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카콜라는 지난 1월, 2030년까지 판매하는 제품 한 개 당 하나의 병을 모아 재활용하겠다고 밝혔다(1200억개의 병에 해당한다).    출처= CNN 캡처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중국 정부가 지난 1월부터 폐비닐과 종이 쓰레기 등 플라스틱을 포함한 24가지 유형의 쓰레기 수입을 중단하고 올해말과 내년말까지 고철 폐기물을 비롯해서 수입 금지 품목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면서 글로벌 폐기물 시장은 대란을 겪고 있다. 태국 정부도 지난 7월말 폐비닐 등 플라스틱 쓰레 수입을 금지시키면서 플라스틱 처리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과 태국 등에 이어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 금지 국가는 갈수록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플라스틱 안쓰기 운동도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쓰레기를 처리할 곳이 줄어들면서 안쓰기 운동으로만으로는 더 이상 문제를 해결 할 수 없는 상황에 봉착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평상시에는 비용적 측면때문에 엄두도 내지 못할 극단적인 재활용 방안을 속속 발표하는 것도 재활용이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충분 조건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환경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코카콜라는 지난 1월 2030년까지 판매하는 제품 한 개 당 하나의 병(또는 캔)을 모아 재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재활용 규모는 1200억개의 병에 해당된다. 던킨 도넛(Dunkin' Donuts)도 2020년까지 발포 컵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맥도널드(McDonald's)와 P&G 등 다른 대기업들도 지속 가능한 친환경 포장을 사용하겠다는 야심찬 약속을 내놓았다.

CNN은 글로벌 기업들의 이런 극단적인 재활용 약속이 잘 이행될려면 그들만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도했다.  고객, 해당 지방 정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경쟁 업체들이 글로벌 기업의 약속이행에 지원군이 되줘야 한다는 것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기업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재활용 기술과 친환경 지속가능 소비재에 투자하는 클로스드 루프 파트너스(Closed Loop Partners)의 브리짓 크로크 홍보팀장은 기업들이 과다한 비용이 들지도 모르지만 재활용을 통해 공급체인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이 기업의 선택 이유가 될수 있다고 설명한다. 즉 재활용 자재들이 일반 원자재보다 항상 저렴하지는 않겠지만 가격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원가 예측성에는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원자재 시장의 변동성은 향후에도 계속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며 “기업들이 지금 재활용 등 공급체인 구축에 투자한다면, 특히 유가가 계속 요동치고 글로벌 무역 긴장이 고조된다 해도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의 극단적인(?) 재활용 전략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또 한가지 다른 이유로  지속 가능한 친환경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는 케빈 빌헬름은 "기업들이 친환경 약속을 속속 내 거는 이유는 기업들이 쓰레기 처리비용도 갈수록 커질 수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무엇보다 기업들이 친환경 전략을 선택하는 이유는 이 자체가 직원들이나 고객에게 회사의 사회 공헌 가치를 알리는 최적의 홍보 방법이기때문"이라고 덧붙혔다.

크로크 팀장은 그러나 "현재로서는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재활용을 추진하기에는 경제성에서 너무 많은 병목 현상이 존재한다”고 단기적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을 제기했다.

친환경 실천, 쉽지 않은 도전

기업 펀딩을 통해 재활용 인프라를 개발하는 비영리 단체 리사이클링 파트너십(Recycling Partnership)의 키프 해리슨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의 재활용 시스템이 널리 시행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이를 실행할 수 있는 미국인은 절반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접근할 수 없어 쓰레기로 버려지는 재활용 가능 자재가 2200만 톤이 넘는다는 것이다.

또 모든 사람이 재활용을 실천하는 것도 아니다. 사람들은 빈 용기를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이 더 쉽거나 관심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재활용을 실천하지 않는다. 또는 재활용하는 것이 복잡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케빈 빌헬름은 소비자 교육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새로운 곳에 가면 어떻게 재활용하는지 몰라 혼란스럽다”며 "여행을 하면서 다른 도시나 주에 들어가면, 종종 쓰레기통 앞에 서 무엇을 어디다 버려야 할 지 몰라 어쩔 줄 모를 때가 많다”고 털어 놓았다.

게다가 재활용 비용도 결코 적지 않다. 쓰레기 매립지가 이미 포화 상태인 대도시에서 도로변에 재활용품을 버리는 장소를 별도로 만드는 것은 쓰레기장을 하나 더 만드는 것과 같은 비용이 든다. 일부 지역에서는 더 많은 비용이 들 수도 있다.

실제로 재활용 포장재를 주장하는 회사들도 재활용 재료를 복구하는 시스템을 통제하거나 소유하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이런 시스템 전체를 통제하려면 소비자, 지방 정부들이 모두 함께 나서야 하는 이유다.

▲ "똑똑한 기업들은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집단 행동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다"     출처= Polyester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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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스드 루프 파트너스와 비영리 단체 리사이클링 파트너십은 아마존, 스타벅스, 월마트, 타켓 같은 회사들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고 있다. 리사이클링 파트너십의 해리슨 CEO는 "경쟁 업체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해도 재활용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더 어려워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들이 지속 가능한 도전에 공동으로 대처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단계에서 기업은 각개로 일하는 것보다 힘을 합쳐야 더 효과적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다.

루프 파트너스의 크로크는 "똑똑한 기업들은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집단 행동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함께 협력함으로써 기업들은 거액의 자금을 개발 프로젝트에 투입할 수 있고, 재활용 가능한 썩는 종이컵 같은 친환경 지속 가능한 제품에 대한 집단적 수요도 창출할 수 있다. 또한 여러 도시에서 채택할 수 있는 새로운 재활용 기술에 투자할 수도 있다.

MIT 슬론 경영대학원(Sloan School of Management) 친환경 지속가능 프로젝트(Sustainability Initiative) 부소장 베다니 패턴은 "미래를 진정으로 생각하는 회사가 재활용을 실천하며 모범적 경영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코카콜라 노스 아메리카의 친환경 지속가능 사업 담당 부사장인 브루스 카라스는 "기업들간 파트너쉽은 실제로 친환경 프로젝트의 진전을 이루는데 필수적이다. 재활용에 관한한, (경쟁 업체라도)협력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다른 회사들도 재활용 솔루션을 찾아내는 데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경쟁하기에 앞서 항상 협력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그것이 우리 모두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