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연금기금의 불편한 진실 11가지. 출처=한국납세자연맹

[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국민연금 개편안의 발표로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국민들의 불만이 쇄도하고 있다. 정부가 국민연금을 5년 더 내고 5년 늦게 받는 방식으로  개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땜질식 처방만을 보여준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각에서는 고갈론도 나온다.이에 따라 노후 안정자금인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와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가 12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보험료를 최대 4% 올리고 연금의무가입 나이는 현행 60세 미만에서 65세 미만으로, 연금수령 나이는 65세에서 68세로 늦추는 개선안을 검토한다. 정부는 기대여명이 높아지는 현실을 고려해 수급 연령이 높으면 연금지급액을 깎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 보험료가 인상된다는 소식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민들의 반발이 거세졌다. 한 청원글을 보면 "계속 이렇게 납부 나이와 수령나이를 올리면 결국 100살까지 연금만 내고 죽으라는 말로 들린다"면서 "실패한 정책은 과감하게 인정하고 국민들에게 양해를 구해 타협점을 찾으라"고 주장했다.

▲ 국민연금 개편안에 대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의 반발 내용. 사진=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쳐

다른 청원인은 "선택도 할 수 없는, 반강제적으로 의무가입을 해야만 하는 지금의 법은 악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현재 20~30대 청년층이 수령나이가 된다면 과연 국민연금을 제대로나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민연금 의무가입이 아닌 선택가입으로 반드시 법 개정을 해야한다"고 비판했다. 후손들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국민연금을 폐지하거나, 자율로 납부하게 하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이에 대해 한국납세자연맹은 14일 국민연금의 문제점을 담은 “국민연금기금의 불편한 진실 11가지”를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국민연금은 주기 위해 쌓아두는 책임준비금이 아니며, 기금이 없다고 연금을 줄 수 없는 것도 아니다. 또한 국가경제가 안좋아지면 약속한 연금을 받을 수 없으며, 한국에서 공적연금은 노후 불평등의 상징 이라는 것 등이다. 

연맹은 '불편한 진실 11가지'에서 현행 국민연금제도가 취업난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적립식 연금제도는 민간소비를 감소시키는데다가 사업자의 인건비 상승요인으로 고용을 감소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연맹은 현재 국민연금의 재정이 매우 불건전하다고 봤다. 연맹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지역가입자 830만명 중 납부예외자는 451만명(54%), 체납자가 142만명(17%), 성실납부자는 고작 237만명(29%)에 불과하다.

연맹은 “보험료가 인상되면 체납자는 더 증가할 것이고 이는 국민연금의 본래 취지에서 더 멀어지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납세자연맹은 “기금이 고갈돼도 국가가 약속한 연금을 다 받을 수 있다는 정부의 말은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아무리 법으로 연금액을 보장해도 국가 경제가 좋지 않으면 노후는 보장될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47년에 2500조 기금의 20%인 500조를 국내주식에 투자하고 있을 때, 외환위기가 다시 다가오면 하루아침에 250조가 날아가 줄 돈이 없어진다. 

연맹은 “어렵고 힘든 사람을 더 배려해야 하는 사회복지제도가 한국에서는 노후 불평등의 상징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공무원연금·군인연금·사학연금을 받는 노인은 월300만원, 대기업·정규직 노동자는 월150만원을 수령할 수 있지만, 가입기간이 짧은 비정규직·자영업자는 월40만원밖에 받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연맹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스웨덴과 같이 보험료 원금에 이자만 더해주는 확정기여형 연금제도로 모든 공적연금을 바꾸고 국민연금기금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개혁을 해야한다”면서 “국민연금은 소득재분배기능을 하는 균등 부분은 없애고 현재 보험료 9%를 6%로 낮추고 축소된 3%를 사회복지세로 걷는 국민부담 증가 없는 기초연금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은 자기의 페이스북에 “정부신뢰가 낮은 한국에서 30~40년 뒤에 연금을 줄 테니 연금 보험료를 내라고 하면 순순히 보험료를 낼 사람은 많지 않다”면서 “많은 국민들이 사회보험이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 학교에서 배워본 적이 없어 국민연금기금에 대해 오해를 할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