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최악의 실적악화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리스크가 제한적인데다 IT 하락장 중 가장 견고한 대형주라는 주장이 나왔다.

최영산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LG디스플레이 목표주가를 기존 2만6000원, 투자의견은 매수로 유지했다. LG디스플레이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지만 2분기 바닥을 찍고 3분기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봤다. 최 연구원은 "3분기 LCD 가격 반등이 주가 하방을 지지하면서 OLED 사업부의 개선 흐름이 보인다"면서 "LCD 산업의 공급과잉과 부실한 펀더멘탈에 대해서는 시장이 모두 알고 있는 진부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 LG디스플레이의 OLED 경쟁력이 전시되어 있다. 출처=LG디스플레이

그는 "LG디스플레이를 보는 유연한 시각이 필요하다"면서 "올해 실적 추정치는 매출 24조6000억원, 영업적자 2724억원이 유력하며 3분기는 흑자전환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LCD 시장이 중국 업체의 박리다매 전략으로 혼란에 빠졌지만 LCD 가격이 반등세를 보이며 최소한의 수익을 전제하고, OLED 매출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LG디스플레이의 리스크는 제한적이라고 본 셈이다. LCD 시장의 어려움은 시장이 인지하고 있는 리스크기 때문에 LG디스플레이의 미래 성장동력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LG디스플레이의 현 상황은 비관적인 것이 맞다. 올해 2분기 매출 5조6112억원, 영업손실 2281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 1분기 9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후 2분기 들어 적자 폭이 커졌다. LCD 패널 판가의 급격한 하락과 더불어 세트업체들의 보수적 구매 진행에 따른  출하 감소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설명이다. TV용 패널이 42%, 모바일용 패널이 22%, 노트북과 태블릿용 패널이 19%를 기록하며 그나마 40%선을 지킨 TV용 패널 매출 비중이 선방했으나 비상경영 체제가 불가피하다는 말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가 휘청이고 있으나 여전히 한 방은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2020년까지 대형 OLED 기술 확보를 위해 투자할 20조원은 예정대로 집행하지만 그 외 전반적인 투자는 기본 계획보다 3조원 줄여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 CFO(최고재무책임자) 김상돈 부사장은 “LG디스플레이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OLED로의 사업구조 전환을 지속하되, 투자 시기와 규모를 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LG디스플레이 광저우 합작 공장 조감도가 보인다. 출처=LG디스플레이

프리미엄 제품에 더욱 집중한다. LG디스플레이는 3분기중 OLED TV 흑자 전환을 실현하고 파주의 10.5세대 투자도 OLED로 직행해 내년 하반기 양산 예정인 중국 8.5세대 OLED 공장과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광저우 OLED 합작법인을 정상적으로 출범시키며 LCD 시장의 누수를 OLED 시장에서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다.

LCD에 의존하는 매출구조를 OLED로 빠르게 전환시킬 수 있는 촉매제다.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OLED 공장이 완공되면 대형 TV용 OLED를 주력으로 생산하게 된다. LG디스플레이는 월 6만장(유리원판 투입 기준) 생산을 시작으로, 최대 월 9만장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긴축재정, 프리미엄 제품 집중, LCD 가격 상승과 더불어 대형 OLED 매출 확대와 OLED 진영 스펙트럼의 강화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LG디스플레이는 15일 올해 상반기 대형 OLED 판매 실적이 130만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작년 동기 60만여대와 비교했을 때 2배가 넘는 수치다.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하고 있는 55, 65, 77인치 패널 모두 고루 판매가 증가해 프리미엄 TV 시장에도 훈풍이 감돌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TV용 대형 OLED 패널을 제작하는 곳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OLED TV용 패널 수요는 2020년에 800만대, 2021년에는 1000만대에 육박해 연평균 50%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OLED TV 진영의 스펙트럼이 두터워지며 생태계가 탄탄해진 장면도 준수하다.  2013년 LG전자를 시작으로 일본 소니(Sony), 도시바(Toshiba), 파나소닉(Panasonic), 유럽의 필립스(Philips), 그룬딕(Grundig), 뢰베(Loewe), 메츠(Metz), 베스텔(Vestel), 뱅앤올룹슨(B&O) 등 유수의 업체가 OLED TV를 생산하고 있으며, 2018년에도 하이센스가 합류해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OLED TV 진영에서 일본 소니의 입김이 강해지고 있으나, 패널 제작부터 TV까지 전 공정을 가진 곳은 LG가 유일하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개발부터 생산, 판매까지 완결형 체제 구축해 이를 바탕으로 LCD에서 10년 걸리던 골든 수율을 불과 3년 만에 달성한 저력을 가지고 있다. 2013년 20만대에 불과했던 판매량은 2017년 170만대를 돌파했으며, 올해에는 29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TV사업본부장 황용기 사장은 “많은 글로벌 TV 브랜드가 OLED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인정해 OLED 디스플레이를 선택하고 있다"면서 “LG 디스플레이는 고객의 기대를 넘어서는 차별화된 제품 개발은 물론 적극적인 생산 투자를 통해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며 미래 TV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