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2015년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열리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시작된 가운데 이들이 맛 볼 식사 메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행사 후원을 위해 CJ제일제당, 현대그린푸드, 동서식품, 제주개발공사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상봉길에 오른다. 식품업계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대북사업의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26일까지 열리는 ‘8·15 계기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CJ제일제당, 현대그린푸드, 동서식품, 제주개발공사 등의 기업이 식품 후원과 출장조리서비스(케이터링)을 맡는다.

▲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26일까지 열리는 ‘8·15 계기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CJ제일제당, 현대그린푸드, 동서식품, 제주개발공사 등의 기업이 식품 후원과 출장조리서비스(케이터링)을 맡는다. 출처= 현대그린푸드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의 종합식품기업인 현대그린푸드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 종료일인 26일까지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대그린푸드는 이번 상봉 행사에서 환영 만찬과 점심·저녁 식사 등 총 7끼의 식사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산가족 상봉 참가 가족 대부분이 80세 이상의 고령인 점을 고려해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개발한 연화식(軟化食) 기술을 이용한 ‘한방 소갈비찜’을 선보일 계획이다.

연화식은 일반 음식과 동일한 모양과 맛을 유지하면서 씹고 삼키기 편하게 만든 식사로 잇몸만으로도 음식을 쉽게 섭취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메로구이, 매생이죽, 궁중잡채, 3색점, 탕평채, 보쌈김치, 떡갈비, 한방 홍합찜 등이 상봉장 식탁에 오를 예정이다.

현대그린푸든 지난달 상봉행사 개최 결정 이후 별도의 전담팀을 꾸려 메뉴 시연회와 주요 식재 선정·산지 점검 등 행사 준비에 힘썼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케이터링 셰프단과 과거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참여한 셰프 등 30여 명의 베테랑 조리사를 포함해 총 160여명이 이번 행사에 투입된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3년 만에 열리는 뜻깊은 행사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면서 “과거 남북 이산가족행사에 참여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행사 참가자에게 최고의 음식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표 커피 제조업체인 동서식품은 이산가족 상봉장에 ‘맥심’ 커피 2만개를 후원한다. 동서식품은 과거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인스턴트 커피를 공급했다. ‘맥심’ 커피는 공단 노동자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끈 품목이었다.

국내 생수 시장 점유율 1위인 ‘삼다수’도 이번 이산가족 상봉을 계기로 북한에 땅을 밟는다. 삼다수는 과거 개성공단에 입주한 편의점에서 판매한 적이 있다.

CJ제일제당은 건강음료 ‘한뿌리’, 생수 ‘미네워터’, 맥스봉, 맛밤, 맛고구마, 김스낵 등 간식류 약 2만개 제품도 후원 물품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간식 제품이다 보니 잘 상하지 않고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제품들로 구성했다”면서 “특히 홍삼과 흑삼이 들어간 건강음료 한뿌리는 상봉행사에 참석하는 이산가족분들이 대부분 고령인 점을 고려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참여 업체들은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업계에선 이번 인도적 지원을 계기로 앞으로 대북사업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기대감을 비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본격적인 대북사업을 준비할 상황은 아니지만 남북 경협이라는 게 인도적 지원부터 차근차근 시작해야한다”면서 “이번 행사를 계기로 우리 제품들이 다시 북한에 들어가는 길이 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