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희준 기자]말도 많고 탈도 많은 지대공 미사일 '철매-II' 성능개량이 당초 계획대로 이뤄진다. 국방부는 21일  북핵․미사일 대응능력 구비, 수출기반 조성, 예산 활용의 효율성 등을 종합 검토한 결과, 철매-Ⅱ 성능개량을 계획대로 전력화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사일 생산업체인 LIG넥스원의 사내지 '근두운'에 따르면, 영공 방위를 담당한 호크 체계를 대체하는 국산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개발 당시 '철매-II'로 불렸고 개발후 양산단계에 들어가면서 '천궁샘(M-SAM)이라는 정식이름이 붙었다. 항공기를 요격하는 기존 천궁 체계에 탄도미사일 요격 기능이 추가된 중거리 유도무기 체계_가 바로 '철매-II' 성능개량(PIP)이다.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의 핵심무기다. 철매-II PIP 개발이 추진됨으로써 한국은 머지않은 장래에 탄도미사일 대응능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 철매-II PIP 미사일 발사장면.출처=LIG,넥스원 근두운

철매-II 성능개량형 예정대로 

철매-II 미사일의 사거리는 약 50km, 요격고도는 10~20km, 최고속도는 마하 4로 알려져 있다. 표적에 직접 충돌하는 방식의 마싱이다. 이 미사일이 배치되면 우리나라 영공은 신궁-천마-호크-철매-패트리엇-철매-II-철매-II PIP-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 등 다층 방어체계를 이룬다.북한의 헬기와 전투기는 물론 탄도탄 요격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철매-II PIP포대 구성은 알려진 게 없지만 천궁 포대 구성과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천궁의 1개 포대 구성은 목표수색과 미사일 유도를 담당하는 다기능 레이더(MFR)차량 1대와 포대를 지휘하는 지휘통제차량 1대, 그리고 8기의 발사관을 장착한 발사대 차량 4대로 구성된다. 각 발사관에는 무게 400kg의 능동 레이더 유도미사일이 1개씩 들어간다. 따라서 1개 포대에는 32발의 지대공 미사일이 배치된다. 천궁은 사거리 40km, 고도 15km이며 마하 4 이상의 속도로 날고 근접시간을 장착해 표적 근처에서 미사일이 터져 그 파편으로 표적을 파괴한다. 

철매-II 성능개량형 미사일이 배치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시작일 분이다. 최소한의 탄도탄 방어능력 확보에 그친다. 북한은 사거리 340~700km의 스커드 B와 C 수백발을 한국을 겨냥해 배치해놓고 있기 때문이다. 유사시 비오듯 쏟아질 북한 탄도탄에 대해 최소한의 방어능력을 우리손으로 확보한다는 점에서 철매-II PIP 사업은 의미가 크다.

우여곡절 겪은 철매-II 성능개량

국방과학연구소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1600억원을 들여 철매-II PIP 체계 개발을 완료했다. 지난 2월 열린 제109회 방추위에서는 ‘7개 포대’로 양산 물량이 결정됐다. 지난 3월에는 방사청이 2020년 전력화를 목표로 사전 생산을 승인하면서 업체들은 본격적인 양산 준비에 돌입했다. 이 사업에는 한화시스템, 한화디펜스, (주)한화, LIG넥스원, 기아자동차 등 대기업과 협력업체를 포함해 680여 개 기업이 참여했다.

그런데 지난 5월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제112회 방추위에서 “계획대로 전략화하는 게 맞느냐”며 사업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사업 규모 축소 논란이 일고 양산시기가 연기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업계에서는 “국방부 내에서 4개 포대를 먼저 생산하고 나머지 물량은 추후 결정하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물량 축소로 결정할 것으로 보는 게 중론”이라는 말도 나왔다.   

▲ 철매-II PIP 미사일.출처=LIG넥스원

앞서 철매-Ⅱ 성능개량 사업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 증대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군의 자체 방어능력을 최대한 조기에 구비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따라 2009년 11월 소요가 결정됐다. 당시 우리의 기술수준을 고려해 대항공기용으로 개발된 철매-Ⅱ의 레이더를 일부 개조하고 대탄도탄 요격미사일을 추가 개발해 종말단계 하층방어 요격체계의 확보를 추진했다. ∙그러나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2009년 소요 결정 당시 예상한 것보다 훨씬 빨리 고도화돼 종말단계 하층방어만을 담당하는 철매-Ⅱ 성능개량으로는 효과적인 대응이 제한된다고 판단했고, 전력화 이후 30년 이상을 운용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양산을 1․2차로 분리했다. 이에 따라 우선 긴요한 물량을 전력화하면서 잔여물량은 향후 L-SAM 개발 경과를 보면서 성능이 향상된 요격체계를 확보 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국방부는 결국 핵․화생무기 탑재가 가능한 북한의 스커드 미사일 위협은 상존하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 군의 대응능력 구비 측면에서 철매-Ⅱ 성능개량이 기존 계획대로 전력화될 필요가 있고, 전시작전통제권 적기 전환을 위한 한국군 핵심 군사능력 구비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  수출기반 조성 측면, 양산계획 조정시 발생할 매몰비용과 단가상승 등을 당초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 북한 탄도미사일 종류.출처=CSIS 미사일 쓰렛

 

어떤 개량 이뤄졌나

국방부는 보도자료만 공개했을 뿐 어떤 개량을 하는지에 대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 미사일 생산업체 LIG 사내 근두운을 보면 대강은 짐작할 수 있다.  

 근두운에 따르면, 철매-II 성능개량은 적 항공기를 요격하는 '천궁'을 기반으로 적의 탄도미사일까지 요격할 수 있도록 성능을 개량하는 사업이다. 항공기보다 작고, 높은 고도에서 빠르게 날아오는 탄도탄을 요격하기 위해서는 천궁과 비교해 많은 부분을 새롭게 개발해야 했다. 즉 천궁을 기반으로 한 성능개량이지만 완전히 새로운 무기 체계를 개발하는 것만큼 오랜 시간과 많은 고민이 수반됐다.

요격 가능 구간까지 빠르게 미사일을 도달시키기 위해 로켓 추진기관의 크기와 추력을 늘리면서 모양도 바뀌었다. 탄도탄을 요격하는 종말유도단계에서 궤적을 보정하기 위한 측추력기를 보강하고 기체재질의 내열성능도 강화했다. 탄의 형상부터 구동기, 측추력기, 추진기관이 모두 변하면서 통하벶어 기술도 더 어렵고 복잡해졌다고 한다.

아울러 작전통제소와 교전통제소, 중앙방공통제소체계(MCRC)와 연동되는 데이터링크를 새로운 장비로 교체하고 소프트웨어도 추가로 개발했다. 이와 함께 실사격 시험을 위해 탄도탄 위치 정보를 생성하고 처리할 수 있는 큐잉정보모의 기도도 추가했다. 이는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가 수집한 정보가 탄도유도탄 작전통제소에 전달되면 탄도탄 위치정보를 획득해 실제 데어티를 기반으로 표적을 모의할 수 있는 장치다. 

▲ 북한 탄도미사일 종류와 배치현황. 룰처=CSIS 미사일 쓰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