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성은 기자]올해들어 7월까지 농식품(수산 포함) 수출액이 54억423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51억6377만 달러)보다 5.4% 증가했다. 농가소득과 직결되는 신선농산물 수출액은 닭고기·인삼·포도 등의 해외 소비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5억5360만 달러)보다 27.1% 늘어난 7억350만 달러(누계)를 기록했다. 7월 당월 농식품 수출액은 2.6% 증가한 7억7330만 달러로 집계됐다. 

▲ 지난해 11월 싱가포르 최대 유통체인 NTUC 프라이스 매장에 개설된 한국 신선농산물 판매부스인 ‘케이 프레쉬 존(K-Fresh Zone).’ K-Fresh Zone에서 과실류·채소류 등 30여 품목의 한국산 수출 농산물이 진열·판매되고 있다. 출처=aT

닭고기·삼계탕 등 가금류 수출 전년보다 3배 급증

20일 KATI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신선농산물 수출에서 삼계탕을 비롯한 가금육과, 인삼류, 포도 등의 호조가 눈에 띈다. 특히 7월까지의 가금육 수출액은 2570만 달러로 전년 동기(660만 달러)보다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는 2016년 11월 고병원성 AI(조류인플루엔자) 발생으로 한동안 수출이 중단됐던 베트남으로의 수출이 올 1월부터 본격 재개되면서, 산란노계 등 국산 닭고기와 오리고기의 베트남 공급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

베트남은 전통적으로 우리나라 신선 가금류 최대 수출시장으로, 연평균 전체 수출물량의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국가다. 7월 현재 가금류의 對베트남 수출액은 1840만 달러를 기록했다. 또한 여름 성수기를 맞아 베트남뿐만 아니라 미국과 홍콩, 미얀마 등의 현지 교민시장을 중심으로 삼계탕 수요가 늘어난 것도 가금류 수출확대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수출효자품목인 인삼의 해외 수출도 증가세를 보였다. 수출액은 1억112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7710만 달러)보다 44.1% 늘었다. 우리 인삼 제품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중국에서 뿌리삼(홍삼·수삼 등) 재고 물량이 소진돼 올해 들어 한국산 뿌리삼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고, 홍콩·대만을 중심으로 절편과 파우치 형태의 간편 농축액 등의 홍삼가공품 소비가 증가한 덕분이다. 미국에서도 정관장을 비롯한 국내 인삼업체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홍삼엑기스·인삼음료 등의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포도의 수출 증가도 주목할 만하다. 싱가포르·베트남·말레이시아 등 동남아를 중심으로 캠벨·거봉을 비롯한 한국산 포도 수요가 늘고 있고, 경상북도 김천·충청북도 영동을 비롯한 주요 주산지가 수확시기에 맞춰 현지 홍보·판촉행사를 진행하면서, 우리 포도 수출액은 전년(130만 달러) 대비 101.9% 늘어난 26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 외에 신선농산물 중 최대 수출규모를 가진 파프리카(6180만 달러·9.4%↑)는 수출물량 조절에 따른 공급단가 상승과 최대 수출시장인 일본에서의 소비 확대에 힘입어 수출이 늘었고, 유자차(2180만 달러·23.3%↑)도 중국·미국 등 핵심 수출시장에서의 수요 증가로 수출이 확대됐다.

▲ 최근 5년간 7월 농식품 수출실적 누계 비교. 출처=KATI 농식품 수출정보
▲ 최근 5년간 7월 신선농산물 수출액 누계 비교. 출처=KATI 농식품 수출정보

폭염으로 배·단감 등 일부 과실류 피해…향후 수출증가세 유지는 미지수 

이처럼 신선농산물 전체 수출에서 비중이 큰 파프리카와 인삼, 과실류를 중심으로 해외 소비가 늘면서 신선농산물 수출은 올 7월 현재 27.1%라는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7월 중순부터 한 달 가까이 지속된 폭염으로 사과·포도를 비롯한 일부 과실류와 인삼 등 특용작물 피해가 발생했고, 이번 주 중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되는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수확을 앞둔 농산물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향후 신선농산물의 수출 증가세가 지금처럼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이에 대해 권현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수출부 차장은 “수출 비중이 큰 인삼과 파프리카·토마토·딸기 등 시설원예품목의 해외 수요가 꾸준히 확대됐고, 한국산 신선농산물의 새로운 수출 판로로 떠오르는 동남아에서 홍보활동을 활발히 전개하면서 인지도가 상승한 덕분에 신선농산물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고 분석하면서도 “다만 올 하반기 수출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되는 배·단감 등 과실류가 폭염으로 생산량이 전년보다 많게는 20% 가까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고, 과실류 특성상 내수 소비량과 연관된 만큼, 향후 신선농산물 수출 증가세가 지금처럼 유지될지는 좀 더 상황을 두고 봐야한다”고 전했다.      
 

가공식품은 최대품목 담배 수출부진…중동 담뱃세 인상 여파

가공식품 수출액은 33억1860만 달러(누계)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2억8000만 달러)보다 1.2% 소폭 증가했다. 수출물량은 201만t으로 1.9% 줄었다. 이는 최대 수출품목인 연초류(궐련담배)의 수출물량 감소가 주 원인으로 분석된다. 핵심 시장인 아랍에미리트(UAE)를 비롯한 중동에서 담뱃세 인상에 따른 소비 부진 여파로 한국산 궐련담배 수출물량은 전년 대비 25.4% 줄어든 3만3400t, 수출액 역시 28.5% 감소한 4억9170만 달러에 그쳤다.

다만, 해외에서 매운 식품 유행이 지속되면서 라면(2억4310만 달러·20.2%↑)과 고추장(2020만 달러·12.3%↑) 수출이 증가했고, 케이팝(K-Pop) 등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진 해외 소비자를 중심으로 음료(2억5920만 달러·24.7%)와 맥주(9390만 달러·63.0%↑), 아이스크림(2830만 달러·4.2%↑) 등의 가공식품 수출이 확대됐다. 한국산 조제분유도 높은 안전성과 한류 영향으로 중국·동남아 등지에서 각광받으며, 수출액이 지난해 동기(4030만 달러)보다 26.0% 늘어난 5070만 달러로 집계됐다.

수산식품은 효자품목인 참치(3억8460만 달러·18.7%↑)와 김(3억4760만 달러·5.4%↑) 등의 해외 소비확대 영향으로, 7월까지 수출액은 14억2030만 달러로 전년 동기(13억3000만 달러)보다 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