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면 무인 셀프 계산대가 도입된 롯데마트 수원점의 마켓D. 출처= 롯데마트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점점 커지면서 유통·외식프랜차이즈의 무인화 시스템 적용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무인화에 대한 업계의 의견은 기계 설치비용의 부담 혹은 기존 노동인력 감축 우려가 있었으나 지금은 완전히 달라져 무인화 도입이 점점 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유통업계는 무인화가 가장 빠르게 적용되고 있는 업종이다. 이미 국내 3대 대형마트인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에는 모두 무인 계산대가 설치, 운영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2005년 영등포점에 국내 대형마트 업계 최초로 무인계산대를 설치해 운영했다. 2010년부터는 전국 주요지역 점포를 중심으로 무인계산대의 수를 늘렸고 2018년 8월 현재 홈플러스는 전국 88개 대형마트와 창고형 매장 4개 점포에 약 390대의 무인계산대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젊은 소비자들의 방문이 많은 점포들을 중심으로 무인 계산대의 도입을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마트 측은 “올해 최대 400대의 무인화 셀프 계산대를 추가로 설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마트도 무인화 적용 준비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1월 무인계산대를 시범으로 도입해 운영한 이마트는 지난 7월 전국 144개점 중 약 27%에 해당하는 40개 점포에서 무인계산대를 설치했다. 여기에 16일 이마트는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SSG PAY 앱을 활용하면 계산대도 거치지 않는 수퍼마켓 이마트 에브리데이 ‘스마트 점포’를 선보이기도 했다.     

▲ 편의점 CU에 설치된 무인 결제 시스템. 출처= BGF리테일

편의점도 무인화가 활성화되고 있다. 업계 1위 CU는 자체 개발 결제 앱을 활용한QR코드와 상품 바코드 스캔 결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5월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스마트 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에서 상품을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놓기만 하면 바코드를 인식해 상품을 결제할 수 있는 무인계산대를 선보였다. 이마트 24도 전국 6곳에서 무인 계산기로 결제가 이뤄지는 야간 무인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니스톱은 자판기만으로 운영되는 무인 매장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 대형 유통 매장 다음으로 무인화가 돋보이는 분야는 외식 프랜차이즈다. 외식 프랜차이즈들의 무인화는 메뉴 주문과 결제를 사람이 아닌 기계가 대신하는 디지털 키오스크의 확산으로 나타나고 있다.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롯데리아는 전국 약 1350개 매장 중 약 60%에 이르는 750개 매장에 디지털 키오스크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전국 약 400개 매장 중 200개 이상 매장에 키오스크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앞으로 디지털 키오스크의 설치를 더 늘려나갈 계획이다. KFC는 올해 안으로 전국 약 200개 매장에 디지털 키오스크를 설치할 예정이며 버거킹도약 200곳의 직영 매장에 키오스크 도입을 결정했다. 

▲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매장의 무인화 시스템. 출처= 세븐일레븐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최저임금의 인상은 고객 접점 인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유통업체와 외식업체들의 무인화 속도를 올리고 있다”면서 “거기에 매장을 방문하는 소비자들도 스마트 기술이 반영된 무인화 기기에 점점 익숙해지면서 무인 매장에 대한 거부감도 점점 줄어들고 있어 업계의 무인화는 더 탄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련의 급격한 무인화를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 세종대 경영학과 김대종 교수는 “연이은 최저임금 인상은 최근 평균 물가 상승률이 2%대인 것을 고려하면 낮은 수준은 아니다”라면서 “많은 인원을 고용해 인건비를 지출해야 하는 주체들의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업체들은 인력 운영에 투입되는 비용보다 무인화 기기를 설치해 운영하는 비용이 장기 관점에서 낮을 수 있다는 계산을 하기 시작했고 그만큼 고용 인력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