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국민연금 기금고갈 시기가 애초 2060년에서 2057년으로 3년 빨라진다는 4차 재정추계결과를 신뢰할 수 없는 만큼 공개 검증이 필요하다는 시민단체 주장이 제기됐다. 3차 재정추계 당시 주요 변수에 대한 가정치와 실제 결과치 간에 간극이 크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 국민연금 3차 재정추계 당시 주요 변수 가정치와 실제결과치 비교. 출처=한국납세자연맹

5년전 3차 재정추계에서 기금 고갈을 앞당기는 가장 큰 요인인 출산율, 투자수익률, 경제성장률의 당시 가정치가 실제 5년이 지난 현재 많은 차이가 있음이 확인됨에 따라 “향후 70년 앞을 내다본 추계를 낙관적으로 전망한 게 아니냐”고 이 시민단체는 비판한다.  

한국납세자연맹(회장 김선택)은 15일 보건복지부에서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3차 재정추계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3년~2017년까지 5년간 투자수익률 평균 가정치는 6.53%인 반면 실제 투자수익률은 5.2%로 1.33%포인트 낮는 등 주요 변수의 예상이 어긋났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국민연금 재정추계는 향후 70년간의 재정의 장기적인 추이를 전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기금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한 제도 개선의 참고자료로 활용하는 것으로 2003년부터 5년마다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재정추계위원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납세자연맹에 따르면 3차 재정추계시 사용된 2013부터 5년간 예상 경제성장률은 평균 4.12%로 실제 평균 성장률 2.98%보다 1.14% 포인트 낮았다.

또 2018년의 예상 기금투자수익율은 7.26%인데 5월말 현재 실제 수익률은 0.49%인 것으로 파악됐다. 2016년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자료와 감사원의 감사결과 보고서상의 투자수익율의 민감도 분석결과에 따르면 기금투자수익률이 예상보다 1.5% 하락할 경우 기금고갈이 2060년에서 2053년으로 앞당겨진다. 

5년간 평균 출산율 추계는 1.28%로 실제 평균 1.17%보다 0.11% 포인트 차이가 났다. 이런 가운데 3차 재정추계에서는 2020년에 1.35%, 2030년에 1.41%, 2045년 이후는 1.42%로 예상했다. 

연맹은 “지난 5년간 출산율, 투자수익율, 경제성장률의 가정치가 실제보다 좋게 나온 연도는 하나도 없다”면서 “합계출산율이 떨어지면 경제성장과 보험료 수입도 함께 떨어져서 예상보다 빠르게 기금이 소진되는데도 정부가 의도적으로 낙관적인 가정을 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우려했다. 

연맹은 이와 함께 “3차 재정추계보고서에는 70년간 사용된 변수들의 연도별 가정치가 나와 있지 않다”면서  “정부는 이번 4차 재정추계보고서에 70년간 연도별 가정치를 공개하여 연금 전문가들이 연금 고갈시기에 대한 검증을 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주문했다. 

김선택 회장은 “신생아수가 1970년 100만명에서 2017년 36만명으로 줄어드는 심각한 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맞고 있는 우리나라가 지속가능한 국민연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땜질식개혁이 아닌 전면적인 개혁이 절실하다”면서 “우선 주요 변수의 가정에 대한 철저한 검증으로 신뢰할 수 있는 국민연금 장기재정추계를 도출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