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국내 토종 앱마켓 원스토어가 최근 실적 부진을 돌파하기 위해 유통 수수료 인하라는 강수를 둔 이후 대형 게임이 조금씩 들어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아직 눈에 띄는 변화는 아닌 상황이다. 하반기 나올 대형 게임 신작 중 원스토어에 입점할 게임이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출처=이미지투데이

원스토어는 지난달 넥슨의 인기 PC게임 ‘피파온라인4’의 모바일 호환 버전인 ‘피파온라인4M’을 입점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어서 이달에는 넥슨의 대형 MMORPG ‘카이저’가 원스토어에 출시됐다. 대형 게임사가 잇따른 게임 입점을 하며 기대감을 높이는 상황이다.

원스토어는 지난달 4일 기존 30%이던 앱 유통 수수료율을 기본 20%, 최대 5%까지 낮추겠다고 밝혔다. 수수료율을 대폭 낮추고 12% 정도인 현재의 점유율을 앱 개발사들의 입점을 늘려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원스토어에 대형 게임 입점이 절실한 이유는 앱마켓에서 게임분야가 차지하는 매출액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으로 국내 구글플레이 앱 분류별 결제 금액에서 게임은 전체의 약 95%를 차지했다.

원스토어의 경우 e북· 웹소설·웹툰과 e커머스 쿠폰 등 매출 덕에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65% 수준이지만 여전히 게임 비중은 크다.

우선 대형 게임사 넥슨의 게임을 연달아 입점 시킨점은 긍정할만하다. 넥슨은 피파온라인4M과 카이저의 입점 이유에 대해 “모바일 게임 장르와 특성, 유저층 등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나올 신작도 원스토어에 입점할 것인지 여부에는 게임의 특성에 따라 결정할 예정이며 요건이 맞는다면 또 입점할 의지는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앱 유통 수수료 인하 선언 후 한 달여가 지난 현재도 매출액 순위 TOP 5에 있는 대형작들은 원스토어에서 찾아볼 수 없다. 대형 게임들이 입점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가지 해석이 나온다.

우선 기업들이 구글의 눈치를 본다는 해석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는 앱마켓 시장에서 과반이 넘는 점유율을 가지고 있기에 영향력이 막강하다. 이런 영향력과 그간 구글과 쌓아온 비즈니스 관계 때문에 쉽사리 원스토어에 게임을 입점시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업체가 원스토어에 입점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의견이다. 원스토어가 유통 수수료를 낮췄지만 게임사 입장에서는 채널을 늘리는 것 자체가 비용과 시간이 들어간다는 주장이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원스토어가 유통 수수료를 낮췄지만 입점을 위한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고 시간도 써야 한다”면서 “이런저런 비용을 생각해보면 굳이 입점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또한 원스토어가 국내에서만 유통하는 토종 앱마켓이라는 점도 한계다. 대형 게임들은 대부분 글로벌 출시를 같이하기에 구글 플레이 입점은 필수로 해야되는 상황이지만 원스토어 입점에는 멈칫하게 되는 이유다. 원스토어는 이런 한계를 삼성전자 갤럭시 앱스와 제휴를 통해 글로벌 유통까지 노리겠다는 방침이지만, 갤럭시 앱스의 이용자 점유율을 보면 이 역시 쉬운 문제는 아니다.

이런 맥락에서 게임사들이 원스토어 입점 필요성을 못 느끼는 근본 원인은 이용자 수의 차이가 큰 탓으로 풀이된다. 대다수의 사용자가 구글 플레이를 이용한다면 개발사 입장에서는 수수료가 낮더라도 원스토어 입점에 큰 장점이 없다는 평가다.

앱마켓 점유율이 저조한 건 시작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는 주장도 있다. 지난 2016년 6월 국내 이동통신 3사와 최대 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통합돼 원스토어가 출범했지만 통합 이후 각 앱마켓의 점유율이 온전히 합쳐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원스토어는 현재 중국 개발 게임이 매출액 순위를 장악하고 있다. 중국 게임을 국내에 퍼블리싱하는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원스토어에 특정 이용자층이 몰리고 있다”면서 “원스토어에서 중국산 게임들이 장악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원스토어가 국산 대형작들도 하나둘 입점해 성장할 수 있을지도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