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청담동 며느리룩, 이나영 웨딩드레스로 유명한 국내 최정상 디자이너 지춘희씨가 CJ ENM 오쇼핑부문과 손을 잡고 홈쇼핑 단독 브랜드를 론칭한다.

CJ ENM은 다음 달 초 디자이너 지춘희와 함께 패션 브랜드 ‘지스튜디오(g studio)’를 론칭한다고 20일 밝혔다. 디자이너 브랜드를 한발 앞서 선보이며 이끌어 온 CJ ENM 오쇼핑부문은 이번 지춘희 디자이너의 브랜드 출시로 홈쇼핑 패션 프리미엄화의 정점을 찍게 됐다.

▲ CJ ENM은 다음 달 초 디자이너 지춘희와 함께 패션 브랜드 ‘지스튜디오(g studio)’를 론칭한다. 출처= CJ ENM

지춘희는 심은하, 고현정, 이나영 등 국내 탑 여배우들이 가장 탐내는 옷을 만드는 디자이너다. 이러한 지춘희 디자이너의 ‘지스튜디오’ 론칭은 홈쇼핑 업계는 물론 패션업계 전체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확고한 팬덤이 있지만 높은 가격대로 대중화 되기엔 부담이 컸던 하이엔드(high-end) 패션이 TV홈쇼핑을 발판으로 본격 대중화·산업화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최근 수년간 송지오(CJ ENM 오쇼핑부문), 손정완(GS홈쇼핑), 정구호(현대홈쇼핑) 등 정상급 디자이너들은 TV홈쇼핑 진출을 이어왔다. 지춘희 디자이너는 이 중 마지막 남은 최정상 디자이너로 그의 CJ행(行)은 TV홈쇼핑 업체 간 패션 경쟁의 판을 흔들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다.

홈쇼핑 업계는 지춘희 디자이너 영입을 놓고 수년간 치열한 영입 경쟁을 펼쳐왔다. 지춘희 디자이너가 CJ를 선택한 데에는 CJ ENM 오쇼핑부문의 송지오 등 정상 디자이너 외에도 고태용, 계한희, 박승건 등 국내 신진 디자이너와의 협업 그리고 베라왕, 장 미쉘바스키아 등 해외 유명 브랜드를 적극 선보여 온 점을 높이 산 것으로 보인다. 지춘희 디자이너는 TV홈쇼핑 진출로 고객층을 확대하고 20대~30대 젊은 고객에게도 본인의 옷을 선보이고 싶다는 희망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1세대 디자이너인 지춘희는 ‘미스지 콜렉션’으로 ‘고급스러운 여성미’를 가장 잘 표현하는 디자이너로 자리매김했다. 1979년 시작한 ‘미스지 콜렉션’은 ‘톱스타가 가장 사랑하는 디자이너’로 불릴 정도로 유명 여성 연예인들이 선호하는 디자이너로 정평이 나 있다.

1999년 방영된 드라마 ‘청춘의 덫’에서 배우 심은하가 입은 단아하고 여성스러운 의상으로 ‘청담동 며느리룩’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대중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 2015년에는 밀밭 결혼식으로 화제가 된 배우 언빈과 이나영의 결혼식에서 이나영의 웨딩드레스와 원빈의 턱시도를 직접 디자인해 화제가 됐다.

현재 미스지 콜렉션은 청담동 본점 외 국내 유명 백화점 8곳에 입점해 있다. 원피스 200만원대, 코드 300만원대의 다소 비싼 가격에도 신상품이 출시되면 고객들이 옷을 먼저 사기 위해 청담동 매장 앞에 길게 줄을 선다.

지스튜디오는 20대에서 50대까지 폭넓은 소비자층에 어필하고자 하는 디자이너의 의도가 잘 반영됐다. 브랜드 콘셉트는 ‘모든 연령대에 어울리는 고급스러움’으로 소재, 선정, 상품 기획, 브랜드 전반 감독까지 모든 단계를 지춘희 디자이너가 직접 챙겼다. 오는 9월 초로 예정된 첫 론칭 방송에서는 고급 소재를 사용한 10만원 대 중후반의 다양한 여성 F/W(가을·겨울) 제품들을 먼저 선보일 예정이다.

CJ ENM 오쇼핑부문 조일현 스타일1사업부장은 “지춘희 디자이너 브랜드 출시는 홈쇼핑 패션의 완전한 프리미엄화를 고객들에게 각인시키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본다”면서 “지스튜디오를 2년 내 연 매출 200억원을 일으키는 업계 대표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