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통계청이 최근 발표된 7월 고용동향을 통해 다소 충격적인 발표를 했다. 7월 취업자 수 증가폭이 5000명에 그치며 사상 최악의 고용쇼크가 왔다는 주장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취업자 증가세는 1월 33만4000명을 유지했으나 2월 10만4000명으로 크게 떨어진 후 5월 7만2000명을 기록하며 10만명 마지노선을 넘었다. 6월에는 간신히 10만명에 턱걸이했으나 7월에는 5000명이다. 최악의 고용쇼크, 초유의 고용참사라는 수식어가 부족하지 않다.

통계청의 발표를 두고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회의감이 불거지는 한편, 이를 둘러싼 정치적 공세도 심해지고 있다. 최저임금인상의 여진이 아직도 여전한 가운데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일자리 정부를 자임하던 문재인 정부는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이 없어 보인다.

흥미로운 대목은 통계청의 발표를 해석하는 사람들의 각양각색 입맛이다. 하나의 통계를 두고 극단의 해석이 판을 치며 혼란이 더욱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발표가 고용쇼크, 고용참사라는 주장은 ‘숫자’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이들은 취업자 증가폭이 줄어든 것은 엄연한 사실이라고 강조한다. 올해 상반기 취업자는 14만2000명만 늘었고, 7월에 5000명만 늘었다는 것은 분명한 이상신호라는 주장이다. 연령대별로 봐도 상반기 기준 10대와 30대, 40대 취업자가 모두 하락세다. 고용원 없는 1인 자영업자가 7월 10만2000명 줄어든 것도 주목해야 한다. 자영업자 폐업이 속출하는 가운데 고용원이 없는 1인 자영업자는 대부분 가족과 함께 생계를 꾸린다. 이들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면, 향후 고용시장은 ‘최악, 참사’라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지옥이 될 가능성도 있다.

통계청 발표의 이면을 보라는 주장도 있다. 이들은 월 기준 간신히 10만명 수준을 유지한 취업자 수 증가세가 7월 갑자기 5000명이라는 파격적인 숫자로 줄어든 것은 ‘숫자’ 그 이상의 함의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취업자 증가세가 지난해 상반기 36만명에서 올해 상반기 14만2000명으로 줄었으나, 같은 기간 실업률이 4.0%에서 4.1%로 변동이 없다는 통계도 봐야 한다는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회사를 단기간에 옮기거나 각 대기업의 공채시즌 등을 고려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7월 고용동향의 충격과 최근 변화되고 있는 인구구조 변화, 일자리 질의 문제를 동시에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고령화 시대에 따라 젊은 층의 숫자가 줄어들어 고용동향의 모집단이 쪼그라든 대목과, 일용 근로자가 감소되는 한편 상용 근로자가 늘어나는 장면을 함께 보면서 일자리의 질이 좋아지고 있는 현상의 맥락을 함께 고려하라는 뜻이다.

이 문제를 두고 벌어지는 갑론을박을 보면서, 통계는 질문의 관문이라는 절대적 명제를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낀다. 그래서 통계청 발표를 두고 벌어지는 ‘확정적 단언’이 위험하다. 지금도 각 언론사와 전문가들은 7월 고용동향 통계를 보며 자기들의 입맛에 맞게 해석한 후 현상을 단정하고 미래를 틀에 잡아둔다. 단순한 통계 나열만으로는 정보의 가치가 낮아지지만, 최소한 각계의 민감한 반응을 끌어내는 핵심 사안에 대해서는 각자의 해석을 잠시 접어두고 긴 호흡을 가지는 것이 맞지 않을까. 정보의 과잉도 문제지만, 해석의 과잉도 진실을 가리는 위험한 장난이다. 통계는 질문으로 가는 관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