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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인사이드] 미·중 무역전쟁, 美 통화긴축, 强 달러, 패권주의라는 블랙스완
   

뜨거운 불볕 더위만큼이나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 여건이 편하지 않다. 미국과 중국이 2천억달러와 600억달러에 달하는 상대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부과를 검토하는 2라운드 미·중 무역전쟁 및 9월 FOMC회의에서의 25bp 금리인상, 미 달러강세 등이 펼쳐지는 가운데, 터키 리라가치 폭락에 따른 통화불안 우려마저 가세하였다. 잊을만하면 나타난다. 안타까운 건 금융위기의 진원지가 대부분 신흥국이란 점이다.

올 여름 신흥국 불안요인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추진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이는 역설적으로 분쟁국가의 정부가 미국과 협상에 성공한다면 빠르게 해소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펀더멘털 측면에서 주목되는 근본적 불안요인은 미 경제의 과도한 확장에 따른 인플레 압력과 이로 인한 통화긴축이다.

터키발 우려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확대시킬 수 있는 만큼 달러 강세 흐름에 따른 신흥국 통화 약세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신흥국 중에서도 개별 국가별로 영향의 크기는 상이할 것으로 보여진다. 러시아/이란과 같이 미국의 제재를 받는 국가의 경우 단기적으로 영향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국가의 경우 펀더멘털보다 해당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 방향에 환율/증시가 좌우될 수 있을 전망이다. 9월에는 FOMC회의까지 예정되어 있음에 따라 무역갈등 보다 환율/금리에 초점이 맞추어지는 시기에는 타 신흥국보다도 취약한 신흥국가로 구분되는 아르헨티나와 터키가 단기적으로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보여진다. 대외민감도 높은 인도네시아, 재정적자 확대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브라질은 환율 변동성에 민감한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

일련의 이머징 금융불안은 미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 지속에 따른 피로감, 즉 통화정책 차별화 및 유동성 축소 그리고 달러화 강세 현상에서 촉발되고 있지만 또 다른 블랙스완은 주요국간의 패권주의 충돌이 아닌가 판단된다.

터키 금융불안 확산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21세기 술탄을 자처하면서 중동지역의 패권을 확대하려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힘겨루기가 어찌보면 중요한 원인이다. ‘미국 우선주의’로 대변되는 미국의 패권주의는 강한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중국 역시 시진핑 국가주석이 장기 집권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경제내 중국 위상을 높이기 위한 패권전략을 추진 중이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도 장기 집권체제로 진입했고 舊소련 붕괴 이후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강한 러시아 모습을 되찾고 있다.

문제는 중국 및 러시아 등이 미국 우선주의에 타협하기보다 상당기간 대립을 선택할 공산이 높다는 점이다. 중국이나 러시아의 경우 이미 장기 집권체제를 구축해 정치적으로 안정된 상황이고 경제적으로 미국의 압박을 상당기간 견뎌낼 체력을 가지고 있다. 일례로 러시아는 미국 경제 제재에 맞서 보유 중이던 미국 국채를 950억 달러 수준에서 지난 2개월 사이 150억 달러로 급감했다. 또한 결제통화 역시 유로 및 위안화로 대체하고 있다.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있는 것이다.

이머징 펀더멘털이 1990년대 아시아위기 당시보다 양호한 것은 분명하지만 지난 10년간의 저금리와 과잉유동성 현상이 막을 내리고 있음을 감안할 때 자칫 이머징 경제와 금융시장이 심각하게 요동칠 잠재 리스크를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패권주의 충돌은 새로운 블랙스완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머징 경제가 90년대와 같은 최악의 위기 상황을 재직면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유는 미국 경제가 강한 확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 등 이머징 경제의 위기가 발생할 경우 미국 경제 역시 현 호황세를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 펀더멘털이 90년대와 같은 설비투자 중심의 성장이 아니다. 따라서 이머징 금융시장이 무너질 경우 미국 경제, 특히 다소 과열국면에 있는 각종 자산가격이 급락하면서 미국 경제도 재차 침체에 빠질 리스크도 높다. 또한 중국과의 대립격화 역시 Supply-chain으로 통칭되는 글로벌 산업구조를 감안할 때 시차의 문제일 뿐 궁극적으로 미국 경제 성장을 흔들 수 있는 요인이다.

90년대 중반과 같은 최악의 위기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은 또 다른 이유는 현 상황이 중장기 경제적 해법을 통해 타결해야 할 펀더멘털 위기라기 보다, 정치/외교적으로 풀 수 있는 리스크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계해서 봐야 할 리스크는 단순히 터키 뿐 아니라 기존에 여러 번 부각되었던 미-중 관계개선 방향이 아직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신흥/개발도상국들을 대상으로 한 일반특혜관세제도(Generalized System of Preferences, GSP)의 전면 검토가 미국에서 언급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G2 국가들의 갈등심화 시기와 러시아/이란 등의 제재에도 비교적 견조한 모습을 보이던 미국이 높았던 기대감과 달리 부진한 실적이 발표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주신 한국경제교육원 이사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8.08.20  07: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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