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대웅제약이 2018년 2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한 가운데,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가 미국 시장 진출 막바지 단계에 돌입함에 따라 성장의 견인차가 될지에 제약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웅제약은 최근 올해 2분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잠정)으로 매출액은  전년 동기(2225억원) 대비 7.1% 성장한 2382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140억원) 대비 28.3% 감소한 100억원,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137억원) 대비 43.7% 줄어든 7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대웅제약 2017년 2분기~2018년 2분기까지 실적(별도 재무제표 기준)(단위-억원). 출처=대웅제약, 이코노믹리뷰

대웅제약은 내용고형제, 주사제 생산용 오송공장에 약 160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11월에 준공했다.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 전용 향남공장도 400억원을 투입해 완공했다.

하태기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공장 투자 등으로 감가상각비가 28억원 증가해 1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8.3% 감소한 100억원을 기록했다”면서 “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을 기준으로 보면 수익성이 나빠지지 않았고, 공장투자는 임박한 글로벌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개념이기 때문에 수익성 감소를 긍정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늘어난 공장 관련비용은 하반기부터 공장가동률 상승으로 점차 해소될 전망이다.

하태기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대웅제약의 2분기 매출액은 아스트라제네카의 당뇨병치료제 도입상품(포시가)은 2분기부터 매출 91억원을 기록했고, 당뇨병치료제 제미글로 80억원(21.8%), 항응고제 릭시아나 78억원(85%), 항혈전제 안플원 37억원(18%) 등이 각각 늘어났다.

하 애널리스트는 “대웅제약은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한 2432억원, 영업이익이 19.3% 감소한 117억원으로 추정돼 상반기보다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의 기업가치는 안정적인 기존 사업의 영업가치와 자회사인 한올바이오파마의 지분가치 등으로 뒷받침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나보타 글로벌 사업가치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 대규모 공장 신설에 따라 위축된 수익성은 공장가동률이 상승하면서 점차 개선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영업부문 가치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 제품군. 출처=대웅제약

하 애널리스트도 “외형 성장 모멘텀은 나보타에 있다”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대웅제약에 요청한 최종 보완요구 공문(Complete Response Letter, CRL)에 대한 자료를 2개월 먼저 이달에 제출함에 따라, 6개월 후 2019년 2월게 미FDA 승인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박성수 대웅제약 나보타 사업본부장은  “CRL에서 지적 받은 사항에 대해 철저히 보완해 예상보다 이른 시간 안에 심사 재개 신청(Resubmission)을 마쳤다”면서 “파트너사인 에볼루스와 긴밀히 협력해 나보타의 FDA 허가 프로세스를 차질 없이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고 밝혔다.

대웅제약의 나보타는 캐나다 5월, 유럽 6월에 각각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규칙(GMP) 승인을 받았고 FDA의 승인 이후 2019년 중 미국, 유럽, 캐나다 수출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은 중국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올해 안에 임상3상 진입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하 애널리스트는 “(나보타의 성장은) 글로벌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에볼루스가 얼마만큼 잘 팔 수 있을 것인가가 과제다”면서 “미국시장에서 의사그룹 처방 등 지주사 구성원의 협조를 받는 지배구조가 있고, 미국시장의 보톡스 가격이 바이알당 500~600달러로 국내기업의 보툴리눔톡신 판매가격인 바이알당 3~5만원보다 높게 형성돼 있어 나보타의 미국시장 침투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하 애널리스트는 또 “나보타는 FDA승인으로 얻은 브랜드 파워로 미국 외의 글로벌 시장에서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고 평가했다.

대웅제약의 자회사인 한올바이오파마의 연구개발(R&D) 성과도 주목됐다. 대웅제약이 3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올바이오파마의 대표 R&D 후보물질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HL161과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이다.

HL161은 지난해 12월 스위스 바젤에 본사를 두고 뉴욕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 바이오기업 로이반트사이언스에 약 55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한 물질이다. 현재 호주와 캐나다에서 임상1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올해 안에 완료될 예정이다. 김태희, 허승록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HL161과 관련) 최근 의미 있는 임상1상 중간결과가 공개됐다”고 덧붙였다.

로이반트는 지난달 HL161의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이뮤노반트(Immunovant)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김태희, 허승록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이에 따라, HL161) 개발 속도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다”고 판단했다.

HL036은 지난 5월 150명을 대상으로 한 미국 임상2상의 초기결과(Topline) 데이터 결과를 발표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각막 손상 정도와 환자가 느끼는 눈의 불편감, 작열감 등 여러 항목에서 개선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고, 부작용에 있어서도 기존 허가된 경쟁품 대비 현저히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발표된 사항은 현재까지 확보된 임상2상 초기결과이며, 3분기 안에 바이오마커 분석, 질환 중증도와 HL036 효과의 상관성 분석 등 다양한 대상 분석을 마친 후 최종 결과는 올 가을 해외 안과학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한올과 대웅제약은 이번에 확보된 임상2상 결과를 바탕으로 해외파트너들과 기술이전 협의를 해나갈 것이며, 이와 병행해 내부에서도 임상3상 시험에 진입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태희‧허승록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한올바이오파마의 HL036 기술이전이 언제, 어느 조건으로 가능할 수 있을지를 지켜봐야할 최대 이슈 중 하나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