문점에서 배추 가격은 포기당 7000원에 판매 중이다.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성은 기자

고랭지배추 잦은 비로 작황 악화…조기출하 물량확대·할인판매 등 대책 마련

고랭지채소는 지난 6일부터 최근까지 평창·태백·강릉 등 강원지역 주산지를 중심으로 국지성 호우가 반복되면서, 무·배추 등의 생육상황이 변했다.

무는 폭염·가뭄으로 뿌리 생장불량이 문제였으나, 잦은 비로 가뭄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뿌리 생장이 호전돼 앞으로 수급여건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실제 이달 상순 무 도매가격은 개당 2397원이었으나, 중순 들어 2050원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반면 고랭지배추는 비가 많이 온 탓에 고온·다습한 조건에서 주로 발생하는 무름병과 칼슘결핍(꿀통현상) 장애가 확산돼, 이달 중에 출하를 예정 중인 산지 작황이 급격히 악화된 상황이다. 때문에 이달 하순까지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 배추 도매가격은 이달 상순에 포기당 3593원에서 중순 5096원으로 전순 대비 42% 올랐다.

이에 농식품부는 고랭지배추 작황 급변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수급안정대책을 마련했다. 우선 채소가격안정제를 활용해 배추 조기출하 물량을 현재 1일 100t 수준에서 8월 하순 150t으로 확대해 가격 급등을 완화할 방침이다. 이달 23일부터 농협 하나로마트를 중심으로 시중가격 대비 50~60% 할인된 가격에 배추를 판매할 예정이며, 대상·CJ를 비롯한 주요 김치제조업체에 협조를 요청해 이달 말까지 김치 제품을 할인 판매한다.

아울러 김장배추 수급안정을 위해 예비묘 20만주를 추가로 확보하고, 공급기간도 당초 이달 말에서 9월말까지 연장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원예산업과 관계자는 “9월 중에 고랭지배추 출하 예정지역인 강릉 등 다른 주산지 작황은 양호해, 다음 달부터 배추 가격은 지금보다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며 “태풍 솔릭 등 추가 기상변수를 면밀히 살펴보며 수급 불안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추석 2주전부터 성수품 특별 공급을 확대해 소비자 부담을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